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의 모든 것은 잠시도 쉬지 않고 빠르게 움직인다. 대부분 너무 빠르게 움직여 오히려 멈춰서 있는 것 같은 착각을 하게 된다. 마치 팽이를 아주 빠르게 돌리면 멈춰서 있는 것처럼 보이는 것과 같다.IBM 연구진의 계산에 의하면 우리가 살고 있는 이지구가 시간당 무려 6만6천마일의 속도로 태양 주위를 돌고 있다. 점보제트기가 시속 평균 6백마일 정도로 날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상상하기 어려운 속도로 돌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너무 빨리 너무 안정적으로 움직이고 있기 때문에 우리 자신이 느낄 수 없을 뿐이다.이처럼 빨리 움직이고 있는 지구는 태양계의 한 혹성에 불과하다. 태양계는 자체적으로 시속 52만8천마일의 속도로 움직이고 있으며 태양계가 속해 있는 은하계 자체가 한묶음이 돼 1백5만6천마일의 속도로 끊임없이 우주속을 달리고 있다. 더욱 놀라운 것은 모든 물건의 기초가 되는 원자속 전자가 시속 6억6천9백만마일의 속도로 계속 움직이고 있다는 것이다.이 세상의 모든 것들이 이처럼 빠른 속도로 움직이며 변하고 있으나 많은 사람들이 삶의 현장에서 이를 잘 깨닫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많은 것들이 움직이지 않고 고정되어 있는 것으로 착각하며 살고 있다.지금 우리 앞에 펼쳐지고 있는 디지털 시대의 특징은 이 세상의 모든 것이 하나의 네트워크로 연결돼 각 분야의 변화가 서로 상승작용을 하며 전체적인 변화의 속도를 가속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모든 것이 하나의 네트워크로 연결되면서 한 분야의 작은 변화가 다른 분야의 변화를 촉진시키며 변화의 가속화를 유발하고 있다.이러한 네트워크 시대에 변화의 속도를 가늠하기 위해선 컴퓨터나 다른 정보기기를 통해 나 자신이 네트워크에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 컴퓨터 등을 통해 네트워크 세계를 보지 않고선 빠른 변화를 그때그때 바로 알아 차릴 수 없다. 빠르게 달리는 버스나 기차에 몸을 싣고 여행을 할 때 창밖을 보지 않고 차안에 시선을 고정시키면 버스나 기차가 얼마나 빨리 달리는지 모르는것과 마찬가지다.디지털 시대에 정보통신 기기는 바로 네트워크로 연결된 밖의 세계를 바라볼 수 있는 창이다. 이 창을 활짝 열어 놓고 급변하는 네트워크 세계를 보지 못하면 빠른 변화의 물결을 제때에 알지 못하고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시대의 낙오자로 전락하고 만다.인류의 역사를 경제적 측면에서 보면 농경사회가 수천년을 이어 왔으며 산업사회가 약 2백년을 구가하다 정보화 사회로 진입했다. 수천년을 이어온 농경사회는 참으로 변화의 속도가 느린 사회였다. 수십년 수백년을 거의 비슷한 방식으로 살아왔다. 하루하루 삶속에서 실제로 별다른 변화를 감지하기 어려운 사회였다. 증기기관 발명으로 촉발된 산업사회는 농경사회에 비해 변화의 움직임이 쉽게 눈에 띄는 사회였다. 2백여년 동안에 수천년의 농경사회에서 경험하지 못한 많은 변화를 몰고 왔다.그러나 산업사회에서 우리가 경험한 변화는 대체로 우리의 오관으로 쉽게 감지할 수 있었다. 지금 우리 앞에 펼쳐지고 있는 정보화사회 즉 디지털 시대엔 변화의 속도가 너무 빠르고 너무 복잡해 우리의 오관으로 쉽게 알아 차릴 수 없는 혼돈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빠르게 움직이는 세상을 제대로 볼 수 있는 새로운 창을 활짝 열어놓지 않으면 시대의 흐름을 따라갈 수 없다. 이제 모든 사람들이 정보통신 기기를 소유할 수 있게 하고 이를 잘 활용할 수 있도록 훈련하고 교육하는 일이 정부나 기업들의 가장 중요한 과제로 등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