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FRB(연방준비제도이사회)는 월가의 예상을 깨고 전격적으로 기준금리인 연방기금금리를 0.5% 포인트 인하했다. 금리인하폭도 보통 때 2.5% 포인트의 2배나 되는 것이었다. 월가의 애널리스트들은 당초 오는 1월30일과 31일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고 예상해왔었다.이에 앞서 월가의 투자전략가들은 새해 벽두인 지난 2일 뉴욕증시의 주요지수들이 큰폭으로 떨어진 것을 두고 투자자들이 ‘반란’에 나선 것으로 해석했었다. 투자자들이 매물공세로 ‘복수’를 하면서 FRB에 금리인하의 조기단행을 촉구하는 분명한 메시지라는 것이 이들의 풀이였다. 이같은 ‘반란’이 일어난지 하루만에 대폭적인 금리인하가 이뤄진 셈이다.월가 예상깨고 3주나 앞서 금리인하 단행월가의 대다수 애널리스트들은 오는 31일 금리인하를 예상해왔다. 1월말의 FOMC 회의 이전에 금리인하가 있을 것으로 예상한 전문가는 극소수였다. 이들은 경기후퇴의 강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기 때문에 FRB가 정책집행 시기를 놓치지 않기 위해 FOMC회의 이전에 이례적으로 금리를 인하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결국 다수의 예측이 틀릴 수 있다는 교훈을 다시 한 번 보여준 셈이다.이번 금리인하와 관련, 월가의 투자전략가들은 FRB가 증시의 급박한 상황을 무시할 수 없었다는 결론을 내리고 있다. 빠른 시일안에 금리를 인하하지 않으면 투자심리를 악화시켜 주식시장이 헤어나올 수 없는 수렁으로 빠져들게 되며 시장침체는 결국 경제에 나쁜 영향을 미치게 된다는 논리이다. 이러한 빈곤의 악순환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FRB가 금리인하를 단행할 수밖에 없었다는 설명이다. 이른바 그린스펀 의장의 선제적(Pre-emptive) 금리정책과 상통하는 것이다.월가 투자전략가들은 역사적으로 볼 때 금리인하조치후 S&P 500지수는 3개월 뒤에 10%, 6개월 뒤에 19%, 12개월 후에 23.5%가 일반적으로 올랐다는 통계를 내세우며 들떠있는 모습이다.이번 금리인하를 계기로 ‘FRB와 싸우지 말라’는 월가의 격언은 그대로 맞아떨어졌다. 자신의 판단을 과신해 금리문제와 같은 정부의 주요정책과 집행시기를 함부로 예단하면 투자에 실패하기 십상이란 교훈을 남겼다.미국과 한국의 투자자들은 새해 투자전략을 다시 짜야 할 것 같다. 지난해의 시장상황에 대한 학습효과와 비관론에 얽매이는 ‘관성의 법칙’에서 탈피해 새로운 증시환경에 빨리 적응해야 한다는 뜻이다. 지난해의 그릇된 투자자세를 다시 곱씹어봐야함은 물론이다.미국의 금리인하는 미국의 소비를 진작시켜 수입수요를 유발시킴으로써 대미의존도가 높은 한국의 수출을 늘려 경제를 호전시키는 긍정적 효과가 크다. 세계화의 진전으로 증시의 동조화뿐만 아니라 경제의 동조화 현상도 커졌기 때문에 여전히 미국증시와 경기동향을 잘 지켜봐야할 시점이다.★ FRB란미 통화금융정책 최고기구미국의 중앙은행인 FRB는 통화금융정책을 결정하고 지역연방준비은행을 통괄하는 최고의사결정기구이다.FRB산하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는 기준금리조정과 채권발행 등을 통해 공개시장조작정책을 수립·집행하는 기구로 금융시스템 안정과 인플레 억제가 주요 임무이다. FRB는 7인의 위원으로 구성, 모두 대통령이 임명하며 상원의 인준을 거쳐야 한다. 임기는 14년이다.4년 임기의 의장은 대통령이 상원의 동의를 얻어 임명하며 연임할 수 있다. 모두가 독립성을 보장하기 위한 것이다. FOMC는 12명의 위원으로 구성되며 FRB의장이 위원장을 맡게 된다. 현재 FRB의장은 경제대통령으로 유명한 앨런 그린스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