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경제 성장률 둔화와 현대건설, 대우자동차 문제로 불거진 국내 금융시장의 혼란으로 적절한 투자대상을 정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따라 경기 방어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으며, 연말이 다가오면서 배당 투자에 대한 관심도 고조되고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한국전력, 한국가스공사, 도시가스업체, LPG업체 등 유틸리티 업종에 대한 관심이 확산되고 있다.그 가운데 LG-Caltex가스와 SK가스로 대표되는 LPG 수입업체들은 이같은 투자자들의 기호에 가장 부합되는 업체들이다. 한국전력, 한국가스공사 주가의 절대 수준이 높아 고배당을 실시한다 해도 이들 업체들의 경우 배당 수익률이 크지 않으며, 도시가스 업체들의 경우 액면 배당률 상한선이 10%로 제한돼 있기 때문이다.이미 99년에 20%의 액면배당을 실시한 바 있는 이들 LPG 양대 수입사는 2000년에도 20% 이상의 배당을 실시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이들 양사의 99년말 종가가 1만3천원, 1만2천원이어서 지난해에 7.7%, 8.3%의 배당 수익률을 기록한 반면, 현주가는 9천2백원, 8천8백50원에 불과해 지난해와 동일한 수준의 배당을 실시한다 해도 투자자들은 연말까지 2개월도 채 안 되는 기간 동안 연간 채권 수익률보다도 높은 10.9%에서 11.3%의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표2 참조) 그러나 만일 투자 시점 이후 주가가 하락한다면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하는 배당 투자의 의미가 희석되기 때문에 고배당을 노리는 투자자들은 대상 업체의 주가가 과연 하방 경직성을 확보하고 있는가에 대한 관심을 가지게 된다.LPG 업체 주가의 하방 경직성을 살펴보기 위해서는 우선 KOSPI와 LPG 업체들간의 상관관계를 살펴 보아야 한다. 최근일 기준으로 1백50주 전부터 10주 전까지 LG-Caltex가스와 KOSPI와의 베타(β)계수의 추이를 살펴 본 결과 최근 들어 베타 계수값이 확연히 작아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표1 참조)에너지 가격구조 개편 수혜 예상최근 10주간 종합주가지수가 740대에서 550대로 낮아진 점을 감안하면 LG-Caltex가스의 주가는 KOSPI의 하락에도 불구하고 크게 하락하지 않는, 상당히 방어적인 모습을 나타낸 것이다. 이는 최근 경기 위축에 대한 우려가 심화되면서 경기 방어주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반영된 결과로 볼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만일 연말까지 KOSPI가 추가 하락한다 하더라도 이들 업체들의 주가는 지금까지와 마찬가지로 방어적인 양상을 나타낼 가능성이 많다.배당 투자자들이 또 하나 고려해야 할 점은 과연 LPG 업체들의 영업환경이 안정적인가 하는 것이다. 지난 99년말부터 올해까지 LPG 수요의 둔화를 초래할 만한 두 가지 이슈가 있었다.하나는 그동안 6인승으로 되어 있었던 승용차와 승합차의 구분 기준이 2001년부터 10인승으로 바뀐다는 것이고, 또 하나는 최근에 구체화된 에너지 가격 구조 개편이었다. 99년 이후 RV를 중심으로 한 LPG 차량의 증가로 수송용 LPG 수요가 크게 늘어나고 있었지만, 이 두 가지 이슈가 발생함으로써 향후 LPG 수요가 감소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시장에 확산되고 있다. 즉, 현행 제도상 승합차에만 허용되고 있는 LPG 연료의 사용 저변이 승합차 기준의 상향조정으로 인해 위축될 수 있다. 무엇보다 에너지 가격 구조 개편으로 현행 100:47:26인 휘발유:경유:LPG의 가격 비율이 2003년 이후에 100:75:60으로 변하게 될 경우 LPG의 가격 경쟁력이 악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LPG엔진 등 개발·환경친화적 특성, 수요전망 밝아그러나 이러한 시장의 우려만큼 LPG 수요가 크게 위축되지는 않을 전망이다. 우선 정부의 정책이 LPG 소비를 줄이겠다는 취지보다는 그동안 LPG에 적용됐던 낮은 세율을 인상해 휘발유, 경유, LPG간의 공정한 경쟁을 유발하려는 것이라는 점이다. 정부는 LPG 수요가 지나치게 위축되는 것을 막기 위해 7인승에서 10인승 승용차의 LPG 사용을 지속적으로 허용해주는 내용을 골자로 한 ‘액화석유가스 안전 및 사업관리법 시행 규칙 개정안’을 마련하고 있다.또 그동안 LPG 수요가 성장하는데 가장 큰 저해 요소였던 도시가스의 전국 배관망 설치 작업이 마무리되고 있다. LPG가 가지고 있는 편의성, 환경 친화적인 특성 때문에 등유, 중유 대비 품질 경쟁력이 높다는 점도 LPG 수요전망을 밝게 해준다.이와 함께 LPG 업체들이 LPG엔진 개발, LPG 버스사업, 소규모 지역 배관망 사업 등 신수요 개발에 노력하고 있다는 점도 수요가 감소할 것이라는 우려를 불식시키는 부분이다. 최근 에너지 경제 연구원은 2005년까지 국내 최종 에너지 수요가 연평균 4.8%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LPG 수요는 이보다 낮은 연평균 2~4%의 안정 성장을 이룰 전망이다.(표3 참조)한편 내년부터 실시되는 LPG 가격 자율화와 최근 2년 동안의 대규모 저장 기지 완공도 LPG업체들의 향후 현금 흐름 전망을 밝게 해주고 있다. LPG 업체들의 매출은 크게 내수판매 부문이 57%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나 정부로부터 자기자본 대비 세후 10% 수준의 순이익만을 보장받고 있어 그동안 내수 부문에서의 수익성 제고가 어려웠다.그러나 내년부터 가격 자율화가 실시될 경우 이러한 정부와의 정산과정이 없어지고 시장 기능에 의한 가격 결정이 이뤄지기 때문에 LPG 가격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크다. 또한 날로 확대되는 중국 시장에의 수출 증대를 위해 최근 2년간 인천과 평택에 세운 대규모 저장기지도 LPG 업체들의 수출 마진 개선에 일조할 것이다. LPG 국제 가격은 동절기, 하절기 가격편차가 2배 이상에 달하고 있어 저장 능력이 클수록 연간 수출 마진이 높기 때문이다.LPG 업체들의 적정주가는 도시가스 업체들과의 비교를 통해 산출될 수 있다.(표4 참조) 청정연료이며, 가정,상업, 산업용의 측면에서 유사한 수요기반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도시가스 업체들과 비교시 LPG 업체들은 수익가치, 자산가치, 현금흐름 측면에서 모두 저평가되어 있으나 여기에 일부 할인율이 적용돼야 할 것이다. 도시가스는 향후 성장성이 정부 정책으로 보장돼 있으나 LPG는 그렇지 못하기 때문이다. 할인율로는 도시가스 업종 주가가 안정화된 99년도의 평균 할인율 13.1%를 사용하였으며, 이 경우 LPG 업체들은 2000년 예상 실적 기준으로 5.4%의 주가 상승 여력을 가지고 있다. 배당 수익률과 합산하면 LPG 업체들의 주주는 연말까지 평균 16.5%의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 불확실한 장세에서 단기간의 투자로 매력적인 투자 수익률이 기대되는 LG-Caltex 가스와 SK가스에 대한 배당투자를 권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