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택배 최하경 사장(56)은 매일 오전 7시30분이면 어김없이 서울지역 영업소 주변의 해장국집에서 작업복을 입은 직원들과 함께 해장국을 먹는 것으로 하루 일과를 시작한다.대표이사로 부임한 9월이후 하루도 거르지 않고 이같은 영업소 순례를 해왔다. 이런탓에 서울시내 20개 현장 영업소를 다 둘러봤고 이젠 강원도, 부산, 호남순으로 전국 2백50개의 영업소를 찾아갈 계획이다. ‘모든 비즈니스는 현장에서 출발한다’는 최사장의 소신 때문이다.“간혹 고객들이 제게 전화를 해서 우리 직원이 불친절하다고 합니다. 그런데 현장을 직접 방문해 보니 한 사람이 하루에 배달하는 물량이 1백20개나 되더군요. 저녁 늦게까지 일하다 보니 항상 좋은 인상으로 고객들을 만날 수 없는 거죠.”쉽게 생각하면 우선 직원들에게 친절 교육을 강조해야 할 것 같다. 하지만 현장을 꼼꼼히 둘러본 최사장은 처방을 달리 했다.“고객에게 택배교육을 시킬 예정입니다. 택배산업이 발달한 일본의 경우 택배가 가능한 물품은 라면박스 크기에 무게는 10Kg 정도입니다. 반면 국내의 소비자들은 80Kg이 넘는 기계를 부쳐달라고 하는가 하면 냉장고, 피아노, 자전거 배달도 택배업체를 불러요. 국내 업체들이 소비자 불만을 의식해서 이런 요구를 들어주다보니 죽어나는 것은 택배직원들이죠.”최사장은 이같은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언론과 현장직원들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택배가 가능한 물품의 크기와 무게를 홍보할 계획이다.이렇듯 열심히 현장을 둘러보는 일뿐만 아니라 그는 현재 진행중인 현대택배의 주력사업에 전념한다. 최근 경기도 광주의 의류택배 전용 터미널을 개장한데 이어 내년 3월 완공되는 남양주 터미널을 포함, 현재 8개의 터미널을 10개로 늘려 국내 최대의 물류 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이다.◆ 위성 이용 화물추적장치로 배송서비스 만전또 최근 기업들이 물류부문을 아웃소싱하는 추세에 따라 이 부문의 사업화도 서두르고 있다. 이미 지난 10월초 한국코카콜라보틀링과 계약을 맺고 국내 코카콜라 물량의 절반가량을 배송하기 시작했다. 상품 배송뿐 아니라 배송과 관련된 정책 결정에 적극적으로 참여, 합리적인 물류 아웃소싱 업체로 발돋움한다는 계획이다.위성을 이용한 화물추적장치를 모든 배송차량에 달아 고객들이 원하는 시간에 물품을 받게 하거나, 전국 편의점들과 제휴해 택배서비스를 좀더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도 준비중이다.“고객을 감동시켜선 부족합니다. 고객을 흥분시킬 때까지 최선을 다할 생각입니다.”최사장은 63년 광주제일고를 졸업하고 서울대 독어교육학과와 같은 대학 경영대학원을 나왔다. 지난 74년 현대중공업에 입사한뒤 런던 함부르크 뉴욕 지사장을 지내는 등 16년 동안 외국에서 근무했다. 차장시절 나이지리아에 배 11척을 팔아 현대중공업 전직원들이 1백% 보너스를 받게 한 주역이었다. 최사장은 현대택배 대표이사로 부임하기 전 현대전자 위성서비스사업단장 을 역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