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자구노력 구체화가 변수 … 반도체주·우량금융주 등 분산 투자해볼만

강원도 폐광촌의 카지노가 개장하자마자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고 한다. 부작용이 없지 않겠지만 도박을 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의 욕구를 해소시켜주고 외화유출도 억제하는 긍정적인 효과가 있지 않을까 한다. 그런데 주식시장도 카지노와 같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특별한 노동 없이 ‘돈 놓고 돈 먹기’라는 점에서 같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주식투자와 카지노 도박은 분명히 다르다.우선 카지노 도박은 사전에 승률이 정해져 있지만 주식은 그렇지 않다. 강원도 카지노는 처음에 손님을 끌기 위해 승률을 상당히 높게 정해 놓았다고 한다. 하지만 아무리 높여도 부대 비용과 인건비가 있기 때문에 승률은 1보다 낮을 것이고 게임이 계속될수록 돈을 잃을 확률이 높아진다. 반면 주식투자는 사전에 정해진 승률이 없다. 활황장에서는 대부분의 투자자들이 돈을 벌게 되어 승률이 1보다 높게 된다.두번째로 카지노 도박은 장기투자가 불가능한 반면 주식투자는 투자기간을 얼마든지 늘릴 수 있다는 점이다. 카지노는 바로 바로 승부가 나기 때문에 스릴을 즐기려는 사람들이 몰리고 있다. 이런 점에서 데이 트레이딩은 도박과 유사한 속성을 갖는다. 세번째는 주식시장은 기업의 자금조달 창구로서 국민경제에 기여하는 바가 큰 반면, 카지노는 업체의 배를 부르게 할 뿐이다.강원도의 카지노는 북적거리는데 서울의 주식시장은 여전히 한산하다. 반도체 가격 급락, 유가 급등, 포드사의 대우차 인수 포기 등 대형 악재가 이미 반영됐다고 할 수 있으나 시장은 여전히 활기를 되찾지 못하고 있다.다행히 10월 한 달 동안 종합주가지수가 장중 400포인트대로 내려간 날이 세 번 있었지만 그 때마다 다시 500포인트대로 자율 반등하여 적어도 500포인트는 지지될 수 있을 것이라는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다. 동아건설의 법정관리, 현대건설에 대한 자구노력 압박은 정부의 구조조정 의지에 대한 시장의 신뢰를 회복시키는 계기가 되고 있다.주식시장은 7월부터 10월까지 4개월간의 하락장을 마감하고 상승을 위한 계기를 찾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현금비중을 높였던 국내 기관투자가들과 외국인들도 주식매수를 소폭이나마 늘리고 있는 양상이다. 특히 외국인들은 11월 들어 연일 순매수를 보이고 있다.주식투자를 하지 말고 오히려 팔아야 할 이유는 여전히 도처에 많다. 경기는 하강국면에 있고 구조조정 터널의 끝은 아직도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그렇기 때문에 주식을 싼 값에 살 수 있는 것이다. 상황이 개선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 시점이 되면 당연히 지금보다 훨씬 비싼 값에 살 수 밖에 없다. 97년말 김대중 대통령이 당선되고나서 금고가 비었다고 한탄할 시점에 한국 주식을 대량 매수한 바 있는 미국의 탁월한 투자자, 존 템플턴(John Templeton)은 가장 비관적인 시기가 주식을 사기에 가장 좋은 때라고 말한다.현대건설의 자구노력이 구체화되면 종합주가지수는 연말까지 630~650포인트까지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 폭락후 횡보하고 있는 반도체주, IMT-2000관련 불확실성으로 주가가 크게 떨어진 통신주, 금융구조조정의 효과를 보게 될 우량 은행주에 분산 투자해볼만한 시점이 아닌가 한다.◆ 존 템플턴의 투자원칙1. 일반 대중과 달리 행동하지 않으면 뛰어난 수익률을 올릴 수 없다.2. 가장 낙관적인 분위기일 때가 매도하기에 가장 좋은 시점이고, 가장 비관적인 분위기일 때가 사기에 가장 좋은 시점이다.3. 가장 싼 값으로 주식을 살 수 있는 때는 대부분의 투자자들이 주식을 팔 때다.4. 다른 투자자들이 필사적으로 주식을 팔 때 사거나, 다른 투자자들이 열광적으로 주식을 살 때 파는 것은 대단한 용기가 필요하나 그 보상은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