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기업의 최후수단으로 여겨졌던 M&A. 그러나 벤처기업에 있어서 M&A는 최후수단이 아니다. 오히려 기업가치를 높이고 기업공개(IPO)에 이르는 적극적 수단으로 여겨질 정도로 현실은 급변하고 있다.최근 벤처 M&A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라호야인베스트먼트. 미국 샌디에이고시의 태평양을 낀 아름다운 지역 라호야(La Jolla)의 이름을 딴 이 회사는 벤처 M&A의 원스톱솔루션 제공을 내세우고 있다.삼정컨설팅그룹의 M&A팀 출신인 최기보대표(30)와 김상훈, 김성현 컨설턴트 등 3명의 공인회계사, 해외유학파 하형일, 성정우컨설턴트 등 이 회사의 주력멤버는 모두 30세이하. 하지만 설립한지 넉달만에 벌써 리타워그룹관련 M&A 5건, 프리챌, 웹쇼TV 등 8건의 M&A를 성사시켰다.성업공사의 부실채권 해외매각, 만도기계 사업부 해외매각, 인천제철의 삼미특수강 인수건 등 삼정컨설팅 그룹에서 굵직한 딜을 다룬 경험이 뒷받침이 된 것은 물론이다. 생명공학벤처가 몰려있는 샌디에이고와 금융중심지 뉴욕에 있는 해외네트워크도 이들의 자산이다.“벤처 M&A 성공의 요체는 M&A시장과 인수기업에의 접근이 쉬워야 하고 신속한 의사결정, 상호 합의할 수 있는 기업가치 평가”라고 말한 최대표는 “벤처기업은 대개 부채가 없어 딜이 금방 성사된다”고 밝혔다.최대표에 따르면 벤처대란설 속에서 버티다가 최근에 팔아달라고 의뢰하는 닷컴기업들이 늘고있다고 한다. 그러나 여전히 고가에 팔려는 벤처기업가와 싸게 지분을 인수하려는 투자가 사이에서 적정가치를 매겨주고 딜을 성사시키는 역할이 이들의 몫이다. 앞으로는 벤처업체간의 소규모 M&A보다는 상장기업과 벤처업체간의 1천억원에서 3천억원대의 딜이 많아질 것이라고 그는 전망했다.“종전의 M&A는 하도 어려워 헐값에 급히 파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벤처 M&A는 월급조차 못줄 정도로 자금사정이 어려운 경우 이외에 혼자로는 힘들어 시너지효과를 내기 위한 것이 많지요. 여기서 1백 더하기 1백을 5백으로 만들어주는 역할을 우리가 할 수 있습니다.” 최대표는 “벤처업체간 우호적 M&A는 성장모델의 하나이며 가장 효율적 구조조정방안”이라고 지적한다.◆ “우호적 M&A는 효율적 구조조정방안”“지금까지는 벤처투자에 대한 출구(EXIT)시장이 IPO정도였습니다. 그러나 IPO에서 벤처투자자본을 회수할 수 있는 경우는 극소수입니다.” 그래서 벤처투자의 선순환을 위한 “출구시장으로서도 M&A는 매우 중요하다”는 것.라호야인베스트먼트는 그러나 벤처 M&A에 업무영역을 국한하지는 않을 계획이다. 지금은 M&A시장이 커지고 있어 당분간은 M&A에 주력하지만 향후 1년 내에 축적된 자금을 토대로 직접 구조조정시장에 뛰어든다는 목표이다. 다시 말해 잠재력이 있지만 유동성위기를 겪거나 어려운 기업에 투자해 기업가치를 높인 후 M&A를 통해 되파는 벌처펀드의 역할이다.“이미 일본계 펀드 등 외국계 벌처펀드들이 상당히 들어와서 투자대상을 살피고 있다”는 최대표는 “M&A를 통해 벤처업계의 구조조정이 진행되면 벌처시장도 자연스럽게 형성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