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1백층짜리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이 13개월만에 완성됐다는 사실을 아십니까. 그것도 1930년도에 말입니다. 설계단계부터 유지보수에 이르는 전 공정을 체계적으로 진행했기 때문에 가능했죠. 그러나 국내 건설 산업은 이런 일이 불가능합니다. 고비용 저효율의 산업구조인데다 기술력도 없기 때문입니다. 한미파슨스가 CM으로 국내 건설 수준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키겠습니다.”한미파슨스 김종훈(52) 사장은 고비용 저효율의 국내 건설 시장을 저비용 고효율로 바꿀 수 있다고 장담한다. 김사장이 이렇게 큰소리치는 배경에는 건설 사업을 시작할 때부터 끝날 때까지 건축주 대신 관리해주는 CM(Construction Management)이 있기 때문이다. 그는 “CM의 핵심은 원가관리, 스케줄관리, 품질관리이다. 이 중에서도 원가와 스케줄관리가 가장 중요하다”며, “국내 건설 사업들이 당초 예산을 초과하거나 공사기간이 길어지는 이유가 CM을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일반적인 건설 사업의 라이프사이클은 기획, 설계, 발주, 시공, 감리, 유지관리로 진행된다. 한미파슨스는 라이프사이클 모든 단계에 걸쳐 CM 사업을 펼치고 있다. 한미파슨스는 특히 ‘2 Day Cycle’이란 공법을 통해 공사기간을 30% 단축하고 공사비용도 10% 절감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어떻게 가능한 것일까.“이 공법의 핵심은 설계단계부터 모든 공정을 편하게 한다는 것입니다. 시공 전에 모든 공정을 체계적으로 진행할 수 있도록 계획을 세우는 것입니다. 두번째는 관리입니다. 후속 공정이 차질없이 뒤따라올 수 있도록 관리하는 것입니다. 골조 시공이 3층을 올라가고 있으면 1층에서부터는 외벽 공정에들어가고 이어 실내 공정이 시작되는 것이죠. 계획에 따라 각 공정에 필요한 자재를 발주할 수 있는 시스템이 만들어져야 합니다.” 김사장은 국내에서는 이 공법을 적용하기 위해 몇몇 회사와 합의했다며 내년에는 실제 현장에서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저비용 고효율 건설사업 노하우 제공한미파슨스는 지난 96년 미국의 건설전문 엔지니어링 업체 파슨스와 50대 50으로 합작 설립된 한미건설기술의 새로운 이름. 자본금은 현재 10억원이며 파슨스와 서영엔지니어링이 각각 50%씩 지분을 갖고 있다. 설립 1년만인 97년에 1백34억원의 매출을 올리면서 승승장구하던 한미파슨스는 IMF경제위기를 맞으면서 매출이 격감했지만 적자는 내지 않았다. “창사 이래 한번도 적자를 내지 않았다. 차입경영도 하지 않아 부채도 없다”며, “상황에 맞는 구조조정과 비용절감을 해온 결과”라고 김사장은 말했다. 올해 매출 목표를 1백50억원으로 잡고 있는 한미파슨스는 현재 상암동 월드컵경기장, 삼성 도곡동 타워팔래스, 현대 아이파크, 까르푸, 월마트 등 30여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한미파슨스는 최근 오프라인 노하우를 기반으로 한미파슨스닷컴(hanmiparsons.com)을 오픈하고 건설관련 온라인 컨설팅, 온라인 교육, 웹 기반 프로젝트 매니지먼트 등 e-비즈니스 사업에도 진출했다.김사장은 73년 서울대 건축공학과를 졸업하고 한라건설, 삼성건설 등에서 28년 동안 건설현장에 몸담아온 건설업계 베테랑이다. 삼성건설 재직시에는 세계 최고층 빌딩인 말레이시아 KLCC 현장 건설 소장을 역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