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9월까지 수출은 1천2백74억4천만달러를 기록해 전년동기대비 26.1%의 증가율을 보이는 호조세를 지속하고 있다. 특히 6월에는 1백52억7천만달러로 월 규모로 사상 최대치를 보인 후 9월에 다시 1백53억3천만달러의 수출을 시현하는 등 놀라울 정도의 호조를 보이고 있다. 품목별로는 전품목이 대부분 활황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특히 반도체, 컴퓨터, 무선통신기기 등 IT산업 관련 품목들이 높은 수출증가율을 나타낸다.올해 들어 수출이 이렇게 잘 되고 있는 까닭은 첫째, 세계경기가 전년도에 이어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지역별로는 4대 수출지역이라 할 수 있는 미국(2000년1∼9월20일까지 비중 21.3%), EU(13.2%), 일본(11.8%), 중국(10.8%) 등의 경기가 호황이거나 호전되는 상황이기 때문에 20∼40%까지의 높은 수출증가율을 기록하고 있다.둘째, 전세계적인 IT산업 열풍으로 우리 수출 중 40%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반도체, 컴퓨터, 무선통신기기 등의 전기전자 제품이 35.9%의 높은 수출증가율을 시현하고 있다. 셋째, 원/달러 환율의 점진적인 하락에도 불구하고 원/엔 환율이 계속해서 1천원이상을 유지하고 있어, 최대의 수출경쟁국인 일본에 비해 가격 경쟁력에서 상대적인 우위를 점할 수 있었던 점이다.그러나 이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취약한 수출 구조는 우려되는 바가 크다. 현재 전체 수출 증가분 중 가격요인에 의한 증가분과 물량요인에 의한 증가분의 비는 2대8 정도로 분석(한국은행)되고 있는데 지나친 물량위주의 수출은 세계경제가 침체에 빠질 경우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또 미국에 대한 수출의존도가 높은 점도 문제다. 우리 수출품 중 70% 가까운 비중을 보이고 있는 전기 전자제품(반도체, 컴퓨터, 무선통신기기, 가정용전자 등), 섬유류, 자동차, 철강제품 등의 수출이 미국에 높은 의존도를 보인다.◆ 4/4분기 수출 7%정도 증가율 예상마지막으로 반도체에 대한 수출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다는 점도 문제인데 수출품 중 반도체에 대한 비중이 95년 17.7%에 비해 다소 떨어진(15.1%)것은 사실이지만 컴퓨터, 무선 통신기기 등 반도체 연관 제품의 수출 비중이 매우 높아진 것을 감안하면 큰 의미는 없다. 이렇게 취약한 수출 구조는 고부가가치의 기술, 제품 개발, 새로운 시장 개척, IT관련 산업과 기타 제조업의 병행 발전 등의 방안을 통한 개선이 요구된다.4/4분기 수출은 약 4백60억달러, 7% 정도의 증가율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증가율로는 다소 낮아 보이기는 하지만 지난해 4/4분기 수출이 4백26억달러로 급격히 늘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호조세는 이어지는 셈이다. 연간으로는 20%대 이상의 높은 수출증가율을 보일 전망이다.고유가의 지속, 반도체 가격 하락 등 주변 여건이 좋지 않은 것은 사실이지만 적어도 올해까지는 세계경제의 호조세가 계속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또한 기업들이 12월 결산법인인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수출이 연초에 저조하고 연말에 호조를 보이는 계절적 효과도 4분기 수출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