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을 재촉하는 스산한 바람을 타고 들려오는 구조조정 소식에 많은 사람들이 심한 한기를 느끼는 모습이다. 위기의식을 느낀 근로자들은 온몸으로 구조조정을 반대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를 바라보는 시민들의 마음도 편치않다. 구조조정을 해야 우리경제가 살 수 있다는데 구조조정을 격렬히 반대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으니 안타까운 일이다.위기에 몰린 경제를 살리는 처방전으로 등장한 개혁이나 구조조정은 해당기업의 쓸모없이 된 일자리를 줄이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인위적인 개혁이나 구조조정이 아니더라도 지금 세계를 휩쓸고 있는 기술혁신의 바람은 우리나라뿐 아니라 여기저기서 많은 일자리를 빼앗아가며 근로자들을 불안속에 몰아넣고 있다.유사이래 최장기 호황을 누리고 있는 미국에서도 현재 기술혁신으로 인한 고용불안이 큰 사회적 문제의 하나로 등장하고 있다. 기술혁신으로 전체 경제의 생산성은 높아지고 전에 없는 호황을 누리고 있지만 개별기업들은 기술혁신으로 쓸모없이 된 인력을 줄이는 일에 과감히 나서고 있다.지난 80년대의 침체에서 미국경제를 살려낸 미국기업들의 리엔지니어링이나 리스트럭처링은 기술개발로 쓸모없이 된 인력을 과감히 정리하는 것을 전제로 진행됐으며 지금도 이 노력은 계속되고 있다.지난 경제위기 이후 우리의 고용제도도 크게 바뀌어 그동안 많은 사람들이 누려온 안전한 종신고용제도가 사라지고 종업원을 보다 손쉽게 정리할 수 있는 신축적인 고용제도가 도입됐다. 기술혁신의 바람이 거세게 몰아치는 상황에 냉엄한 시장경제 원리를 벗어난 고용제도로는 더 이상 우리 기업들이 국제경쟁에 살아남을 수 없다는 사실을 위기를 통해 새롭게 배우고 깨달은 셈이다. 기술혁신이 가속화되고 국제경쟁이 더욱 치열해지는 상황에 기업의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선 인력도 다른 재화나 용역같이 시장경제 원리에 따라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는 기반이 갖추어져야 한다.고용불안시대로 불리는 오늘의 일자리 위협 사태는 실제로 새로운 고용제도 때문도 아니고 구조조정 때문에 생기는 일도 아니다. 하루가 다르게 새로운 모습으로 다가오는 기술혁신이 바로 내 일자리를 위협하고 빼앗아 간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 따져보면 구조조정이란 기술변화로 이미 쓸모없이 된 일자리를 정리하는 과정에 불과하다. 물론 지금 우리의 현실은 그동안 정부나 기업인들의 잘못된 선택과 결정이 오늘의 고용불안에 큰 몫을 하고 있는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내 일자리를 지켜주는 것이 종신고용제도나 노조도 아니고 자비로운 고용주나 정부도 아니라는 사실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새로운 환경에 맞는 새로운 기술과 기능, 노하우 등을 꾸준히 익혀 변화하는 환경에 맞는 새로운 능력을 갖추는 것만이 내 일자리를 지키는 길이다. 새로운 기술혁신은 기존 일자리를 없애면서 한편으로 새로운 일자리를 끊임없이 만들어내고 있다. 최근 미국의 실리콘밸리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1, 2년 안에 새로운 일자리로 계속 옮겨가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제때제때 새로운 일자리로 옮겨가지 못하는 사람을 무능한 사람으로 평가하는 시대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끊임없는 자기능력 개발만이 일자리를 지키는 길임을 명심해야 한다.한근태 한국리더십센터 소장이 집필해왔던 <경영수필 designtimesp=20460>은 지난 261호로 끝을 맺고 이번호부터 이상직 커뮤니케이션즈 코리아 부사장의 를 싣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