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초 엔/달러 환율은 1백1.65엔까지 하락했다. 그러나 1999년도 미국의 실질GDP성장률이 4.2%로 고속성장을 지속한 반면 일본의 1999년 4/4분기 실질GDP성장률이 마이너스 5.6%, 올해 1∼2월중 종합수지가 4천억엔 적자를 기록해 달러화에 대한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면서 엔화가치가 하락, 2월중에는 엔/달러 환율이 1백10엔대까지 상승했다.최근에는 중동분쟁 및 고유가, 치요다 및 쿄에이 생명보험회사의 연이은 파산에 따른 금융시스템 불안감 확산 등으로 엔/달러 환율이 1백7∼1백8엔대에 머무르며 약세를 보이고 있다.향후 엔/달러 환율에 영향을 미칠 주요 변수중 하나인 미국의 경기연착륙은 그 기대감이 줄어드는 추세다. 지난 2/4분기 실질GDP성장률이 전기대비 5.6%를 기록, 저인플레이션 아래 지속적인 성장이 나타났기 때문이다.미국의 9월중 소비지출 및 신규주택판매호수 등 일부 지표는 양호한 상태이나 미국의 3/4분기 실질 GDP성장률이 당초 예상보다 크게 낮은 2.7%를 기록한 가운데 10월중 소비자신뢰지수가 1년이래 최저치인 135.2를 기록, 미국의 경제성장 둔화 우려감이 확산되고 있다.또한 미국 경상수지가 2000년 상반기중 2천76억달러의 적자를 보이면서 올해 적자규모가 GDP대비 5% 수준인 4천억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반면 일본은 금년 1∼6월중 6조7천7백17억엔의 큰폭의 경상수지흑자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미국의 경상수지 적자규모가 확대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달러화, 엔화 및 유로화 등 주요 통화간 환율의 재조정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어서 달러화 가치 하락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그러나 최근 일본 기업들의 도산 우려감과 연이은 생보사들의 파산으로 일본 금융시스템에 대한 불안감이 상존하고, 9월중 소매매출이 전년동기대비 1.5% 감소, 지난 8월 제로금리정책을 포기할 때 전제했던 소비지출이 줄어들고 있다. GDP의 60%를 점하고 있는 민간소비가 부진, 일본경제의 본격적인 회복을 지연시키는 것이다.1백6∼1백10엔대 단기등락 가능따라서 외국 투자자들이 일본 주식 투자금을 회수하는 반면 일본 투자자들의 해외 채권 투자규모 확대추세는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 등 일본에서의 자본유출이 지속돼 엔화약세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결국 미국의 경기둔화 우려감에도 불구하고 당분간 엔화는 약세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지난 7월 이후 몇차례에 결쳐 엔/달러 환율이 1백10엔대 이상 상승하려는 시도가 있었으나 1백9~1백10엔대에서의 달러화 매도 물량이 지속적으로 나왔다는 점을 고려할 경우 단기적으로 엔/달러 환율은 1백6~1백10엔대에서 등락할 것으로 보인다. 보다 긴 관점에서 살펴보면 일본경제의 회복세는 내년중에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돼 연말을 지나면 엔화가 강세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다.그러나 엔화가치의 지나친 상승으로 일본 제품의 가격경쟁력이 약화될 것을 우려, 작년 6월 이후 일본 은행이 외환시장에 개입한 전례를 감안할 때 급격한 엔/달러 환율의 하락은 제한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