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빅뱅’. 인터넷 사용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인터넷을 통해 유통되는 정보도 음성, 동화상 등 보다 풍부한 정보를 요구하는 추세다. 기업들로서는 얼마만큼의 용량으로 어떻게 ‘저장고’를 구축하느냐의 문제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서버’로 대표되는 CPU중심의 IT인프라가 대용량 저장장치인 ‘스토리지’중심으로 변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스토리지의 필요성이 커지는만큼 기업전산담당자들의 고민도 커진다. 정보공유를 중시하느냐와 데이터의 전송속도를 중요시하느냐의 시스템 선택에 대한 것이다. 때문에 정보공유를 중시하는 NAS(Network Attached Storage)와 속도를 중시하는 SAN(Storage Area Network)의 효율성을 놓고 많은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하지만 이제는 고민을 덜 수 있게 됐다. 세계 스토리지 시장을 이끌고 있는 EMC가 두마리의 토끼를 한번에 잡을 수 있는 ‘도구’를 지난 12월초에 내놓았기 때문이다. EMC에서 이번에 선보인 제품은 ‘카멜레온’, ‘셀레라SE파일서버’ 등 두가지 스토리지 시스템과 소프트웨어인 ‘하이로드’. 제임스 로드니(James b. Rothnic) EMC 수석부사장은 “NAS의 개선(파일 공유에 따른 병목현상 등 제한이 있음)이 필요하다고 판단돼 개발한 스토리지로 가격·성능 등이 뛰어난 제품이며 ‘하이로드’는 SAN과 NAS의 장점만을 취합해 스토리지의 기능을 높여주는 소프트웨어”라고 설명했다. 덧붙여 “인터넷을 통한 대용량의 정보전달을 빠르고 원활하게 하고, 저장된 정보를 보다 효율적으로 접근·관리할 수 있게 됐다”는 말로 신제품 출시에 대한 ‘자신감’도 내보였다. 아닌게 아니라 신제품 발표가 있던 날 미국증시는 크게 떨어졌지만 오히려 EMC의 주가는 13%나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주식시가 총액이 연 2천억달러임을 감안하면 약 26억달러(31조원)가 늘어난 셈이다. 그만큼 스토리지시장에서 독보적인 EMC의 위치와 신제품 출시에 대한 기대를 반영한 것이다.그러나 스토리지 시장이 커지고 EMC의 기업가치나 기대가 높아지는데 반해 경쟁은 한층 치열해지는 분위기다. IBM, 컴팩, HP 등 굵직한 업체들이 앞다퉈 스토리지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로드니 부사장은 “네트워크·DB·소프트웨어 등에서 세계적인 업체들과의 제휴·협력으로 고객이 필요로 하는 솔루션을 제공해 고객에게 최대한의 만족을 제공하겠다”는 말로 답했다.‘콘텐츠 빅뱅’ 대비, 정보 인프라 구축 ‘만전’EMC는 시스코, 오라클 등과 회사명의 머리글자를 딴 ‘ECO 스트럭처’ 프로그램을 운영해오고 있다. 모두 IT업계를 이끄는 거물들이다. 이러한 제휴와 5년 연속 고객만족도 1위(가트너그룹 조사)를 기록해 온 고객중심의 경영으로 올해 90억달러, 내년 1백20억달러의 매출을 올린다는 것이 로드니 부사장이 밝힌 EMC의 계획이다.“방법은 있습니다. 바로 EMC의 스토리지 시스템을 구축하는 겁니다.” 로드니 부사장이 과거 30만년 동안 축적된 정보량보다 향후 3년간 만들어질 정보량이 더 많아진다(미국 버클리대)는 ‘콘텐츠 빅뱅시대’의 효율적인 정보 인프라 구축방법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대한 답으로 던진 맺음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