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초 달러당 1천1백10∼1천1백40원대에서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던 원화환율이 11월 하순 들어 급격한 상승세로 돌아서 달러당 1천2백원 수준으로 급등했다.올 상반기까지는 원화절상 기대 심리가 지속됐다. 그러나 9월과 10월중 외국인 주식투자자금은 순유출로 반전됐다. 특히 국제유가가 폭등하고, 세계경제 성장세가 둔화되는 등 대외여건이 악화돼 국내 경제에 대한 비관적인 전망이 대두된 것이 원화환율 상승의 배경이 되고 있다.그러나 최근 원화환율이 단기간에 급등한 보다 직접적 이유는 일본과 대만 통화가치의 급락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미 태국 필리핀 등 동남아시아 국가 통화는 올해초부터 달러에 대해 약세를 나타내고 있었지만 원화가치는 무역수지 흑자가 지속되고 비교적 정치적으로 안정됐다는 점이 부각되면서 안정세를 유지할 수 있었다.내년 상반기 1천2백원대서 균형이룰 듯그러나 한국과 수출상품 구조가 유사한 일본과 대만 통화의 가치절하는 한국의 수출상품의 경쟁력 하락을 가져와 무역수지에 직접적인 악영향을 주기 때문에 원화가치와 밀접히 연동돼 나타난다. 최근 엔화환율은 일본 내각의 경제개혁 추진능력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면서 달러당 1백10엔대로 올라섰다. 특히 대만의 경우 정국불안, 증시 침체, 막대한 부실채권 문제로 금융위기 발생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주가지수는 11일 6088.74p에서 23일 5146.92p 수준으로 15.5%나 폭락했다.최근 원화환율 급등은 경쟁국 통화에 비해 원화절하 폭이 못 미쳤던 것이 조정되는 과정으로 볼 수 있다. 단기적으로 보면 원화가치 하락 폭이 엔화나 대만달러에 비해 상대적으로 큰 것으로 보인다. 11월10일부터 23일까지 원화환율은 달러당 1천1백34.60원 수준에서 1천1백93.00원 수준으로 무려 5.1%나 상승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 연말을 기준으로 볼 경우 엔화환율은 8.3%나 절하된데 비해 원화와 대만 달러는 각각 4.8%, 4.3% 절하돼 원화는 엔화보다는 평가절하 수준이 낮으나 대만보다는 오히려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향후 원화환율은 단기적으로 오름세가 좀더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 정책당국이 다각적으로 환율안정 노력을 기울이고는 있으나 직접적인 외환시장 개입에는 소극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내수위축으로 경기가 둔화되고, 여타 아시아 통화의 약세가 지속되는 시점에서 원화환율의 상승은 수출경쟁력 제고와 경기진작 효과가 있다는 판단에 근거한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원화환율의 상승세는 시장 참여자의 기대수준을 반영하는 수준에 이를 때까지 상승세를 지속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그러나 장기적으로 보면 동절기가 지나면서 국제유가가 다시 하락세를 나타낼 가능성이 높고, 반도체 경기도 내년 하반기 중 다시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어 원화환율은 다시 하락세를 나타낼 가능성이 높다. 향후 1년간 예측오차가 3% 미만인 마르코프 국면전환 모형을 이용하여 11월말 원화환율이 1천1백87원이라는 가정하에 향후 1년간 예측치를 시뮬레이션해 본 결과 올 12월에는 1천1백88원 수준, 내년 5월까지 1천2백8원 수준까지 상승한 뒤 연말까지 1천1백94원 수준으로 하락할 것으로 추정됐다. 이러한 추정결과는 향후 원화환율이 급격히 절하될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는 것과 내년 상반기 중에는 원화환율이 1천2백원대에서 균형을 이룰 수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