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건설경기의 장기 침체로 인해 건설산업이 사상 최대의 시련기를 맞고 있다. 이는 IMF 이후 크게 축소된 국내 건설시장의 규모에서 단적으로 알 수 있다. 건설경기의 체감 지수 역할을 담당하는 건설투자 실적이 IMF 직후인 1998년 1/4분기부터 금년 1/4분기에 이르기까지 9분기 동안 지속적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그리고 건설경기의 선행 지수 역할을 담당하는 건설수주 실적 또한 금년 5월말 현재 1997년의 같은 기간에 비해 75% 수준에 머무르는 실정이다.이와 같은 건설산업의 침체 상황은 지난 1/4분기의 국내총생산이 1997년의 같은 기간에 대비하여 1백13% 수준을 기록한 것과는 큰 대조를 이룬다. 더욱이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6월중 산업활동 동향에 의하면, 실물경기의 상승 추세가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제조업 평균 가동률은 외환 위기 이후 최고 수준인 81.9%를 기록하여 우리 경제가 경기 정점을 향하여 완만한 상승 국면에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국가 경제적으로는 IMF의 충격에서 벗어났지만 건설산업은 IMF의 충격에서 벗어나는데 아직도 상당 기간이 필요할 것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일반 건설업체의 계약실적을 기준으로 2000년의 건설수주 실적은 전년 동기에 비해 9.7% 정도 증가한 56조1천억원 수준에 머물 것으로 전망된다. 공사 종류별로 토목공사는 1.4% 증가한 21조1천억원에 불과한 반면, 건축공사는 15.3% 증가한 35조원의 규모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발주 부문별로는 공공공사가 1.0% 증가한 24조7천억원에 불과한 반면 민간공사는 17.6% 증가한 31조4천억원의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2000년의 국내 건설경기는 전년에 이어 ‘민간·건축 강’과 ‘공공·토목 약’의 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10분기 동안 마이너스 성장, 연간성장률 1.0% 수준건설수주 실적 추이를 반기별로 살펴보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7.8% 증가한 상반기의 27조9천억 원과는 달리 하반기에는 오히려 전년 동기대비 3.9% 감소한 28조1천억원에 머물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민간공사와 건축공사의 하반기 수주실적이 각각 6% 이상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는데, 이는 기본적으로 지난해의 급격한 증가에 따른 통계적 하락에 기인한다. 그러나 준농림 지역의 폐지 결정으로 인해 수도권에서의 아파트 공급이 지대한 영향을 받을 뿐만 아니라 하반기부터 하향 조정된 용적률이 적용돼 상당수에 이르는 자체 개발사업이 중단될 것으로 예상되는 것도 수주실적감소의 원인이 되고 있다.한편 2000년의 건설투자 실적은 건축허가면적과 건설수주 실적 등 선행 지표의 상승에 힘입어 3/4분기부터 플러스 성장으로 반전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지난 1998년 1/4분기 이후부터 무려 10분기 동안의 마이너스 성장으로 인해 건설투자 연간 성장률은 1.0% 내외 수준에 머무를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건설산업의 체감 경기는 내년 상반기에 이를 때까지 침체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며 이후에도 급격한 성장 추세로의 반등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