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조정 여파 시중자금 난기류... 외국인 투자동향 주시하며 저평가주 탐색

현재 국내 주식시장에는 PER, EV/EBITDA, PBR 등 어떠한 가치평가지표로 살펴보더라도 지나치게 저평가되어 있는 주식이 많이 있다. 문제는 구조조정과 관련된 불확실성으로 매우 높게 형성되어 있는 리스크 프리미엄과 취약한 수급구조가 주가가 기업의 적정가치 수준으로 상승하는 것을 억누르고 있다는 점이다.11월에 들어와서 주식시장은 미국증시 하락, 동남아 환율불안 등 해외변수의 불안에도 불구하고 퇴출대상기업 발표(11월3일), 부실은행 경영평가 발표(11월8일), 공적자금 40조원의 신규조성, 현대문제 처리의 진전 등으로 국내적 불확실성이 완화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반영되면서 상승흐름을 보이고 있다.그러나 자금시장 측면에서 살펴보면 퇴출기업 발표에도 불구하고 중견기업에 대한 신용리스크는 감소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최근 국내 시장금리는 국고채를 중심으로 연중 최저수준까지 하락했지만, 트리플 B급 이하 채권은 매매가 거의 중단된 상태에서 우량회사채와의 금리 스프래드를 확대시키고 있다. 세계적인 불안요인이 발생하면 국제유동자금이 안전한 피난처(Safe Haven)인 미 재무성채권 투자로 이동하면서 달러화 가치가 상승하고 미국 국채 금리는 하락한다. 마찬가지로 국내시장에서도 구조조정에 따른 투자위험 때문에 시중자금이 안전한 피난처라 할 수 있는 국고채와 A급 회사채로 몰리면서 지표금리 하락과 우량 및 비우량채권간의 스프래드가 벌어지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향후 금리가 하락세를 멈추고 스프래드를 줄여갈 때, 증시가 구조조정에 따른 부담에서 본격적으로 벗어나고 있다고 판단할 수 있을 것이다.수급과 관련해서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동향이 핵심으로 보인다. 현재 외국인들은 순매수를 지속하고 있으나, 향후에도 이러한 순매수 추세가 지속될지에 대해서는 낙관할 수 없어 보인다. 우선 미국 증시에서 대선과 관련한 불확실성의 증가와 기업실적 둔화에 대한 우려감으로 연말랠리의 기대감이 점차 약화되고 있다. 향후 미 경기에 대하여도 연착륙에 대한 낙관적인 견해가 아직 주류이지만 경착륙의 가능성도 점차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3/4분기 미 경제성장률이 2/4분기에 비해 2.9%P 하락한 2.7%를 기록했다. 이를 반영해 주요 미 증권사들은 2001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하향조정하고 있다. 미증시가 하락해 글로벌펀드들이 주식비중을 축소한다면 아시아시장에서 투자비중 확대상태인 한국시장은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가치주 고수 워렌 버펫 다시 각광 … 투자 참고할 만외국인 순매수가 이어지고 있고 불확실성 해소에 대한 기대감이 점차 반영되고 있는 현 증시상황을 감안할 때, 주가지수는 단기적으로 600포인트대로의 추가상승을 모색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그동안 주가상승을 가로 막았던 국내외 악재가 완전히 해소된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저평가되어 있는 가치주 중심의 보수적인 투자자세가 바람직해 보인다. 기술주 열풍에도 불구하고 투자대상 기업에 대한 철저한 분석을 바탕으로 가치주에 대한 중장기투자전략을 고수했던 워렌 버펫이 최근 다시 각광받고 있는 점을 참고할 필요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