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팝치킨·치킨케익 등 아이디어 상품 인기몰이… ‘신세대풍’ 인테리어로 고객유혹

“치킨전문점이라고 다 같은 게 아닙니다. 어두침침한 조명, 퀴퀴한 맥주 냄새가 진동하는 동네 치킨집을 연상하면 곤란하죠.청소년들이 자유롭게 드나드는 밝고 깨끗한 공간, 술과 담배를 찾아볼 수 없는 치킨집이 바로 여깁니다.”서울 강동구 길동의 ‘별하나치킨’엔 배달주문보다 직접 찾아오는 고객이 훨씬 많다. 고객의 대부분은 10대 중·고등학생들. 손상원 사장(47)은 창업 준비 단계부터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사업을 하기로 결심했고 결국 그 목표는 달성됐다.손사장의 치킨집은 여느 ‘동네 치킨집’과 뚜렷이 구별된다. 첫째는 메뉴. ‘퓨전치킨’이라는 주제에 걸맞게 이색적인 치킨요리들이많다. 야채치킨, 콜팝치킨,치킨케익등 이름은 생소하지만 아이디어가 빛나는 상품들이 인기몰이 주역이다.◆사이드 메뉴로 피자 등 패스트푸드 취급특히 팝콘 모양으로 튀겨 낸 닭고기와 콜라를 컵하나에 담은 콜팝치킨은 테이크아웃(take-out) 상품으로 최고 인기다. 컵 아래에 콜라를 담고 윗부분엔 닭 가슴살고기를얹어 간편하게 먹을 수 있도록 한 이상품은 이미 특허 출원된 상태. 같은 원리로 콜라와 포테이토칩을 함께 담은 후렌치콜도 인기 상승 중이다.둘째 요인은 실내 인테리어. 맥주 등 술을 취급하지 않기 때문에 밝고 탁 트인 분위기를 강조했다. 텔레비전에선 청소년들이 즐겨보는 케이블TV 음악채널이 종일 방송돼 친근감을 더한다.셋째는 청소년이 좋아하는 햄버거, 피자,돈가스 등 패스트푸드를 사이드 메뉴로 취급한다는 점이다. 고객층을 신세대에 맞춘 만큼 그들의 기호에 맞는 음식을 풍부하게 갖췄다.이런 요인들 덕분에 손사장의 가게는 창업2개월만에 길동역세권에서 제일 잘 나가는‘청소년 집합소’가 됐다. 낮에는 언제나 18평매장 45개 좌석이 절반 이상 채워져 있을 정도. 개업일이 여름 초입인데다 여름방학을 끼고 있어 내심 불안했지만 오히려 전화위복으로 작용했다. 비수기를 훌륭하게 넘겨 생전 처음해 보는 사업에 자신감이 붙기도 했다.“강동도서관으로 가는 길목인데다 바로 위층은 대형 독서실입니다. 공부하던 청소년들이 출출할 때 요기를 하고 쉴 수 있어 좋다는 반응이지요. 치킨점이 사양사업이라고말들 하지만, 독창적인 아이디어를 가미한다면 충분히 장래성이 있습니다. 치킨은 여전히 남녀노소에게 인기있는 음식이니까요.”손사장은 지난 4월 20년간 근무하던 운수회사 총무과를 떠나 창업 대열에 합류한 사람이다. 진작부터 창업에 관심을 두고 적당한 아이템을 물색해 왔다. 처음엔 대형패스트푸드 체인에 가입할 요량이었지만,5억원이 넘는 창업 비용에 기가 질리고 말았다. 대안으로 선택한 것이 신세대형 치킨전문점. 청소년들을 좋아하는 성격에다 원래 하려던 패스트푸드점과 닮은 꼴이라 무척 만족해하고 있다.모든 재료는 체인 본사로부터 공급받는다. 가맹점에서는 반죽을 입혀 적정 온도에 튀겨내는 역할만 맡으면 된다. 대신 신선한맛을 전달하기 위해 언제나 ‘주문과 동시에 만든다’는 원칙을 지키고 있다.손사장은 창업에 총 8천3백만원을 들였다. 권리금과 임대보증금으로 4천만원을 투자했고 인테리어와 집기 구입, 물품비 등으로 4천3백만원이 소요됐다. 퇴직금과 그동안 모아둔 여유돈이 있어 자금 조달엔 큰무리가 없었다.매출은 하루 70만~80만원 선. 토요일 일요일보다평일에 매출이 높은 편이다. 월평균2천3백만원의 매출액 가운데 재료비와 인건비등을 제외한 순수익은 6백50만원선. 앞으로 주변 주택가로 배달을 강화하면 20~30%의 매출 신장이 거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이제 배달에도신경을 쓸 생각입니다. 그동안 매장에 오는 젊은 손님들에게 주력한 것이 사실이거든요. 홍보를 강화하고 독특한 치킨맛이 소문나면 배달 비중이 크게 높아질 거라 기대합니다. 당연히 순수익도 늘어나겠죠?”◆ 학교·아파트 단지주변 입지 최적20년 동안 책상머리에서만 일하다 창업 후하루 12시간 이상 서 있어야 하는 일이 고되기도 하지만 손사장은 무척 즐겁다는 표정이다. 매일 아침 8시에 출근해 두시간동안 매장을 쓸고 닦으면서 각오를 새롭게 다진다고. 올해 안으로 가맹점을 한군데 더 개설하고 장기적으로는 몇군데 치킨전문점을 전문 경영해보고 싶다는 것이 손사장의 포부다.치킨전문점은 고객의 기호가 변화함에 따라 진화를 거듭해 왔다. 외국에서 들어온 프라이드치킨이 돌풍을 일으키기도 했고 국산 양념치킨이 인기를 모으기도 했다.이 과정을 거쳐 특정계층을 겨냥하는 전문화와 몇가지 상품을 함께 취급하는 복합화가 공존하는 것이 요즘 추세다.이 사업은 어린이와 신세대층을 타깃으로 하는 만큼 맛과 분위기에 중점을 둬야 한다.깨끗한 인상을 심어주는 인테리어와 친근감을 높이는 잡지·음악·영상물, 부담없는 가격이 성공을 위한 기본 요소다. 또 청소년층의 왕래가 잦은 학교·주택가주변,아파트 단지 주변이 적당한 입지로 손꼽힌다.이 사업은 불황이 없다는 신세대 타깃 업종에 대중적인 외식업종이 결합했다는 점에서 전망이 밝다는 평이다. (031)938-37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