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8년 '인포에이스'출시 한국어 처리기술인정-세계적 업체 베리티사와 제휴 성장성 유망

인터넷이란 바다에 떠 있는 정보는 과연 얼마나 될까. 전세계의 URL(도메인 주소) 개수는 대략 6억개, 1개의 도메인에 1개의 정보만 있다고 가정해도 6억개의 정보가 인터넷에 올라 있는 셈이다. 문제는 이 많은 양의 정보를 누가 찾아줄 것인가 하는 점. 야후나 엠파스 같은 검색사이트가 인터넷을 항해하는 나침반으로 여겨지는 까닭도 여기 있다. 쓰리소프트는 지난 93년 설립이래 검색 사이트에 공급하는 검색엔진 한 분야의 개발만 집중적으로 파고들어 코스닥 예비심사까지 통과한 벤처기업이다.올해 국내 검색엔진 시장규모는 4백50억원대. 지난 98년 40억원대에 불과하던 시장이 99년 1백50억원대로 커지더니 올해는 3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측한다.검색엔진 시장이 확대되는 이유는 검색 사이트 업체들뿐 아니라 일반 기업이나 전자상거래 업체들도 검색엔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기업의 경우엔 사내외 정보를 효과적으로 모아 분류하기 위해 검색엔진이 내장된 전자문서관리시스템(EDMS)이나 지식관리시스템(KMS) 등을 도입하고 있다. 전자상거래 업체들도 판매할 상품의 정보를 올려 놓고 이용자들이 검색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다보니 검색엔진은 ‘약방의 감초’처럼 꼭 들어간다.쓰리소프트는 지난 94년 국산 정보검색엔진인 ‘인포모어(InfoMore)’를 개발하면서 이 시장에 뛰어들었다. 98년 국내 처음으로 자체 개발한 한글검색엔진 ‘인포에이스(InfoAce)’를 출시해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코스닥에 등록한 한국정보공학과 정보검색분야에서 시장 점유율 1~2위를 다투고 있다.이 업체가 주목받는 또 다른 요인은 지난 94년 정보검색 분야 시장에서 최대의 점유율을 갖고 있는 베리티(Verity)사와 기술협력계약을 맺었다는 사실이다. 베리티사는 파이낸셜타임즈, 시스코, 프루덴셜, 월마트, 페덱스 등 유명 기업의 검색엔진 기술을 공급한 업체. 쓰리소프트는 정보검색의 핵심이 되는 엔진은 베리티사에서 공급받아 여기에 한글처리 기술을 접목시켜 국내 업체들의 환경에 맞게 제공한다. 정보검색의 핵심인 엔진관련 기술은 투자비가 만만치 않기 때문에 이 부분을 베리티사와 기술계약을 맺는 것으로 해결했다.그러나 일부에선 쓰리소프트가 베리티사와 맺은 계약관계를 얼마나 지속시킬 수 있는지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이 회사 이석한 사장은 “국내 최대의 고객망을 확보해놓은 쓰리소프트의 영업력과 기술력을 베리티사가 외면하고 다른 업체와 계약을 맺을 가능성은 적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등 국내 4백여 업체에 기술 제공실제 지난 95년부터 정보검색 기술을 제공했던 고객은 국내 4백여 업체. 삼성전자와 삼성SDS, LG-EDS, 쌍용정보통신, 현대기술정보 등 대기업들과 한국IBM, 한국후지쯔 등 다국적 기업의 현지법인들이 포함돼 있다. 또 교보문고, 삼성경제연구소, 핸디소프트, 넥스텔, 버추얼링크 등 닷컴기업들도 쓰리소프트의 검색엔진을 사용한다. 시장이 확대되고 쓰리소프트의 기술력이 알려지자 98년 6백만원에 불과했던 당기순이익이 1년만에 8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올해는 1백6억원 매출에 20억원의 당기순이익이 목표.쓰리소프트가 앞으로 노리는 시장은 현재의 검색분야시장은 아니다. 앞으로 정보검색분야는 ‘얼마나 많은 정보를 끌어 모을 수 있느냐’에서 ‘얼마나 정확하게 이용자들이 원하는 정보를 찾아주는가’하는 쪽으로 변하고 있기 때문이다.쓰리소프트는 이것을 구현하는 첫번째 시도로 10월말 ‘디아노’라는 검색엔진 소프트웨어의 베타버전을 내놓을 예정이다. 미국의 구글(Google)처럼 랭킹에 따라 분류된 정보를 검색해주는 것이 특징. 국내 연구소, 전자상거래 업체, 포털 서비스 업체들을 상대로 마케팅 전략을 세우고 있다.해외전략은 미국 세지웨어사(Sageware, 쓰리소프트가 60만달러 투자)를 주축으로 데이터를 분류하는 기술을 축적하고 랭킹 서비스만을 전담할 미국 법인을 설립하는 것이다. 차세대 검색엔진의 핵심기술을 축적해 미국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목표를 잡고 있다.창업자이자 싸이버텍홀딩스 사장인 김상배씨가 11.39%의 지분으로 최대주주이고, 한국투자신탁 8.57%, 우리기술투자 7.14%, 동부증권 5.7%, 인텍창업투자 4.29%, 동원창투 4.29%씩 각각 보유하고 있다. 이석한 사장은 2.5%의 지분을 갖고 있다.★ CEO 인터뷰 / 이석한 사장“한글검색 연구 외길, 노하우 풍부”서울시 여의도 신한빌딩 3층에서 쓰리소프트 이석한 사장을 만났다. 고려대 응원단장 출신답게 호남형이었다. 그는 기자에게 커피를 직접 타서 주었는데 위스키를 세 방울 떨어뜨려 주었다. 피로가 풀리는데 좋다고 했다.▶ 정보화란 무엇인가.혁신을 위한 수단이라고 생각한다. 1900년대 전기가 발명되면서 사회 구석구석을 변화시켰듯 정보는 21세기의 전기가 될 것이다. 기업이나 개인이 정보화를 단순히 사무보조의 수단으로 간주한다면 시대착오다.▶ 오랫동안 한국전산원에서 국가정보화 사업을 진행하다가 민간업체 대표로 온 배경은.IMF 구조조정 과정에서 자진 사표를 냈다. 내가 남들보다 혜택도 많이 받았다고 생각해서 그렇게 했다. 그 뒤 쓰리소프트 창업자이면서 싸이버텍홀딩스 김상배 사장과 의기투합해 지난해 3월 대표이사로 왔다. 김사장과는 송도미디어 밸리 사업이나 국가 정보화 총괄기획 때 만나 같이 일해 잘 알고 있었다.▶ 공무원 생활을 오래해 장사꾼 기질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는데.지난해 3월 대표가 되면서 나는 영업에 전념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공무원 생활을 오래했지만 그런 만큼 아는 사람도 많다. 운이 좋았는지 지난해 순이익이 많이 늘었다. 공무원 시절엔 국가 정보화 촉진에 기여하는 보람이 있었고, 여기선 매출을 착실하게 높이고 신기술을 개발하는 보람을 찾을 것이다.▶ 쓰리소프트는 검색엔진 부문에서 세계 최고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이곳은 지난 7년간 이 분야의 외길을 걸어오면서 축적해놓은 자산이 풍부하다. 최근엔 정부의 국책사업 연구비를 지원받아 서울대 최적화프로젝트 연구진과 함께 새로운 검색엔진을 개발하고 있다. 통계적 기법으로 이용자의 성향 등을 파악해 원하는 정보를 정확하게 찾아주는 검색엔진이 될 것이다.★ 애널리스트 시각 / 6년여 쌓은 기술·실무 경쟁력 충분쓰리소프트는 검색엔진 부문 세계 시장점유율 1위(IDC 발표) 업체인 미국 베리티사의 검색엔진에 한국어 형태소 분석기를 추가해 만든 한국어 검색 솔루션을 국내에 공급하고 있는 업체다. 외국산 소프트웨어를 단순히 한국어 처리하는 업체가 뭐 그렇게 대단할까 하는 의구심을 갖기 쉽지만 사실 검색부문에서 언어처리기술이 차지하는 비중은 크다.쓰리소프트는 한국어 언어처리기술에 대해 지난 93년 창립이후 약 6년간 다양한 현장 경험을 통해 독보적인 영역을 구축하고 있다. 베리티사가 국내시장에 직접 진출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중의 하나도 이러한 한국어 처리기술을 가진 사업 파트너로 쓰리소프트외에는 단기간에 찾기가 힘들기 때문이다.정보검색 부문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추구하는 최종적인 기술의 지향점은 자연어 처리기술이다. 이 업체는 이를 위해 국문학 박사를 수 년 전부터 채용하여 여러 산업분야에 대한 지식집합(Knowledge set)을 만들고 있으며, 올 하반기부터 이 분야의 매출이 일어날 것으로 기대된다.<임정훈 현대투신증권 자산운용팀 애널리스트 designtimesp=2029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