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미국에선 3백개 이상의 인터넷 관련 기업이 나스닥에 상장을 했다. 이들 기업의 평균 매출은 1천8백만달러인데 비해, 평균 비용은 두 배나 되었다. 결국 손실이 1천8백만달러에 달했다는 얘기다. 성장이 첫번째 목표이고, 이익은 나중에 자연스럽게 따라줄 것으로 생각했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이것을 바람직한 것으로 여겼다.그러나 손실이 지속되면서 투자자들은 회의적이 되었으며 인터넷 상점의 주가는 곤두박질 치기 시작했다. CDnow는 1999년 하반기에 44%, eToys는 35%, Beyond.com은 무려 72%나 하락했다. 아마존조차도 1999년 11, 12월에 주가가 25%나 떨어졌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은 실질적인 경제적 가치가 있는 비즈니스 모델을 요구하기 시작했다.지난해 크리스마스 시즌, 많은 소비자들이 인터넷 상점이 제시하는 가격에 만족했으나 서비스의 질에 대해서는 거의 모두가 대단히 불만족스러워했다. 이제 인터넷 상점들은 고객이 원하는 서비스 제공에 충분한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가격을 올릴 것인가, 아니면 더 많은 손실을 감수하면서 생존하거나 인수될 기회를 노릴 것인가에 대해 선택해야 하는 기로에 서 있다. 이것은 생사를 결정하는 문제이지만, 많은 기업들은 이러한 문제에 익숙하지 않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경쟁자를 평가하라먼저 경쟁자와 비교해 기업의 손익모델을 분석하고 산업의 역학관계를 이해해야 한다. 만약 경쟁자가 원가 이하의 가격을 제시하고 있다는 결론에 도달하면, 그들이 얼마나 견딜수 있는지를 결정해야 한다. 경쟁자가 풍부한 자금을 가지고 있고 당신도 그렇다면, 그들의 가격에 맞춤으로써 이러한 저가 전략으로는 결코 성공할 수 없다는 신호를 보내어 정상 가격수준으로 복귀하게끔 만들어야 한다.브랜드가 중요한 산업이라면 가격을 어느 정도 차별화해 경쟁자들이 마진만큼 손해보도록 만든 후 스스로 자멸할 때 그들을 인수할 수도 있을 것이다. 또한 경쟁자가 실수하는 부분 - 핵심 유통채널을 경쟁자로 만드는 가격 정책 - 을 명확히 인식해야 한다. Levi’s와 Reebok은 웹을 통한 직접판매가 기존 유통업자들을 분개하게 함에 따라 인터넷 비즈니스를 그만두어야만 했다.● 추후 가격 인상을 장담하지 말라기업은 소비자에 대한 가치제안을 통해 기업에 이익을 가져다 주는 고객을 창출하기 위한 도구로서 인터넷을 사용해야 한다. 가격할인을 통해 고객을 끄는 것이 언뜻 보기엔 인터넷 소매를 주도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인터넷과 같은 새로운 기술을 먼저 받아들이는 사람들은 가격에 민감하기 보다는 편의성을 더 중시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초기에 싼 가격으로 소비자를 끄는 것은 나중에 좀더 높은 마진의 제품이나 지속적인 서비스를 팔기 위해 소비자를 붙잡아 둘 수 있을 때만 효과가 있다. Microworkz는 작년 봄에 컴퓨터와 인터넷을 함께 묶어 2백99달러에 제공하는 서비스를 시작했다가 컴퓨터를 받지 못한 소비자들의 항의 때문에 최고경영자가 사임하고 인터넷 서비스 회사와의 협력관계도 종지부를 찍는 수난을 맛보아야 했다.기업들이 최소한 지켜야 할 것은 초기에 온라인 서비스에 많이 투자하고 그에 따라 가격도 합리적으로 설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나중에 가격을 올린다는 것은 예상대로 되지 않는 경우가 많으므로 가격 전략에 대해 단순한 가정을 하는 것은 위험하다.● 브랜드를 강화하라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통해 소비자에게 보내는 메시지가 일관성이 있어야 한다. 월마트(Wal-Mart)가 제안하는 가치는 ‘언제나 저가(Always Low Prices)’이다. 만약 월마트가 온라인 상점을 열어 더 싼 가격을 제시한다면, 소비자들은 지금까지 월마트가 제시한 가치가 사기였다고 생각할 지도 모른다. 온라인상에서 가격을 가지고 경쟁하는 것은 고객을 혼란시키고 브랜드 이미지를 훼손할 뿐이다. 온라인 상점들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나기 때문에 소비자들은 누구를 신뢰해야 할지 모르게 되고, 결국은 브랜드를 중요한 구매결정 요인으로 여기게 된다.인터넷 기업들은 지난해 한해에만 약 20억 달러의 돈을 광고에 퍼부었으나 소수만이 목표를 달성하고 있다. 전통적 기업 중의 하나인 Toys ‘R’ Us의 경우, 순수 온라인 기업인 eToys에 대항해 온라인 상점을 열고난 후 한동안 고전했다. 그러나 지속적인 가격 유지 정책을 고수, 마침내 각종 명절휴가(Holiday) 기간 동안의 방문객 수에 있어서 eToys를 거의 추격했다. 소비자들은 믿을 만하고, 일관성 있는 브랜드에 대해서 높은 가격을 지불할 준비가 되어 있는 것이다.● 서로 다른 고객에게 다른 가치를 제공하라기업은 서로 다른 종류의 고객에게 접근하기 위해서 차별화된 판매기법을 사용할 수 있다. 어떤 사람들은 최상의 서비스와 속도, 쇼핑의 편리성, 보상시스템 등을 원할 것이고 그에 상응하는 프리미엄을 기꺼이 지불하려 할 것이다. 이러한 고객의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기업 차원에서 투자가 필요한데, 몇몇 성공사례를 보면 개선된 배달시스템(익일 배달보증), 온라인 고객 피드백(고객이 직접 쓴 책평가) 등이 있다. 이러한 차별화 전략은 고객이 지불하는 프리미엄을 정당화하고 고객의 전환비용을 높임으로써 지속적으로 프리미엄을 요구할 수 있게 해준다. 속도나 서비스 등을 원하지 않고 오직 저렴한 가격만을 원하는 고객들을 위해서는 인터넷 경매나 소위 ‘동태적 가격설정’을 통해 할인가격을 제시할 수 있다.(표 참조) 미래의 기업들은 고객 니즈에 따른 가격 차별화를 위해 인터넷을 점점 더 많이 사용하게 될 것이다.● 재무적 비전을 수립하라결국 당신 기업의 온라인 가격 전략이 올바른 것인지 아닌지를 어떻게 알 수 있는가. 과거에 시장을 떠들썩하게 했던 많은 IPO(기업공개) 기업들이 매출목표는 달성함에도 불구하고 당초의 이익목표는 거의 달성하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기업들은 자문해봐야 한다. 재무계획의 기본적 사항들을 비즈니스 모델에 포함시켰는지, 방문객 대비 쇼핑객의 비율, 고객 이탈률, 고정 고객의 평생가치를 계산해 보았는지, 어떤 가격전략이 기업이 제안하는 가치를 제대로 전달하고 그에 맞는 고객을 획득했는지를 이해하고 있는지 등등. 지속될 수 없는 할인가격으로 소비자를 끌어들이는 것은 어떤 기업이든 가능하다. 중요한 것은 이익을 가져다 주는 평생고객을 창출, 유지하고 있는 Gap이나 Dell같은 기업으로부터 가격전략의 기본을 배우는 것이다.최근 인터넷 기업들의 영업결과를 놓고 볼 때, 너무 많은 기업들이 불량 기업을 양산하는 취미에 빠져 있는 듯이 보인다. 취미에서 벗어나 진정한 비즈니스를 만들기 위해서는 알맞은 가격 전략이 필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비즈니스 세계에서 완전히 버림받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