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망한 대기업 회장은 메모안하기로 유명하다. 그는 결재도 하지 않고 아무 것도 들고 다니지 않는다. 메모는 안하지만 수많은 사안들을 기억해 추진하고 확인하는 그의 탁월한 기억력에 많은 직원들은 감탄을 금치 못한다. 어느 날 그는 냅킨에 기록한 것을 가지고 업무진행현황을 확인하고 있었다. 문득 “당신들은 내가 왜 수첩을 안갖고 다니는지 알아”하고 질문을 던졌다. “사람일이란 알 수 없는 법이야. 언제 어떤 일이 생길지 모르지. 나중에 문제가 생겨 기관에서 조사라도 나오게 되면 결재서류와 수첩은 결정적 증거가 되거든….” 그 얘기를 듣고 직원들은 황당한 표정이 됐다. “아무 증거도 남기지 않는다는 것은 뭔가 온당치 못한 일을 하고 있다는 얘기이고, 우리에게도 목적을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 일을 하라는 얘기가 아닌가.” 얼마 후 그렇게 잘 나가던 것처럼 보이던 그 기업은 결국 망했다.한때 문어발식으로 확장을 하던 모그룹도 외환위기로 어려움에 빠졌다. 무엇보다 현금유동성에 문제가 생겼던 것이다. 사업 다각화를 추진했는데 생각처럼 매출이 오르지 않고 모기업의 자금만 잡아 먹었던 것이다. 할 수 없이 구조조정을 시작했다. 그 과정에 회장은 개인적으로 갖고 있던 잘 나가던 회사의 주식을 팔아 천억 가까운 돈을 마련해 도탄에 빠진 자신의 기업을 살리는데 사용했다. 측근 중의 한 사람이 “아무리 회사가 어려워도 어떻게 개인 재산을 팔아서 회사에 넣을 수 있습니까. 이 회사는 주식회사인데”라는 질문을 던지자 회장은 이렇게 대답했다. “회사를 이 지경으로 만든 것은 전적으로 내 잘못이네. 내 잘못인 만큼 무슨 수를 써서라도 회사를 살리는게 내 임무일세. 또 나는 돈에 욕심이 없네. 돈을 짊어지고 갈 것도 아니잖나.” 결국 그 회사는 회생했고 지금 회장님은 그 회사의 주식값이 오르는 바람에 예전에 쏟아부었던 돈의 몇배를 벌게 됐다고 그 측근 인사는 말한다. 자기 회사 회장 얘기를 하는 그 임원의 말에서 ‘자부심, 긍지, 존경’이 가득 차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제가 그런 분과 일을 할 수 있고 여러가지 배울 수 있게 돼 정말 행운입니다. 무엇보다 직원들에 대한 사랑과 사심없는 마음이 그 분의 장점입니다.”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에는 세상을 지배하는 수많은 자연법칙들이 있다. 관성의 법칙, 에너지 보존의 법칙, 작용반작용의 법칙…. 우리는 그런 법칙들을 아무 의심없이 받아들인다. 자연법칙이란 것은 기분에 따라 개인에 따라 받아들이기도 하고 그렇게 하지 않을 수도 있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원하지 않더라도 그것은 세상에 존재하면서 인류를 지배한다.개인의 성공도 이런 자연법칙의 지배를 받는다. 성공하는 사람, 성공하는 기업이 우연히 재수가 좋아서 성공하지는 않는다. 그 안에는 엄격한 자연법칙과 원칙이 숨어 있다. 원칙대로 살아가고 경영하는 개인과 기업은 성공하고 그렇지 못한 개인과 기업은 실패하는 것이다. 또 그 원칙이란 것은 절대 엄청난 것이 아니고 누구나 알고 있는 쉬운 것들이다. 다만 실천에 어려움이 있을 뿐이다. 물론 편법을 사용하거나 운이 따라서 단기적으로 성공하는 것처럼 보이는 개인과 기업은 있지만 결코 오래 가지는 않는다. 우리는 한때 잘 나가던 것처럼 보이던 개인과 기업이 철창에 갇히고 망하는 모습을 수시로 뉴스를 통해 본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곧잘 원칙의 중요성을 잊곤 한다. 개인의 성공이나 기업의 성공에 숨어있는 자연법칙을 기억하고 기본적인 원칙을 지키는 것만이 우리가 성공하는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