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안에서 쓸 만한 물건을 헐값에 판매하는 창고 세일을 할 수 있게 해주면 어떨까. 누구나 생각할 수 있을 것 같은 이런 아이디어 하나로 돈방석에 올라앉은 사람이 있다.미국 펜실베이니아주 출신의 신세대 인터넷 사업가인 조슈아 코플만(28). 지난해 7월 인터넷에 모든 물건을 50% 이하에 판매한다는 인터넷 창고 세일업체인 ‘하프닷컴(www.half.com)’을 개설한 이래 급성장을 거듭한 끝에 3백70만개의 상품을 취급하는 거대한 쇼핑몰의 주인이 됐다.하프닷컴은 판매자와 구매자가 모두 개인으로 전형적인 P2P(Person-to-Person) 비즈니스 모델이다. 판매자와 구매자가 확연하게 구별되지 않고 자신에게 필요하지 않은 물건을 내놓고 자신에게 필요한 물건을 구입한다.취급 상품은 서적, 음반, 비디오 기기(DVD 포함), 게임 등 네티즌에게 인기가 높은 상품이어서 고객층이 매우 두텁다.하프닷컴에서는 이런 물건을 무조건 정가의 50% 이하 가격으로 살 수 있다. 친절하게도 정가뿐만 아니라 아마존닷컴 등 다른 쇼핑 사이트의 가격을 보여주고 있어 비교구매를 할 수 있게 해준다.이를테면 정가가 7.99달러인 베스트셀러 책 1권이 하프닷컴에서는 정가의 50% 이하인 3.99달러에 나와 있다. 이 책을 아마존닷컴, 바니스앤드노블즈닷컴, 보더즈닷컴 등 인터넷 서점에서는 6.39달러에 살 수 있고, 가장 낮은 가격을 제시한 에이원북스(A1Books)라는 곳에서도 6달러에 팔고 있다.이곳에서 취급하는 상품들이 한물간 물건이라고 생각하면 곤란하다. 거래되는 책의 94%가 베스트셀러 1백위 안에 들어 있고, 음악 CD의 경우도 95%가 빌보드 차트 2백위 안에 드는 잘 나가는 제품이다.인터넷 창고 세일에 참여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이 회사의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팔고자 하는 물건의 가격을 정해서 등록하면 된다. 물건의 상태에 따라 새것은 50%, 아주 우수한 것은 45%, 우수한 것은 40%, 양호한 것은 35%를 받도록 가이드하고 있다.구매자는 등록된 상품정보를 검색, 물건을 선택한 뒤 구매하면 된다. 만약에 이처럼 방대한 상품목록에서도 원하는 상품을 찾을 수 없을 때는 이 사이트에 등록해 놓으면 된다. 그러면 나중에 전자우편으로 원하는 상품의 등록정보를 제공하거나 공급자를 연결해준다.◆ 다른 쇼핑사이트 가격 보여줘 비교 구매 가능구매결정이 이뤄지면 구매자는 하프닷컴에 상품가격을 지불한다. 입금이 되면 판매자에게 물품을 인도하게 되고 판매수수료 15%를 제외한 나머지 금액을 보내주는 것이다. 경매와는 달리 많은 시간을 허비하지 않아도 되고 흥정을 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 큰 장점이다.하프닷컴이 가상세계에서 거둔 성공은 현실 세계에도 영향을 미쳤다. 이 회사 이름과 비슷한 이름을 사용해오던 오리건주의 하프웨이(Halfway)시가 도시명을 하프닷컴시로 개칭한 것이다. 주요 매스컴이 시대변화의 상징처럼 긴급 보도했던 이 사건을 계기로 하프닷컴은 더욱 유명세를 타고 있다. (02)501-2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