노트북 부착 사용 “너무 간편해”… 수익확대 기대, 이동통신업계 쟁탈전 점화

이동통신 회사들이 무선 모뎀을 통한 인터넷 서비스를 시작함에 따라 국내도 무선 인터넷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리게 됐다. 대학생 K군은 얼마전 아르바이트로 번 돈을 털어 무선 모뎀을 구입해 자신의 노트북 컴퓨터에 장착했다. 그가 20만원짜리 무선 모뎀을 굳이 구입한 이유는 때와 장소에 구애없이 인터넷 검색을 하기 위해서였다. 지금까진 무선으로 인터넷에 접속하기 위해서 휴대전화와 노트북을 케이블로 연결해 이용했다.그러나 이 방법이 여간 불편한게 아니다. 휴대전화가 항상 있어야 하고 좁은 공간에서 휴대전화와 노트북을 함께 사용한다는게 만만한 일은 아니었다. 무선 모뎀은 이런 불편을 한꺼번에 해소해 준다. 노트북에 부착하면 장소에 상관없이 무선으로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다. 휴대전화가 필요없게 된 것이다.◆ 휴대전화처럼 이동통신 중계망 활용무선 모뎀은 이동통신 회사의 수입 확대에도 일조할 것으로 기대된다. 휴대전화처럼 용건만 마치고 끝내는게 아니라 인터넷에 접속해 정보 검색을 하다보면 장시간 사용하기 때문이다.따라서 이동통신 회사들은 무선 인터넷 시장 확보를 위해 휴대전화 고객을 놓고 벌였던 쟁탈전을 재현할 조짐까지 보이고 있다.무선 모뎀은 휴대전화처럼 이동통신 중계망을 이용하기 때문에 휴대전화가 가능한 지역이면 사용할 수 있다. 가입과 해지도 휴대전화처럼 이동통신 대리점을 통해서 하면 된다. 이동전화 번호처럼 무선 모뎀마다 고유의 일련 번호가 있어 사용한 만큼 요금을 부과하는 방식이다.국내 이동통신 회사중 무선 인터넷 서비스 포문을 가장 먼저 연 곳은 SK텔레콤이다. 이 회사는 ‘프리윙’이라는 무선 모뎀으로 무선 인터넷 시장에 선제 공격을 시도했다. 기존 휴대전화 시장의 선두 자리를 확고히 굳히겠다는 전략이다. SK텔레콤에서 판매하는 무선 모뎀 ‘프리윙’은 이소텔레콤(YISOtelecom)에서 CDMA 방식으로는 세계 최초로 개발한 제품이다. 프리윙은 담뱃갑 크기의 카드 형태로 노트북 PCMCIA 슬롯에 삽입해서 사용한다.최고 속도는 64Kbps로 PC통신에서 사용되던 56Kbps 모뎀보다 속도가 빠르다. 가격은 20만원이며 가입시 가입비 5만원, 보증보험료 1만6천원이 추가된다. 사용 요금은 음성통화보다 싼 무선 데이터 요금을 적용한다.◆ SK텔레콤, 무선 인터넷 서비스 첫 시도LG텔레콤은 무선모뎀이 내장된 PDA형태의 단말기를 판매해 8월부터 상용 서비스한다. 무선모뎀은 국내 벤처기업인 벨웨이브사 제품을 사용하며 단말기인 W-HPC(Wireless Handheld PC)는 새한 IT에서 제작한다. 이 단말기는 키보드가 부착돼 일반 PC로도 사용할 수 있다.또 신용카드리더, 바코드, 스캐너 등 모빌 컴퓨팅에 필요한 부가 장치를 연결하면 현장에서 즉시 카드 결제 및 영수증 출력이 가능하다. 특히 증권 검색에 있어 휴대전화의 불편함과 노트북처럼 큰 제품이 필요없는 틈새 시장 공략에 유리할 것으로 기대된다. 운영체제로는 윈도CE가 탑재돼 있어 워드프로세서 엑셀 등 기존 PC에서 사용하는 애플리케이션 사용도 가능하다. 이어폰을 꽂으면 음성통화도 한다. 단말기 가격은 80만원대이며 8월초에 출시된다.한국통신 프리텔은 미국 지트란(GTRAN)사 및 삼성전자와 제휴해 무선 모뎀 ‘네키(NetKey)’를 8월초 출시한다. 네키는 지트란사의 원천기술을 이용해 삼성전자에서 생산한다. 올해 약 10만대 판매를 목표로 한다.한국통신엠닷컴도 무선 모뎀 ‘모비뎀’이 장착된 무선 인터넷 서비스를 8월초부터 시작한다. 모비뎀은 텔슨정보통신에서 개발했으며 가격은 16만원대로 정해져 있다. 삼보컴퓨터는 자사 노트북PC에 모비뎀이 설치된 상품을 패키지로도 판매할 예정이다. 한편 한국통신프리텔과 한국통신엠닷컴은 유통 및 마케팅을 공동으로 펼칠 예정이다.★ 인터뷰 / 유경민 이소텔레콤 사장“CDMA무선 모뎀 첫 개발 쾌거”“프리윙 개발에 투입할 인재를 스카우트하는게 가장 힘들었습니다. 국내 대기업 연구소를 돌아다니며 연구원들에게 무선 인터넷 시장 가능성을 설득했지요. 그들과 1년여를 밤낮없이 연구에 매달려 CDMA 방식으로는 세계 최초의 제품을 만들었습니다.”회사 설립 1년도 채 안된 벤처기업이 무선 모뎀을 개발해 해당 업계를 긴장시키고 있다. 유경민 사장이 무선 모뎀 개발을 하게 된 동기는 평범했다. 평소 사용하던 노트북에 휴대전화를 연결하지 않고 인터넷에 접속할 수 없을까 하는 생각에서였다. 그것을 유사장은 “콜럼버스의 달걀과도 같은 일”이라고 얘기했다. “모뎀 제조, PC조립 기술 등 관련 분야 엔지니어들이 알고 있는 기술이면서 누구나 만들 수 있다”는게 유사장 설명이다. 거기에 휴대전화와 마찬가지로 이동통신 기지국망을 이용하면 된다는 원리다.무선 모뎀은 데이터를 송수신하기 때문에 휴대전화보다 활용도와 응용 분야가 다양하다. 유사장은 “원격 제어가 필요한 곳이면 무선 모뎀이 적용된다”며 “길거리의 가로등이나 각 가정에 부착된 전기 가스 계량기에도 무선 모뎀을 삽입하면 원격 검침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것이 실현되면 무선 모뎀의 판로는 대단한 규모라는 것은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산업용에 활용이 더 클 것이라고 유사장은 덧붙인다.5천만원의 자본금이 현재는 65억원으로 증자돼 있다. LG투자 신영증권 와이즈내일인베스트먼트 등 국내 창투사들이 가능성을 보고 투자했다. 올해 매출만 2백억원을 예상할 정도다. 수출도 본격적으로 추진해 일본의 이동통신망 사업자, 미국 노트북 유통업체와 수출 상담이 진행중이다. 국내 공급은 SK텔레콤과 제품에 대한 상호 독점 계약을 맺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