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성도·만족도 등 통찰, 진정한 서비스 찾아내야 매출증가·비용감소 시너지 효과

일찍이 필라델피아의 저명한 소매상인 John Wanamaker는 “나는 내가 광고에 쏟아 붓는 돈의 절반은 낭비하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문제는 어느 쪽 절반이 낭비인지를 모른다는 점이다”라는 유명한 말을 남겼다. 사실 광범위한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마케팅과 신뢰성 있는 효과측정 방법의 부재는 상거래의 역사만큼이나 오래된 문제이다. 고객을 유지하기 위한 투자가 어떤 방식으로 얼마나 큰 경제적인 효과를 가져올지 알기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그 동안 기업들은 이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기보다는 당연하게 받아들여 왔다.그러나 CRM을 통한 분석적인 접근방법은 기존의 마케팅이 갖고 있는 많은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했다. 즉, 성공적인 CRM 도입을 통해 기업들은 기존고객의 충성도 증가, 신규고객의 유치실적 증가, 기존 및 신규고객의 만족도 향상, 그리고 경영에 있어서의 효율성 및 효과성의 증진 등을 기대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매출증가 및 비용감소를 통한 이익 제고가 성공적인 CRM 도입의 궁극적인 기대 효과라 하겠다.예컨대 MCI Worldcom의 경우, 고객세분을 위한 데이터마트(Data Mart) 구축 운영을 통해 총 1천5백만명의 고객 중 불과 0.1%인 1만5천명의 고객이 전체 이익의 7%를 창출한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고, 이를 토대로 그들 주요고객을 유지하기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상대적으로 적은 비용으로 효율적으로 전개할 수 있었다.또한 영국의 이동전화 회사인 Orange는 고객들과의 지속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고객의 성향에 알맞은 서비스와 보상프로그램(Loyalty Program)을 개발함으로써 대다수의 기존 고객들이 그 프로그램에 가입한 것은 물론, 신규고객 유치를 통해 후발업체의 불리함을 극복하고 기존업체들에 비해 높은 고객당 기업가치를 달성할 수 있었다.이처럼 개별기업 차원에서는 다양한 성공사례가 존재하지만, CRM이 모든 기업에 효과적인 방안인지, 만약 그렇다면 그 성과가 얼마나 큰지, 또 어떤 역량들이 그러한 성과향상에 기여하는지 상세히 알지는 못하였다.앤더슨컨설팅은 이에 따라 CRM이 기업성과(Financial Performance)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기 위해 1999년부터 2000년까지 6개 산업(통신, 전자, 화학, 임업, 소매 및 제약)에 속한 2백50개 기업의 CRM 관련 임원 5백명을 대상으로 한 방대한 인터뷰를 진행했다. 마케팅, 판매 및 서비스의 세 영역에 걸친 4백30개의 심도있는 질문에 대한 인터뷰 결과를 토대로 앤더슨컨설팅은 세부적인 CRM 역량과 기업성과 간의 상관관계를 규명했다.조사결과에 따르면, CRM에 투자하지 않는 기업은 수백만달러의 이익창출 기회를 무시하고 내버려 두는 것과 같으며 또한 기업간 CRM 역량 격차에 따라 상당한 성과차이가 발생하는데 특히 특정한 역량들이 그러한 성과차이를 초래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좀 더 구체적으로 조사결과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1. CRM역량 강화를 통해 성과향상을 기대(표1)은 매출 10억달러 규모의 기업을 기준으로 추정한 결과다. 이 그림에서 보듯, 21개의 CRM 역량이 세전이익 기준으로 각각 1백만달러 이상의 성과개선 효과를 가져오며, 특히 그 중 5개의 주요역량은 1천만달러 이상의 성과차이 원인으로 규명됐다. 또한 21개 역량을 10% 향상시킴으로써 기업들은 세전이익 기준으로 4~5천만달러의 개선효과를 가져올 수 있고, 만약 30% 향상시킬 수 있다면 1억2천~1억5천만달러의 세전이익 증대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2. CRM 역량은 상호연계되어 있다.어떤 기업에 있어 한가지 성과는 다른 분야에도 영향을 준다. 이러한 역량간 상호작용을 지난 호에서 이미 소개한 CRM의 다섯 영역에 투영하여 볼 때, 21가지 CRM 역량은 ‘고객에 대한 통찰의 구축(Creating Customer Insight)’, ‘고객이 원하는 독특한 상품 서비스의 제공(Building Unique Customer Offers)’, ‘개인화된 고객과의 상호작용(Personalizing Customer Interactions)’, ‘종업원 역량증대 조직의 구현(Creating a High Performing Organization)’ 그리고 ‘조직 내외부간의 통합(Integrating Across the Enterprise)’ 으로 분류할 수 있다.(표2 참조)3. 기술과 사람을 잘 활용해야 한다.기술과 관련된 CRM 역량은 12개로 전체적으로 고루 분포되어 있으며 그 비중을 감안할 때 약 40% 정도의 성과개선 영향력을 갖고 있다. 한편, 사람과 관련된 역량 역시 5개로 분산돼 있으며 전체적으로 약 30%의 성과차이를 발생시킬 수 있으므로 기술과 사람이 무척 중요한 요소임을 알 수 있다.4. 고객에 대한 깊은 통찰이 열쇠이다.종업원 및 조직 역량이 우수한 기업이란 고객정보에 관한 하나하나의 작은 자료들을 수집해 전체 조직에 걸쳐 활용 가능하도록 고객에 대한 통합정보로 변화 시킬 수 있는 조직이며, 이를 위해서는 고객에 대한 통찰(Customer Insight)이 필요하다. 특히 고객과 기업이 1대 1로 상호작용하는 전자경제(eEconomy)에 있어서 고객에 대한 통찰은 그 중요성이 증대되고 있다. 고객에 대한 깊은 통찰이야말로 기업들이 진정으로 고객이 원하는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추기 때문이다.위에서 살펴본 것처럼, CRM은 기업의 가치를 높일 수 있는 커다란 잠재력을 갖고 있다. 그러나 다양한 역량을 훌륭하게 실행함으로써 CRM의 기대효과를 실현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성공적인 CRM구현을 위해서는 지금까지 아무리 효율적으로 여겨졌던 방식이라 하더라도 고객들이 원하지 않는다면 기존의 것을 과감히 버리고 새로운 방식을 받아들여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경영층을 포함한 구성원과 조직이 함께 그리고 빠르게 변화해야 한다는 큰 어려움이 상존하기 때문이다.단기간에 제한적인 투자만으로 CRM의 기대효과를 극대화하고자 하는 기업들은 위의 조사결과를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 즉, 자신의 기업이 처한 상황을 객관적으로 평가해 조사결과와 차이가 큰 항목부터 잠재적 우선순위를 정한 후, 사용 가능한 자원을 바탕으로 최대의 성과차이를 낼 수 있는 역량부터 강화하는 전략수립이 가능한 것이다.물론 성공적인 CRM 구현에 있어서 비전 및 전략이 중요하며 기업들은 훌륭한 전략 수립을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그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실천이다. 아무리 훌륭한 전략이 수립되었다 할 지라도 기업성과 향상은 그 기업이 얼마나 많은 CRM 역량을 어느 정도 완벽하게 수행할 수 있는가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앤더슨컨설팅의 회사명이 2001년 새해부터 ACCENTURE CONSULTING으로 바뀝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