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44억달러를 기록해 전년 동기의 흑자 규모 1백22억달러에 비해 대폭 줄어든 양상을 보였다. 분기별로는 1/4분기보다 2/4분기가 호전되기도 했다. 1/4분기에는 무역수지 흑자가 5억달러에 불과했지만 2/4분기에는 37억5천만달러로 흑자폭이 확대되었기 때문이다.올해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전년대비 대폭 감소하고 있는 것은 다음과 같은 몇 가지 이유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첫째, 98년, 99년에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크게 증가한 것은 금융위기에 이은 실물경기의 위축으로 수입 규모가 크게 감소한 데 따른 일시적인 현상이었다. 그러나 경기가 호전됨에 따라 내수 및 수출호조로 설비투자 확대, 원자재, 자본재 수입의 증가 등으로 인해 수입 규모가 대폭 늘어 상품수지 흑자 규모가 줄게 되었다.둘째, 고유가 지속으로 원유 도입액이 증가, 상품수지 흑자규모를 축소시켰다. 평균유가가 배럴당 1달러 상승하면 상품수지 흑자는 9억달러 정도 감소되는 것으로 추정된다.셋째, 올해 내내 원화환율이 강세를 보이고 있는 점도 수출 단가를 높여 상품수지 흑자 폭 감소의 원인이 되고 있다.넷째, 우리 경제의 구조가 수출이 원자재, 자본재 수입에 크게 의존하는 ‘수입유발형 구조’라는 점도 무역수지 흑자폭 감소를 불러오고 있다. 특히 상반기 우리 수출의 주력품목인 반도체, 컴퓨터 등 정보통신산업의 독자 기술이 일천하고 부품 국산화율이 낮은 수준에 머무르고 있어 수출이 호조를 보일수록 수입도 큰 폭으로 증가한다.결국 수입이 크게 늘자 상품수지가 악화돼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감소하게 되는 것이다.마지막으로 경기가 호전됨에 따라 저축률은 감소하고 투자율이 증가하는 추세를 보여 경상수지 흑자폭이 줄어들고 있다.◆ 전년 동기보다는 흑자 규모 감소하반기에는 미국 경제 연착륙 가능성이 커지고 있으며 전세계적인 IT산업에 대한 투자가 여전히 많고, 유가도 24∼26달러(두바이유 기준)를 유지할 것으로 보여 경상수지 흑자규모는 48억달러 정도로 상반기보다 소폭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연간으로는 상품수지는 1백40억달러 정도의 흑자를, 상품외 수지(서비스수지, 소득수지, 경상이전수지)는 50억달러 정도의 적자를 기록하여 경상수지 흑자규모는 90억달러 내외로 전년도 2백50억달러 흑자에 비해 대폭 감소할 전망이다.우리와 같은 대외 의존형 경제 구조에서 경상수지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건실한 경상수지 구조가 대외신인도의 기준이 되고 경제 각부문에 영향을 미쳐 전체 경제의 균형을 결정하기 때문이다.따라서 수출 구조상 원자재에 대한 의존은 불가항력이라고 해도 고부가가치의 기술 개발, 부품의 국산화율 향상을 통한 ‘수입유발형 수출구조’를 개선하고 에너지 소비의 효율성 제고, 단기외채 비중을 줄이는 등 경상수지 구조를 건실하게 만드는 것이 시급한 과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