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도피 자금 환류되면 해결 … 상품 선택때 운용자 성과 반드시 점검해야

경기정점에 대한 우려와 구조조정 지연에 대한 불안감,시중의 자금경색 및 국제유가 상승 등 이미 알려질 대로 알려진 악재가 확대 재생산되면서 주식시장을 압박하고 있다. 대우사태 이후 투신에서 1백조원 이상을 빼간 투자자들은 대우채권 환매과정에서 목격한 기관의 도덕적 해이와 저조한 수익률에 등을 돌리고 있다. 기관 투자가의 기능이 마비지경이다. 주식기피 증세는 고객예탁금 감소와 저조한 거래량에 투영되고 있다.그렇다면 한국 주식시장의 장래는 없는 것일까. 단연코 그렇지 않다고 본다.한국 증시의 문제는 경제적 기초여건이나 기업실적 악화 때문이 아니라 수급이 꼬여서 파생된 문제이다. 얽힌 수급만 풀린다면 주가는 기업의 실적과 가치에 수렴할 수 밖에 없다. 다만 수급이 개선되려면 구조조정과 관련, 시장에 만연된 위험이 줄고 은행권으로 도피한 자금들이 주식시장으로 환류해 들어와야 가능하다. 다소 시간이 걸리겠지만 상황은 점차 개선되고 있다고 믿는다.미국의 경우 80년대말에서 90년대초에 걸쳐서 대규모 금융구조조정이 진행되면서 숱한 금융기관이 파산하고 자금시장의 혼란을 경험했다. 그러나 이를 슬기롭게 극복한 결과, 10년만에 주가지수가 6배 가까이 급등했다. 미국시장의 견인차 역할을 한 것은 구조조정 완결에 따른 기업의 생산성 향상과 더불어 시중유동성이 뮤추얼펀드를 통해 대거 주식시장으로 유입된데서 비롯된다.이 기간에 미국 뮤추얼펀드의 규모와 숫자가 10배 가까이 증가하는 간접투자 열풍이 일면서 주가가 크게 상승하고 자금 흐름의 선순환이 지속돼 10년 이상의 호황을 구가하고 있다.◆ 구조조정 진행, 기업 수익력 좋아져한국도 아시아권에서는 유례를 찾기 힘든 금융 및 기업 구조조정의 대역사가 진행되고 있으며 그 과정을 통해 많은 기업의 비용구조가 개선돼 기업의 수익력이 좋아지고 있다. 금년 반기 실적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고 상장기업들의 주가 수익률이 10%에 육박하고 있다. 여기에 평균 현금 배당률 1.5%를 보탤 경우 투자자들이 주식에서 기대할 수 있는 수익률이 12%에 달하고 있다. 이는 은행의 평균 예금금리 6.2%를 크게 앞지르고 8%대 후반인 회사채 금리를 웃도는 것이다.바야흐로 주식투자에 가장 유리한 환경이 펼쳐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백30조원 이상의 자금이 은행의 단기상품에 머물고 있는 것은 이같은 기조적 변화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데다 구조조정의 진통에 대한 불안으로 투자심리가 얼어붙은 까닭이다.우리 경제가 제2, 제3의 대우사태를 맞지 않을 것으로 믿는다면 항간에 만연된 공포는 과잉반응으로 볼 수 있다. 이제 투자자들은 용기를 가지고 주식투자를 고려해야 할 때이다. 많은 사람들이 공포에 떨 때가 지나고 보면 항상 바닥이었다는 점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최근 주식시장은 외국인의 참여와 선물옵션 등 파생상품의 도입으로 예측이 쉽지 않고 고도의 분석기법으로 무장된 전문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 제한된 정보와 자금력 분석력을 가진 개인 투자자들이 큰 수익을 내기도 어렵고 시장의 변동성 확대로 투자의 위험도 커져 있음을 주목해야 한다. 개인의 경우 운용자금의 규모가 작아 분산 투자가 어려우며 의사판단 과정도 단순해 시세의 단기 흐름을 쫓아 뇌동매매하는 경향이 있어 장기간 안정적 수익을 내기가 불가능하다.주식 투자의 속성이 상위 10%를 위해 나머지 90%가 희생되는 무서운 정글임을 깨닫는다면 무모한 직접 투자 보다는 그래도 전문가 집단이 모여 합리적 체계적 분석을 바탕으로 위험을 관리해 나가는 간접 투자를 선택하는 편이 훨씬 낫다. 그리고 투자 대상 기관을 선정할 때에는 단기 수익률 보다는 운용자의 장기적 성과를 분석하고 확실한 투자철학과 그에 바탕한 운용시스템이 구비된 기관을 선택하고 단기보다는 장기로 투자하는 것이 유리하다. 한국의 주식시장은 금리의 기조적 하향추세하에 장기적 상승 국면이 이어질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미국이 그랬듯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