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우리경제는 전반적인 수요의 둔화와 세계경기 하강추세로 인해 경제의 성장활력이 2000년에 비해 크게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중에서도 특히 1/4분기는 한해 중 가장 힘든 시기가 될 것이다. 2000년 4/4분기부터 나타나기 시작한 경기의 급격한 하강추세가 그대로 이어질 것이기 때문이다.현재 경기를 불안하게 하고 있는 요인들은 미국경기 불안, 고유가, 반도체가격 하락 등 대외적인 요인과 함께 금융시장의 심각한 신용경색과 구조조정에 따른 불안감 등 대내적 요인으로 나누어볼 수 있다.1/4분기에 유가는 안정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반도체는 세계 D램 경기의 하강, IT붐의 둔화 등으로 2001년 상반기까지 저가추세가 지속된다는 것이 일반적인 전망이다.미국경기도 하강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며 주가급락으로 금융시장의 불안이 가속될 경우 기업들의 자금난이 심화되면서 경기가 경착륙할 가능성도 있다. 미국경제의 경착륙은 대미수출에 크게 의존하는 아시아국가들의 수출부진으로 연결되면서 세계경제 불황으로 파급될 우려가 있다.국내적으로는 구조조정의 윤곽이 1/4분기중 어느 정도 잡힐 것으로 예상되지만 시행과정에서 상당한 마찰과 부작용이 뒤따르게 될 것이다. 기업퇴출, 금융기관 합병 과정에서의 실직자 양산과 노사갈등 심화는 사회적 불안감을 확산시키고 기업의 투자여력과 소비자들의 구매력 및 소비심리를 위축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내년 연간 회사채 만기도래 규모 57조원 가운데 30조원이 1/4분기중에 집중돼 있고 이중 절반 이상이 투기등급 채권으로 이뤄져 있다. 더욱이 금융구조조정 과정에서 금융기관들의 위험자산 기피현상도 이어지면서 심각한 수준에 있는 신용경색 현상이 여전히 해소되기 어려울 것이다.1/4분기 이후 경기 회복세로 돌아설 듯결국 경제에 대한 불안감이 해소되지 못하게 되면 소비와 투자 등 내수가 계속해서 위축될 수밖에 없고 내수위축은 생산위축과 국민소득 감소로 이어져 다시 수요가 위축되는 악순환이 지속될 것이다. 이 과정에서 기업의 매출둔화에 따른 부도증대, 실업자 증가가 불가피해 보인다. 수요둔화가 내구소비재에서 서비스업으로 옮겨가고 있는 추세이기 때문에 기업뿐 아니라 도소매, 유통, 숙박, 교양오락 등 일반 서비스부문의 경기도 더 안 좋아질 것으로 보인다. 2000년 9%를 넘을 것으로 예상되는 경제성장률이 2001년 1/4분기중에는 4%대로 크게 낮아질 전망이다.1/4분기에는 계절적으로 수출이 줄어드는 특성상 경상수지도 흑자폭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이고 의료보험 수가인상, 학교 등록금 및 담배세 인상 등 공공서비스 요금의 상승으로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3%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여러 가지로 국민들에게는 어려운 시기가 될 것이다.하지만 1/4분기 이후에는 최악의 상황에서 벗어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유가안정에 따른 비용감소 효과가 서서히 기업수익성 증가로 나타나게 되고 내구재소비 사이클도 다시 상승세로 반전하면서 경기가 완만하게나마 회복될 수 있을 것이다.물론 이를 위해서는 구조조정 과정에서의 혼란이 어느 정도 정리되고 이에 따라 신용경색 현상이 완화된다는 전제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