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S비율 높이기 비상걸린 은행권 발행 러시... 매입 후 유동성 낮은 점 '흠'

은행들의 후순위 채권 발행이 줄을 잇고 있다.11월초까지 9개 시중, 지방은행이 국내에서 발행한 후순위채는 모두 약2조원어치. 해외발행분은 14억5천만달러 규모다. 은행들이 이렇게 앞다퉈 후순위채권을 발행하는 것은 연말결산을 앞두고 국제결제은행 BIS자기자본비율을 높이느라 비상이 걸렸기 때문이다.게다가 합병이나 지주회사 설립 등을 앞둔 자본 규모 키우기도 후순위채권 발행 러시의 한 요인이다. 후순위채권 중 만기가 5년 이상의 채권은 1백% 순자기자본으로 인정된다. 5년 미만짜리 채권은 매년 20%씩 순자기자본으로 인정하지 않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5년3개월이나 7년, 10년 만기로 발행한다.후순위채권은 은행이 도산했을 경우 변제순위가 다른 채권에 비해 뒤처지는 채권이다. 대신 금리가 다른 채권에 비해 조금 높다. 정기예금보다 높은 연 9∼10%수준이라 후순위채 발행은 은행 입장에서는 상당한 부담이 되지만 투자자들에게는 인기있는 상품이다.특히 분리 과세를 선택할 수 있기 때문에 최근 발행된 후순위 채권에는 과세를 피하려는 거액 자산가들의 뭉칫돈이 많이 몰렸다.다른 채권 비해 금리 조금 높고 유동성은 낮아현재 후순위 채권을 판매하고 있는 곳은 농협과 하나은행이다. 하나은행은 지난 10일부터 판매를 시작, 18일 현재 1천50억원어치를 팔았다. 농협은 15일부터 12월28일까지 모두 1천5백억원을 판매할 예정이다. 만기는 5년3개월이며 발행 금리는 실효수익률 기준으로 9.0%다. 표면금리는 매월 이자가 지급되는 1개월 이표채의 경우 8.65%, 3개월 이표채 및 복리채는 8.7%다.주택은행은 20일부터 2천억원 규모의 후순위채를 판매한다. 만기 10년, 세전 실효수익률은 연 10%다. 올들어 여러 은행에서 후순위채를 발행했지만 만기 10년짜리는 올해 처음 나왔다.3개월 기준 표면금리가 9.65%이다. 만약 1억원을 투자하면 10년 후 세전 2억6천만원을 받게 된다는 계산이다. 1개월 이표채, 3개월 이표채, 3개월 복리채 등 3가지가 있고 1천만원 이상 1백만원 단위로 매입 가능하다.주택은행측이 말하는 것처럼 “현재의 저금리가 상당기간 계속된다면” 후순위채는 안전성과 수익성을 모두 기대할 수 있는 노후설계에 적합한 상품일 수 있다. 또 은행측에서는 자기자본비율을 높여 대외신인도를 올리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고, 채권시장 구조 측면에서는 시장자금이 계속 단기화하는 상황에서 장기후순위채 발행은 이를 부분적으로 완화시키는 긍정적 효과도 있다.그러나 국내은행 후순위채는 채무불이행 사례가 없어 각 은행의 위험수준이 발행금리에 정확히 반영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또 금융시장에서 공급자인 은행이 후순위채를 남발하는 경향이 있고, 투자자도 채권 투자의 위험에 대해 제대로 인식하지 않은채 투자하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는 점도 염두에 두어야 한다. 개인 매입 후에는 거래가 거의 일어나지 않는, 유동성이 낮은 자산이라는 것도 명심할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