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hn Mathews, 조동성 지음/Cambridge University Press/389쪽/2000년

요즘 종합주가지수는 삼성전자를 사고 파는 외국인들의 동향에 따라 출렁거린다. 그만큼 우리나라에서 반도체는 비중있는 산업이다.그러나 반도체가 이처럼 한국의 대표 산업으로 성장하게 된 것은 아주 짧은 시간 동안에 이루어진 일이다. 서울대 조동성 교수와 매콰이어 대학의 존 매튜 교수가 공동 집필한 는 우리나라를 포함, 대만 등 동아시아 국가들이 반도체 산업에서 어떻게 빠른 성장을 이룰 수 있었는가를 탐구하고 있다.저자들은 선발산업국가를 경제적으로 따라잡고자 한 정부의 강력한 의지를 가장 주요한 원동력으로 꼽는다. 이들은 일본의 전례를 교훈삼아, 모든 것을 시장에 맡기지 않았다. 반도체와 같이 첨단 기술 지향의 산업을 단시간 내에 일으키기 위해 사용된 전략은 새로운 것이었다. 발전된 반도체 기술의 습득과 보급, 그리고 미개척 기술의 연구개발이 동시에 이루어졌다. 정부와 기업은 같은 목적 아래 뭉쳤다. ‘반도체 신화’는 값싼 노동력이나 정부의 지원, 혹은 운에 의해 이루어진 것이 아니다.저자들은 원칙적으로 동아시아의 제도적 장치들이 선진기술 분야에서 도약하고자 하는 모든 나라에 적용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 주장은 미국이나 영국 등 후기산업화 단계에 도달한 나라도 여기서 배울 점이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적어도 이 동아시아의 국가들의 사례를 보면, 집안(자국내)에서의 연구를 통해 기술혁신을 추구하는 전략 못지 않게 경쟁할 시장을 기민하게 선택하고 다른 사람(타국)들의 기술을 영리하게 이용하는 전략 또한 유용함이 증명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