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프랑크푸르트는 한폭의 그림이다. 도심을 적시며 흐르는 푸른 마인강 양쪽으로 고딕식 성당과 중세풍 건물이 도열해 있다. 하얀 유람선과 키 큰 나무들도 볼 만하다. 교통과 상업의 중심지이기도 하다. 유럽으로 향하는 항공편은 십중팔구 이곳에 들른다. 한시간 거리에 ‘황태자의 첫사랑’으로 이름난 대학도시 하이델베르그가 있고 시내를 관통하는 마인강은 몇시간 뒤 로렐라이언덕이 있는 라인강으로 합류한다.이형남(53)씨는 작년까지 이곳에서 꼬박 10년을 살았다. 독일을 포함해 스위스 오스트리아 이탈리아 동구 러시아를 포함하는 지역에 한국제품을 파는 세일즈맨으로 달러를 벌어들이는 첨병이었다. 직책은 삼성물산 독일현지법인장. 의료기기 기계 전기·전자제품 등 한국의 간판제품을 팔아 연간 10억달러의 외화를 들여왔다.지난해 귀국해 삼성물산 기계전자 사업본부장을 맡았던 그가 올해 벤처기업인으로 변신했다. 회사명은 케어캠프닷컴. ‘병원 경영에 관한 모든 것’이라는 구호를 내건 기업이다.헬스케어산업 선두주자 포부병원도 일반 기업처럼 경영의 효율성이 중요하다. 하지만 일반기업에 비해 효율성이 아주 뒤떨어진다. 전근대적인 관리와 거래관행이 상존하고 있어서다. 이런 상태가 지속되면 경쟁력이 떨어지는 것은 분명하다. 의약분업 등으로 경영환경이 급변하는 상황에서 자칫 파산할 수도 있다. 이사장이 케어캠프닷컴의 사령탑을 맡은 것은 병원의 경영을 첨단경영으로 바꾸어주기 위한 것. 자신이 선진국에서 쌓은 경영노하우를 접목시켜 경쟁력있는 병원을 만들어 주기 위한 것이다. 자본금 1백억원은 삼성물산 백병원 삼성의료원 순천향병원 차병원 등이 댔다. 이사장은 “지금은 삼성그룹 지분이 절반에 이르고 있지만 외부 주주의 영입과 증자를 통해 수년내 30% 이하로 낮출 것”이라고 밝힌다.회사가 출범한 것은 지난 4월. 이사장은 7월1일부로 대표이사로 합류했다. 의료산업 관련 전자상거래가 주요 비즈니스. 일반인을 대상으로 의료정보를 제공하는 사이버헬스케어 사이트(www.carecamp.com)를 열었고 B2B서비스의 일환으로 의료전문 공동구매서비스 사이트(www.xchangecamp.com)도 개설했다. 하지만 일반 닷컴기업처럼 온라인 비즈니스만 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오프라인비즈니스를 온라인비즈니스 못지않게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주요 사업은 병원이 필요로 하는 의료용 자재 장비를 사주는 것. 좀더 고상하게 말하면 구매아웃소싱 대행이다. 구체적으로는 △진료재료, 의약품, 의료장비 등 공동구매 △의료분야 e-마켓플레이스 △건강과 질환에 대한 정보와 서비스를 제공하는 B2C포털사이트 △원외전자처방전 전달시스템 △의료제품 통합물류 등이다. 이밖에 의료관련 제품의 수출입, 병원운영과 관련된 정보통신 솔루션으로 확대할 계획이다.이사장은 “병원과 의료관련 제조회사가 상생하는 쪽으로 사업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한다. 병원입장에서는 진료재료 의약품 의료장비를 공동으로 사면 구매가격을 낮출 수 있다. 불필요하게 반복되는 상담을 없애 인력과 시간절감도 꾀할 수 있다. 납품회사 입장에서는 대량공급을 통해 원가를 줄일 수 있고 안정적인 조업을 할 수 있다.이사장은 “의약분업 이후 병원의 합리적인 경영이 초미의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며 “병원의 경쟁력을 높이는 케어캠프의 사업이 의료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고 말한다. 삼성물산과 주주병원의 노하우를 결합해 국내는 물론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헬스케어산업의 선두주자가 되겠다는 포부를 갖고 있다.내년부터 고가 장비도 구매대행 서비스케어캠프닷컴은 2개 사업부와 1개 지원팀을 두고 있다. e-마켓플레이스사업부에 재료영업팀, 약품영업팀, 의료기기영업팀, 소싱팀, 마켓플레이스팀이 있으며 인터넷사업부에 헬스케어팀 쇼핑몰팀을 두고 있다. 지원팀으로는 전략기획팀, 정보전략팀, 경영지원팀이 있다. 삼성물산 출신 8명을 포함해 직원은 모두 35명. 연내 50명으로 늘릴 계획이다.이 회사는 21세기에 들어서면서 의약분업, 의료관련 제도가 급격하게 변화하고 e-비즈니스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이 나타나자 병원과 의료기기업체들로부터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특히 헬스케어와 의료관련 인터넷비즈니스가 21세기 유망사업으로 부각되면서 더욱 관심을 끌고 있다. 의료산업에 관련된 업체로부터 컨소시엄을 구성하자는 제의도 줄을 잇고 있다고 밝힌다.케어캠프닷컴은 본격적인 영업후 두달만에 40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올해 매출은 1백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내년에는 1천억원 이상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이사장은 “일부 병원의 경우 아직도 전근대적인 경영을 고수하려는 곳이 있고 일부 병원은 어떻게 구매업무를 외부에 맡기느냐며 고개를 젓고 있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병원의 경쟁력 강화라는 잣대로 판단하면 해답은 간단하다고 덧붙인다. 자재를 값싸게 사는게 필수적이고 이를 위해선 케어캠프닷컴의 도움이 필수적이라는 것. 그는 아직은 병원용 자재가 매출의 주종을 이루고 있지만 내년부터는 고가장비도 구매대행의 주요 대상이 될 것이라고 소개한다. 여기에는 MRI CT 초음파진단장비 등도 포함된다고 밝힌다. 다만 이들 전문장비는 사용하는 의사의 판단이 중요하므로 이들과 충분히 논의해 기종을 선정한 뒤 대량구매에 따른 이익을 병원에 돌려주겠다고 덧붙인다. (02)2056-97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