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무역수지는 수입급증에도 불구하고 수출이 호조를 나타냄으로써 10월까지 97억달러의 흑자를 달성했다. 수입은 고유가로 인한 원유수입 급증과 우리 경제의 예상외 고성장으로 인해 10월까지 39.4%나 상승했다. 그런반면 수출도 세계경제의 고성장과 세계적인 정보통신화 열풍으로 컴퓨터, 통신기기, 반도체 등 전기전자 제품의 수출이 호조를 보이면서 10월까지 24.7%나 증가했다. 4분기 들어 수출증가율이 점차 둔화되고 있으나 국내 경기가 둔화되면서 수입증가율이 더 큰 폭으로 떨어지고 있어 연말까지 무역흑자는 1백20억달러 정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1월부터 10월까지의 수출실적을 중화학제품과 경공업제품으로 나누어 보면, 중화학제품의 수출은 31.8%나 증가해 작년 하반기 이후의 호조세가 지속됐다. 품목별로는 반도체(42.1%), 컴퓨터 (67.3%) 등 전기전자제품의 수출이 34.7%나 증가했고, 세계경제의 고성장으로 인해 일반기계(36.1%), 석유화학(39.6%), 자동차(20.4%) 등도 높은 증가세를 나타났다. 그러나 철강은 경쟁심화로 14.6% 증가에 그쳤으며, 지난해 한자릿수에 머물렀던 경공업제품의 수출도 올해 10.5%의 증가에 그쳐 상대적인 부진을 벗어나지 못했다.수출증가세는 앞으로 다소 둔화될 전망이다. 무엇보다도 세계경제를 이끌어가고 있는 미국경제의 둔화 움직임이 뚜렷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2/4분기에 5.6%의 높은 성장을 나타냈던 미국경제는 3/4분기에는 성장률이 2.7%로 크게 낮아졌으며, IT산업의 위축과 주가하락, 연준리의 금리인상 효과 등이 가시화돼 내년에도 3%대의 성장에 그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그러나 환율 면에서의 수출경쟁력은 2001년에는 보다 개선될 전망이다. 구조조정에 대한 불안감과 국제 금융시장의 불안정 등으로 원화환율은 절하 여지가 있는 반면, 일본경제 회복으로 엔화의 절상추세는 지속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같은 원화의 안정세에 힘입어 2001년 수출은 11% 내외의 증가율을 나타낼 것으로 전망된다.소비심리 위축, 수입 증가율 14%대 그칠 듯산업별로는 전기전자 제품의 수출이 여전히 우리 수출을 주도할 것으로 기대되나, 전세계적인 소비지출 둔화로 컴퓨터의 수출증가율은 2000년에 비해 크게 낮아질 전망이며 자동차, 가전, 통신기기 등 내구소비재의 수출도 다소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수요산업의 위축으로 반도체 수출증가율도 올해보다는 낮은 20% 정도에 그칠 전망이며, 철강 수출은 오히려 줄어들 가능성도 있다.이와 함께 2001년 수입은 원유수입의 증가에도 불구하고 소비심리 위축과 구조조정에 따른 투자 여력 감소, 국내경제의 성장률 둔화로 증가율이 14~15%대에 그쳐, 2000년의 36% 내외와 비교하면 크게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수출보다 수입의 증가율이 훨씬 큰 폭으로 떨어짐에 따라 2001년 무역수지 흑자규모는 2000년보다 줄어드나 여전히 적지 않은 수준인 80억달러 내외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