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구조조정의 지연에 따른 시장 불안심리에도 불구하고 지표금리는 10월 한때 연중 최저치를 경신하는 등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다. 11월9일에는 국고채 3년물이 0.27%포인트나 하락한 연 7.27%까지 내려가 하루 낙폭으로는 연중 최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또한 이날 통안채 2년물도 역시 7.2%대로 내려앉았고 3년만기 회사채 금리(AA-급 기준)도 전날보다 0.15%포인트나 하락한 연 8.40%에 거래됐다.지표금리 하락의 직접적인 원인은 풍부한 시중 유동성에도 불구하고 국고채를 위시한 우량 채권 외에 마땅한 투자처를 찾기가 어렵다는 데 있다. 무엇보다 증시침체로 인해 시중 자금이 제 2금융권으로부터 빠져 나와 주로 우량은행권의 예금계좌로 유입되고 있어 자금시장의 단기 부동화가 지속·심화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그러나 다른 한편 BBB-기준의 무보증 회사채 수익률은 연초보다 0.08%P나 높은 11.75%를 기록해 일부 우량기업을 제외한 일반 중견기업들의 자금조달 상황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이같은 시중 자금의 단기 부동화와 기업자금조달 시장 경색으로 현재 회사채 발행물량은 미미한 수준에 머무른다. 이런 상황은 구조조정이 성공적으로 진행돼 시장위험이 해소될 때까지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올 연말까지 3년 만기 국고채 발행이 약 두 차례 가량 남아 있기는 하지만 그 발행액이 현재의 수급여건을 악화시킬 만큼 크지는 않을 것이며 통안증권의 경우도 아직까지 추가 발행 계획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은행권을 중심으로 한 기관의 매수여력이 적어도 내년 초까지는 충분한 상태를 유지할 것으로 보여 채권 수급면에서 볼 때 지금의 저금리 기조가 내년 초까지 이어질 전망이다.자금시장의 내부적 수급상태 이외에 구조조정의 진행 상황이나 증시동향과 같은 시장 외부적 요인들을 고려한다 해도 당분간 지표금리의 상향 반전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구조조정의 진행성과가 갖는 일차적인 의미는 시장에 팽배한 불안심리를 얼마나 해소할 수 있는가이다. 동아건설의 부도 처리 그리고 부실기업 및 부실은행의 경영 판정 결과 등은 시장의 기대를 충분히 만족시키지는 못했지만, 향후 구조조정에 있어서 정부의 강력한 의지를 표현한 것으로 비교적 긍정적인 신호로 받아 들여지고 있다.따라서 구조조정이 시장의 신뢰를 획득해감에 따라 시장위험은 감소할 것으로 보이며 이는 주식시장과 자금시장에 동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그간 우량은행권으로 집중 유입된 시중자금의 일부가 투신사와 증권사로 유입될 전망이나 우량은행들의 기존의 보수적 자금운용 행태를 고려할 때 국고채를 위시한 우량 채권에 대한 매수세는 그리 크게 줄지 않을 것이다.또한 투신사와 증권사의 운용자산중 채권투자가 차지하는 비중을 고려할 때 구조조정에 따른 금융권간 자금이동에도 불구하고 지표금리에는 별다른 영향이 없을 것이다. 따라서 적어도 내년 초까지 시중 지표금리는 국고채(3년) 수익률 약 7.50∼7.70%, 그리고 통안증권(1년) 수익률 7.05∼7.08% 수준에서 안정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