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까지 증시 주도할 듯... 은행주, 구조조정 완료되면 큰 폭 상승 예상

80년대말 주식시장이 공전의 활황세를 보일 때 ‘트로이카’라는 말이 유행한 적이 있다. 트로이카란 금융, 건설, 무역주를 말했는데 다른 업종의 주식은 아무리 수익성이 좋아도 철저히 소외되고 이들 업종의 주식만 무차별 상승세를 보였기 때문에 생겨난 말이다. 당시 거액의 경상수지 흑자로 생겨난 과잉유동성이 저가권이었던 이들 주식에 몰려 머니게임 양상을 보였었다.최근의 주식시장도 트로이카 업종에 의해 좌지우지되고 있다. 그러나 이번의 트로이카는 ‘반도체, 통신, 은행’이다. 이들 업종의 시가총액이 차지하는 비중이 거래소시장의 경우 46%에 달한다. 코스닥에서는 통신업종의 시가총액 비중이 27%로서 압도적으로 높다. 거래대금면에서는 이들 트로이카업종이 전체의 절반을 넘고 있으며 70%에 육박하는 날도 많다.반도체는 8월말부터 주가가 급락해 시가총액 1위 업종의 자리를 통신업종에 넘겨주었다. 통신업종의 주가는 9월 하순부터 반등세를 보이다가 정부의 IMT-2000 사업자 선정방침이 결정되면서 하락세로 전환되었다. 은행주는 9월에 포드사의 대우차 인수포기 소식으로 폭락했으나 공적자금 추가 조성, 은행의 2차 구조조정 조기 시행 방침, 주택은행의 뉴욕 상장 등의 호재로 대우차 충격 이전의 주가수준으로 회복되었다. 이들 트로이카는 올 연말뿐만 아니라 내년에도 시가총액이나 거래대금면에서 우리 증시를 주도할 전망이다.◆ 반도체 주가 내년 1/4분기까지 약보합요즘 주가하락을 선도하고 있는 반도체의 경우 주가가 내년 1/4분기까지는 약보합국면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3월까지 지속됐던 전세계적인 IT붐이 퇴조하고 있는데다 PC성장률 둔화로 반도체 수급이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PC 성수기인 4/4분기에 접어들면 DRAM가격이 상승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으나 수요 증가의 징조는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다. 10월말 고정거래처와의 장기 계약가격도 10월초 계약분보다 소폭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비수기가 시작되는 12월에는 6달러까지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 통상 상반기와 하반기의 PC판매량이 45 대 55 정도임을 감안하면 내년 상반기까지는 메모리반도체의 공급과잉 상태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통신업종의 주가 하락은 전세계적인 성장주 인기의 퇴조 영향이 크지만 최근의 하락은 IMT-2000사업자 선정과 관련된 불확실성 때문이다. IMT-2000 사업자 선정과 관련한 정부의 정책이 혼선을 빚으면서 외국인의 매도가 계속되고 있다.다만 IMT-2000 사업자가 최종적으로 윤곽을 드러내면 불확실성 해소로 주가는 상승세로 반전될 것이다. 통신주의 약세는 동기방식의 사업자가 나올 경우 단기에 끝날 것이나 3개 사업자가 비동기방식으로 경쟁하게 되면 사업자가 정해지는 연말까지 주가 약세가 지속될 전망이다.은행주는 기업과 은행의 원활한 구조조정이 관건이다. 경기의 악화로 은행 자산의 질이 더 나빠질 수 있으나 부실기업의 정리가 연말까지 신속하고 투명하게 완료된다면 은행업 주가는 큰폭 상승의 계기가 마련될 것이다. 은행간 합병을 비롯한 2차 구조조정의 구도가 11월이면 어느 정도 노출될 것으로 보여 우량 은행주의 주가는 견조한 움직임이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