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작 제작·창작물 제작도 시도, OEM기업 한계 극복나서

프러스원에니메이션은 지난 4월 제3시장의 개장 초기에 이 시장에 진입한 애니메이션 제작업체다. 요란했던 제3시장이 투자자들에게 외면당하자 이 업체도 성장성에 비해 크게 부각되지 못했다. 코스닥에 등록한 한신코퍼레이션, 코코엔터프라이즈와 함께 국내 만화영화 제작업계의 수위를 지키고 있음에도 그렇다.그러나 최근 제3시장에서 코스닥으로 가려는 업체들이 새로운 조명을 받자 프러스원에니메이션(이하 프러스원)도 관심대상으로 떠오르고 있다. 애니메이션 분야가 TV, 비디오, 캐릭터, 게임, 음반, 완구류 등 다양한 산업으로 파급효과를 낼 수 있는 분야인데다 프러스원이 리딩업체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다만 기대되는 수익성에 비해 제작비가 엄청나고 흥행을 보장하지 못한다는 것이 약점이다.이 업체는 지난 91년 설립돼 줄곧 만화영화 OEM(주문자생산방식)에 주력해 성장했다. 초기 미국 DIC사로부터 자사의 TV시리즈로 방영할 만화영화 <고스터버스터즈 designtimesp=20277>의 OEM을 주문받았던 것이 도약의 발판이 됐다. 총 2년간 고정적으로 30분짜리 34편을 납품했을 뿐 아니라 당시 이 시리즈의 감독 이춘만 사장이 만화영화부문 에미상을 수상하기도 했다.자신감을 얻은 프러스원은 94년부터 수주선을 다양화하는 노력을 기울였고, 미국 엠티비(MTV), 필름 로만(FILM ROMAN) 등 지명도있는 회사들을 고객으로 끌어들였다. 특히 96년 파라마운트사와 엠티비가 프러스원을 통해 공동제작한 는 그해 최고의 수입을 올린 만화영화로 기록되는 등 대히트를 쳤다. 이 여세를 몰아 프러스원은 98년 월트 디즈니사의 극장용 만화영화인 의 전체제작을 맡았다. 국내에도 잘 알려져 있는 디즈니 만화영화 <1백1마리 달마시안(101 Dalmatian)>이나 <헤라클레스(Hercules) designtimesp=20282> 등도 프러스원이 제작한 것들이다.국내 만화영화 제작수준은 세계적으로 정평이 나 있다. 전세계에서 유통되는 만화영화 중 50%를 국내에서 OEM으로 제작한다. 프러스원의 경우 연간 1백여편의 만화영화를 제작하며 전부 미국에 수출한다. 지난해 96편을 제작, 수출해 1천만달러를 벌어들였고, 올해는 1백편을 제작한다. 매출액은 지난해 1백13억원에서 올해는 1백30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순이익은 지난해 15억원에서 올해 25억원으로 뛰었다. 이 회사 고휘정 상무는 “작품수는 크게 늘지 않았지만 작품당 수주단가에서 좋은 가격조건을 받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국내 애니메이션 산업의 성장성을 얘기할 때 꼭 빠지지 않는 지적은 창작능력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OEM 제작으로는 성장의 한계가 있고, 더구나 중국 동남아 북유럽 등 국내보다 인건비가 낮은 곳의 업체들이 기술력 향상과 함께 OEM의 가격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선 기획초기부터 영화 개봉까지 총망라하는 제작능력이 요구되는 것이다.이에 제작담당 김지병 이사는 “98년 <또또와 유령친구들 designtimesp=20289>이란 극장용 만화영화를 제작했다. 흥행에는 실패했지만 대만에 80만달러를 받고 수출했다. 우리로선 처음으로 전 기획과정을 경험한 셈이었는데 앞으로 창작물을 내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 상반기 코스닥 등록 계획당시 시장예측의 실패, 홍보 마케팅 부족이라는 문제점이 노출됐지만 프러스원으로서는 창작 노하우를 체득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창작물 제작에는 엄청난 비용이 들어가 지속적으로 제작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이런 이유로 프러스원은 창작물로 승부를 내기보다 외국기업과 합작으로 만화영화를 제작하는 방식을 선택했다. 실제 내년 초부터 미국 메이저 제작사와 함께 TV시리즈물을 제작, 방영할 계획이다.고상무는 “앞으로 창작물 제작에 주력해 2~3년내 창작과 OEM비율을 4대6정도로 맞출 계획”이라며 “이미 창작기획부에서 필요한 준비를 끝내, 내년 제2의 창작 만화영화를 상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프러스원 지분은 이춘만 사장이 54.4%, 이사장의 부친인 이창용씨가 3.3%, 동생 이춘애씨가 6.8%를 소유하는 등 특수 관계인에 편중돼 있다. 내년 상반기 30% 가량 공모주를 발행해 주식분산요건을 갖춘 뒤 코스닥에 등록할 계획이다.★ CEO 인터뷰 / 이춘만 사장호흡맞춘 전문 애니메이터가 자산이춘만 사장은 80년 초 인기를 끌었던 <독수리 5형제 designtimesp=20308>를 제작한 감독 출신 사장이다. 71년 아동만화 작가로 시작, 78년부터 지금까지 만화영화를 제작하며 외길을 걷고 있다.▶ 경쟁사에 비해 프러스원의 강점은.10여년 동안 같이 호흡을 맞춘 전문 애니메이터가 4백명 있다. 이들은 연간 1백편의 만화영화를 제작할 수 있는 능력이 있고, 납기일 준수율도 1백%다. 이런 이유로 고객사들의 탄탄한 신뢰를 받고 있다.▶ 중국, 동남아로 OEM시장을 뺏기고 있는데.B급이나 C급 수주물량은 점차 줄어들 것이다. 그러나 A급 메이저 고객들은 가격이 비싸더라도 질 좋은 작품을 원한다. 월트 디즈니사나 MTV 등이 우리와 거래선을 지속하는 것도 우리의 기술력을 인정해주기 때문이다.▶ 코스닥 등록 계획은.창작에 주력하기 위해 코스닥 등록을 추진중이다. 창작물은 한 편 당 최소 26억원이 필요하고 6개월마다 새로운 작품을 내놓아야 하기 때문에 자본이 필요하다. 지난 3월엔 대주주 지분변동이 있어 제3시장을 택했지만, 내년 상반기에는 등록할 계획이다.▶ 국내에서 성공할 수 있는 애니메이션은.우선 줄거리가 탄탄하되 적은 비용으로 관객을 유인해야 한다. 비용 때문에 간간이 자극적인 카메라 기법이나 선정적인 장면이 나오는데 장기적으로 봤을 때 한국의 전통적인 정서에 맞는 내용이어야 할 것이다.▶약력: 54년 출생. 72년 남성고등학교 졸업. 74년 소년한국일보 아동만화 작가. 85년 유니크 프로덕션 총 감독. 91년 프러스원에니메이션 대표이사★ 애널리스트 시각창작 능력 배양이 과제프러스원에니메이션의 최대과제는 OEM 제작위주의 기획을 탈피하고 창작능력을 키우는 것이다. 현재 국내 애니메이션산업은 제작물량의 90%가 외국제작사의 OEM 물량이어서 해외 의존도가 크다. 또 가격경쟁력 측면에서도 중국, 필리핀 등에 밀려 앞으로 2년간 저성장이 예상된다.그러나 국내 3D 애니메이션 제작 및 디지털 애니메이션 등장, 공중파 방송의 국산만화영화 의무방영 확대, 위성 애니메이션 전문 채널등장 등으로 국산 애니메이션 수요확충이라는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돼 업계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프러스원에니메이션의 매출규모는 코스닥 등록업체인 한신코퍼레이션(61억원)과 코코엔터프라이즈(201억원)의 중간 정도. 이 업체는 안정적인 발주처의 확보 및 외국 애니메이션 제작사와의 TV시리즈 공동제작 계획 등으로 점진적인 외형성장이 기대된다. 또 98년 <또또와 유령친구들 designtimesp=20340>이라는 작품을 자체 제작, 사업 다각화를 시작했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현재는 사업초기단계로서 안정적인 사업부문이 되기까지는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이며 성급한 기대감보다는 여유를 가지고 접근할 필요가 있다.<한상화·한국투신증권 리서치팀 연구원 designtimesp=203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