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본사서 헤어기술.경영지원...유행.가격 골고루 만족 '경쟁력' 확보

미용실 사업은 어느 지역에서나 경쟁이 치열하다. 서울 이대앞처럼 ‘미용타운화’된 곳은 경쟁을 하면서도 시너지효과를 기대할 수 있지만 부도심이나 변두리지역은 점포 수가 늘어날수록 고객 확보가 어려워지는 ‘시장원리’를 그대로 감수해야 한다. 경쟁 점포보다 기술, 시설, 서비스, 가격 등의 조건이 좋지 않으면 금세 도태되고 마는 것이 이 사업이다.각종 학원들이 모여 있는 서울 노량진에서 미용실을 운영하고 있는 안택균(41) 사장은 미용 프랜차이즈에 가입, 표준화된 사업조건을 확보했다. 고객이 객관적으로 가장 선호할만한 수준에 모든 기준을 맞추었다는 것이 특징이다. 가격은 주변 경쟁업소와 비슷하거나 낮은 수준으로 맞췄고 실내는 밝고 환한 모던인테리어로, 유·무상 서비스를 아끼지 않는다는 점까지 체계적인 체인 전략에 따른 것이다. 창업자 개인의 판단에 의지하는 것 보다 여러모로 리스크를 줄일 수 있는 게 장점.안사장은 미용실 창업 이전에 다양한 사업을 벌여 성공과 실패를 경험해 본 베테랑 장사꾼이다. 20대 초반부터 캐주얼의류점을 차려 10년 동안 운영했고 사진관, 주택건설업, 레스토랑 등도 2~3년씩 해 본 적이 있다. 미용실 창업은 오래전부터 생각해 오던 ‘숙원 사업’. 3년전엔 미용학원에 다니며 직접 기술을 익히기도 있다.선진국형 미용실, 신세대 반응 좋아“지난 5월 서울 상계동에서 운영하던 레스토랑을 정리하면서 이젠 미용실을 해 봐야겠다 생각했죠. 새벽까지 이어지는 영업에 평소 좋아하지 않던 술까지 수시로 마시게 되니 정말 견디기 힘들더군요. 하고 싶은 일을 즐겁게 하면서 정상적인 생활리듬도 찾아야겠다는 희망이 간절했어요.”하지만 혼자 힘으로 미용실을 차리기엔 역부족이었다. 학원을 다니긴 했지만 능숙하게 고객 머리를 만질만한 수준이 아니었고 점포 물색부터 설비, 인테리어, 서비스까지 혼자 챙길 자신이 없었다. 그래서 찾은 것이 미용실 전문 프랜차이즈였다.안사장이 가맹한 ‘쌩딸그가이’는 ‘쌩딸그(Saint Algue)’라는 프랑스산 헤어살롱의 서브 브랜드다. 4년전 기술제휴 형태로 국내에 상륙한 쌩딸그는 대형 매장에 고가 전략을 쓰지만, 쌩딸그가이는 중저가의 패밀리형 체인이라는게 다른 점. 프랑스 본사에서 파견된 헤어디자이너로부터 신기술을 전수받거나 각종 세미나, 현지 교육 혜택을 받는 것은 동일하다.지난 10월 노량진 학원가 이면도로의 14평 규모 점포에 자리를 잡았다. 한창 입시가 임박한 시점이라 수험생 고객이 많았다. 우성아파트, 신동아리버파크 등 배후 아파트단지에서도 주부고객들이 찾아왔다. 4명의 미용사가 모두 바쁠 때는 안사장이 직접 가위를 잡을 정도다. 수시로 전단을 배포하고 가격할인 이벤트, 무료 트리트먼트 서비스 등을 제공한 덕분에 순탄하게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창업에 들어간 비용은 7천만원 정도였다. 임대보증금을 제외하고 설비, 인테리어 등에 들어간 비용은 4천만원.고객 1인당 평균 매출은 1만~1만5천원 정도. 5천원짜리 헤어컷 수요와 2~3만원대 퍼머넌트 수요가 반반 정도다. 하루 평균 50만원 선, 한달 평균 1천5백만원의 매출을 올리고 이 가운데 5백만원 정도를 순수익으로 확보하고 있다. 주변의 10여개 경쟁 미용실과 비교하면 훨씬 높은 수준.“‘마음에 들지 않으면 언제든 말씀하시라’는 문구를 붙여놓고 고객 불만을 최대한 수용하고 있습니다. 어떤 이유로라도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다시 해 드리겠다는 말이죠. 매장을 항상 깨끗하고 밝게 유지해 휴식공간 기능을 제공하는 것도 인기 요인인 것 같습니다.”가격할인 이벤트·공짜 서비스 ‘효과만점’안사장은 ‘동네 미용실’이 아니라 ‘가격 부담없는 고급 헤어살롱’이라는 이미지를 심는데 주력하고 있다. ‘고급스런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쾌적한 공간’이 곧 미용실이라는 것.한 통계에 의하면 전국의 미용실은 8만개소에 달하고 있다. 수적인 면에서 이미 포화상태인데다 전문인력까지 감소하고 있는 추세다. 반면 고객의 요구 수준은 날로 높아지고 있어 과거의 주먹구구식 운영으로는 수익을 내기 힘든 상태가 됐다.이같은 시장 변화에 따라 등장한 것이 이른바 ‘선진국형 헤어살롱’. 남녀노소 모두 부담없이 모발 관리를 받을 수 있는 미용실이 대안으로 등장했다. 제약기업 근화제약이 최근 미국 헤어살롱을 벤치마킹한 모발관리 체인 ‘존앤제인’을 런칭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쟈끄데상쥬’ ‘모즈헤어’ ‘쌩딸그’ 등이 대표적인 외국계 체인으로 꼽힌다.선진국형 미용실이 종래와 다른 점은 경영기법이 체계적이고 인력이 중앙집중식으로 관리된다는 점이다. 특히 다른 직종에 비해 이동이 심한 미용사들을 본사가 관리하고 교육하는 것은 경쟁력을 높이는 기반이 된다는 평이다.대표적인 생활밀착형 비즈니스인 만큼 입지의 영향을 크게 받는 것이 미용실이다. 주요 고객층이 10~20대 신세대이기 때문에 그에 맞는 입지를 고르는 것이 중요하다. 주택가보다는 사무실밀집지, 대학가, 지하철역 주변이 유리한 셈이다. (02)452-84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