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성 차이가 큰 사업부문을 별도로 떼어내는 기업분할이 활발해지면서 최근 미국에서 붐을 이루고 있는 트래킹 주식(Tracking Stock)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최근 들어 동원산업 LG화학 등이 기업분할을 단행하거나 분할계획을 발표함으로써 이 제도가 경제전문가들의 관심거리로 등장했다.트래킹 주식이란 한 기업의 새로운 사업 부문이나 성장성이 있는 부문을 떼어내 그에 대한 주식을 따로 발행하는 것을 말한다. 분사화 경영의 한 형태인 셈이다. 특히 모기업이 특정사업부문을 육성하는데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는데 유리할 뿐만 아니라 채권처럼 상환부담이 있는 것도 아니고, 주주총회에서 승인만 얻으면 간단히 발행할 수 있다.얼마전까지만 해도 신규사업에 진출하는 경우 회사내의 특정 사업부로 시작해 일정단계에 오르면 분사하는게 대부분이었다. 그런데 성장분야가 계속 분사화돼 떨어져 나간다면 독립되는 사업부의 입장에서는 건전한 재무구조 유지 등 바람직한 측면이 많지만 모기업의 입장에서는 쇠퇴할 수밖에 없는 처지에 놓이게 된다. 따라서 분사하기는 어렵고, 그렇다고 모기업이 직접 나서서 자금을 조달하기도 힘든 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수단의 하나로 등장한 것이 트래킹 주식이라고 볼 수 있다.회사 입장에서는 경영권 분리와 같은 복잡한 절차를 거치지 않고도 효과적으로 분리경영을 할 수 있고, 또 다각화된 사업부문이 주식시장에서 제대로 평가 받지 못해 실제 사업가치보다 주가가 낮아지는 현상을 막을 수 있다는 점에서 새로운 재무전략으로 각광을 받고 있는 것이다. 트래킹 주식은 분사화를 위한 것만이 아니라 외부업체 인수자금 마련을 위해 발행하는 경우도 있다. 이 경우 인수대상업체의 이름이나 이니셜을 따서 ‘A주식’ 또는 ‘B주식’으로 부르기도 한다.트래킹 주식이 발행되면 우선 기존주주들이 일정량을 배정받게 되는데 배당청구권은 갖지만 의결권과 잔여재산 청구권이 없는게 대부분이다. 따라서 모기업 주가보다 10∼15% 할인된 가격에 판매하는 것이 일반적이다.미국에서는 지난 84년 GM이 일렉트릭 데이터 시스템에 관한 트래캥 주식을 발행한 이후 31개 기업이 트래킹 주식을 발행했다. 특히 지난해에는 12개 기업이 트래킹 주식을 발행했고, 12개 기업이 발행을 준비중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우리나라는 이 제도가 아직 구체적으로 도입되지는 않고 있다. 물론 법적 근거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상법 344조에는 “회사는 이익이나 이자의 배당, 잔여재산의 분배 등에 관하여 내용이 다른 수종의 주식을 발행 할 수 있다”고 규정돼 있다. 그러나 트래킹 주식 발행에 따른 적정주가 산정이나 공시제도 그리고 특정사업부의 부분회계제도 등에 관한 구체적인 규정이 전혀 마련되지 않은 상태다.트래킹 주식은 기업내용 가운데 수익성이 높은 부문에만 골라 투자할 수 있어 투자자들에게 다양한 투자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실제 자산은 없이 현금흐름이나 매출만 가지고 투자자를 모으기 때문에 적정주가 형성이 어렵고, 자칫 실제보다 고평가 될 가능성이 크다는 단점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