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경쟁상대는 ‘우리 자신’과 ‘고객’입니다.”

BMW코리아 김효준 신임사장(43)이 얼마전 전국 16개 영업소를 돌며 직원들에게 한 말이다. ‘경쟁상대가 타 영업소’라거나 ‘경쟁중인 수입차업체의 영업사원’이라는 직원들의 한결같은 대답에 일침을 놓은 것이다.지난 98년 IMF 경제위기 당시 수입차 업체들이 하나둘 문을 닫고 한국을 떠날 때도 김사장은 다름아닌 ‘고객’때문에 BMW코리아를 지켰다.“연간 3백50대 정도로 판매량이 급격히 떨어졌지만 차를 구입한 고객이 한 사람이라도 있는 한 서비스는 계속돼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이런 고객위주의 경영철학 때문에 김사장은 세계적 자동차메이커인 BMW의 한국법인 최고책임자로 발탁될 수 있었다. 해외법인의 최고책임자를 현지인에게 맡기지 않는다는 BMW의 원칙을 감안하면 파격적인 인사가 아닐 수 없다. 유럽지역을 제외하고 유일한 현지인 최고경영자가 김사장이다.김사장이 고객 다음으로 중요시하는 건 바로 직원들의 ‘맨파워’다.“고객에게 차를 파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경험을 가져다준다는 믿음으로 일해야 합니다. 차를 몇 대 더 파는 것보다 단 한 대를 팔더라도 고객에게 만족과 감동을 주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고객을 감동시킬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선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람이 전문화돼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영업소 사원은 물론 정비사까지 모두 자기 분야에서 쌓은 가장 효율적인 방법으로 고객에게 브랜드 가치를 심어줄 수 있어야 한다고 김사장은 덧붙였다.◆ BMW 최초로 현지인 최고경영자 발탁이를 위해 김사장은 임원시절 기회가 있을 때마다 직원들을 독일 본사 또는 해외지사로 보냈다. 그곳에서 시야를 넓혀 세계적이고 체계화된 업무경험과 노하우를 쌓도록 한다는 취지에서다. 그 결과 BMW코리아 직원들은 독일 본사에서조차 전문성과 조직력을 인정받고 있다고 김사장은 자랑한다. 지난 98년 태국 BMW 지사 설립시 한국 직원들을 파견해 줄 것을 요청했던 것만 보아도 본사의 한국인력에 대한 신임 정도를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는 것이다.국내 수입차시장에서 BMW코리아는 단연 1위다. 외국차업체중 시장점유율이 45%에 달한다. 김사장은 브랜드마케팅을 더욱 강화해 올해는 지난해보다 50%정도 늘어난 1천5백대를 판매할 계획이다.김사장은 앞으로 고객데이터베이스를 보다 체계적으로 구축할 생각이다. 이를 통해 차를 구매한 고객 한 사람, 한 사람에 대해 맨투맨 방식으로 서비스하겠다는 각오다. 이를 위해 정보네트워크를 활용, 본사와의 긴밀한 업무협조에 주력하고 있다. BMW코리아에서 차를 구입한 고객이 독일에서 운행하는 것과 똑같은 수준으로 서비스받을 수 있도록 한다는 전략이다.“차에서 들리는 아주 미세한 소리에도 고객은 큰 불편을 느낄 수 있습니다. 작은 불편의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일 때 브랜드 가치는 최고가 될 수 있습니다.”BMW내에서 현지인으로 유일하게 경영사령탑을 맡은 김사장의 당찬 각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