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서울의 한 백화점이 통신판매로 가장 많이 팔린 상품을 조사했더니, 콘돔이 1위를 차지했다. 약국같은 곳에서 콘돔을 사면서 멋쩍었던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수긍이 가는 결과일 것이다.최근에는 밝고 유머러스한 분위기의 점포를 꾸며놓고 성인용품을 파는 콘돔 전문점까지 등장하긴 했지만 콘돔은 여전히 남몰래 사고 싶은 물건이다. 따라서 콘돔전문점이 인터넷에 등장하는 것은 시간문제였다고 할 수 있다.공식적인 세계 최초의 인터넷 콘돔 전문점은 지난 94년9월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의 ‘액세스그룹(The Access Group)’이 개설한 ‘콘돔컨트리(www.condom.com)’로 알려져 있다. 원래 웹서버 구축 전문 소프트웨어 개발회사였던 이 곳은 인터넷 콘돔 전문점으로 더욱 유명해졌다.이 회사의 성공 요인은 이용자들의 흥미를 유발할 수 있는 화제성높은 아이템을 선정한 것이다. 누구나 알고 있는 물건인데다 콘돔하면 누구나 흥미를 갖게 된다는 점에 착안했다.콘돔컨트리에는 콘돔에 관한 것이라면 거의 모든 것이 있다. ‘콘돔의 역사’, ‘콘돔사용법’ 등은 물론 고객들이 각각의 콘돔을 사용해보고 느낀 점을 적는 코너도 있다. 심지어는 상점에서 콘돔 사길 두려워하는 교사 남편 때문에 고민이 많았던 가정주부가 보낸 감사의 편지도 있다.콘돔 컨트리에 들어가면 조랑말을 탄 콘돔 모양의 카우보이를 만나게 된다. ‘콘돔보이’라는 마스코트의 안내를 받아 점포 안으로 들어서면 다양한 형태의 콘돔, 마사지 로션, 성관련 비디오 등 다양한 콘돔 관련 상품이 진열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트로전(Trojan), 클래스 액트(Class Act), 듀렉스(Durex), 기모노(Kimono), 사가미(Sagami), 오카모토(Okamoto) 등 세계적으로 알려진 브랜드가 거의 모두 포함돼 있다.요즘 인기를 끌고 있는 콘돔은 접착성이 높은 웨트(Wet) 콘돔, 초박막의 울트라 신(Ultra thin) 콘돔, 향기 콘돔 등 주로 기능성 콘돔이다. 그리고 성관련 상품으로는 카마수트라(Kama Sutra)를 주제로 한 책이나 비디오 등이 잘 팔린다고 한다.최근에는 ‘콘돔보이’가 인기있는 캐릭터로 자리를 잡으면서 이것을 주제로 한 티셔츠, 열쇠고리, 콘돔 케이스 등과 같은 캐릭터 상품도 등장했다. 그중에서도 화려하고 세련된 디자인의 콘돔보이 티셔츠는 신세대들에게 특히 인기가 높다.쇼핑몰에서 마음에 드는 제품을 고르면 자동적으로 쇼핑 카트에 담겨지고, 쇼핑을 끝내면 카운터에서 대금을 지불하는 절차를 밟도록 해놓았다. 가격은 6달러짜리 12개들이 콘돔 묶음에서 30달러짜리까지 다양하다. 제품 가격에 배달 비용을 부담하면 세계 어디에서든지 기상천외한 콘돔들을 구입할 수 있다. 만국 공통 상품인 콘돔이 세계화를 앞당기고 있다. (02) 501-2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