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성 개발 비중 둔 교육시스템 만족” … 회원·교사에 대한 애정이 성패 좌우

아동심리학자들은 어린이의 정서와 창의력을 키우는 효과적인 방법으로 미술교육을 꼽는다. 자신을 표현하는 수단으로 그림만한 것이 없는데다 부모에게서 칭찬을 받을수록 자신감을 갖게 된다는 이유에서다. 성인이 된 후 인격형성에도 긍정적인 역할을 하는게 어린 시절의 미술공부라는 이야기. 학습 중에 예술적 재능이 발견된다면 금상첨화다.최근에는 이 논리에 동의하는 젊은 부모가 크게 늘어 3~4세부터 그림을 가르치는 경우가 흔하다. 컴퓨터 영어 태권도를 배우게 하듯 미술교육도 ‘필수’라고 여기는 것. ‘김충원의 미술교실’ 서울 양천지사를 운영하는 맹승철(40) 사장은 이러한 추세에 착안, 방문 미술교육 사업을 시작했다.창업비용 3천5백만원 … 초기부담 적어“미술학원에선 주로 그림 그리는 기법에 대해 가르치지요. 하지만 방문 학습지 형태의 미술교육은 ‘기법’에 치중하지 않습니다. 그림 그리는 과정, 주제의 이해를 중요하게 여깁니다. 그림 실력에 창의력과 표현력, 관찰력, 응용력을 플러스 알파로 길러준다는게 가장 큰 장점이죠.”맹사장은 이 사업을 하기 전에 보습학원을 8년간 운영했었다. 적성에 맞는 것은 물론 비교적 만족할 만한 수익을 내는 일이었다. 지난 99년10월 학원 사업을 그만둔 이유는 뜻밖에 ‘마음의 병’ 때문이었다. 원칙을 중시하는 성격이 학원생들의 자유분방함과 부딪히면서 평소 고수하던 교육관에 변화가 온 것. 맹사장은 학교 못지않은 전방위 교육을 하고 싶은 욕심이었지만 어느새 학원은 강의를 사고 파는 상업공간이 돼 있었다. 수익 때문에 학원을 계속하긴 싫었기에 과감히 ‘그만두자’는 결론을 내렸다.이후 1년 남짓 새로운 일거리를 찾아 다녔다. 우연히 방문 미술교육 사업을 접하면서 별 고민없이 창업을 결심했다. 학원 운영 경험을 살릴 수 있고 무엇보다 ‘아이들의 감성을 살린다’는 사업 성격이 마음에 들었기 때문이다.지난해 10월, 30대 젊은 부부가 많이 사는 서울 양천구 일대를 사업대상지로 삼고 목동오거리에 사무실을 마련했다. 본사에서 직접 관리하던 미술교사 2명과 양천구의 기존 회원 60명을 인계받아 사업을 시작했다. 본사에서 한달 동안 지역 집중 홍보를 한 결과 금세 회원이 1백50명으로 불어났다. 지금까지 모인 회원은 총 3백여명. 교사도 그 사이 8명으로 늘었다.회원 연령층은 6~8세가 60% 이상을 차지한다. 적게는 4살, 많게는 중학교 2학년까지 폭이 넓은 편. 회원으로 가입하면 주 1회, 최소 40분의 수업을 받는다. 여타 가정방문 학습지와 비교하면 회원과 함께 하는 시간이 몇 배 긴 셈이다. 수업은 7단계로 구분된 학습 프로그램과 주교재를 해설한 30분 분량의 비디오를 중심으로 진행된다. 크레파스나 물감으로 그리는 그림 외에도 색종이, 폐품 등 갖가지 재료를 응용해 재미와 교육적 효과를 높이고 있다.맹사장은 창업에 총 3천5백만원을 투자했다. 사업 규모를 감안하면 현저히 적은 비용에 속한다. 그도 그럴것이 시설 투자가 적고 회원 확장으로 수익을 창출하기 때문에 초기 자본이 많이 들 이유가 없다. 가맹보증금 1천만원, 교재비 1천만원을 제외하면 점포 임대비용에 간단한 집기 구입비가 전부다.반면 월 매출은 1천5백만원 정도다. 교사 인건비, 교재비, 임대료, 홍보비 등을 제외하면 순수익은 4백50만원 선. 회원 가입비는 2만원, 월회비는 5만원이다. 회원이 늘어날수록 순수익이 늘어나므로 앞으로도 수익이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전인교육 붐 … 시장전망 밝아맹사장은 목표 회원 규모를 5천명으로 잡고 있다. 양천구 어린이 인구를 감안한 구체적인 목표치다. “너무 많은 것 아니냐”는 질문에 “부모들의 변화된 교육관과 관할지역 특성, 인구를 감안하면 무리가 아니다”라고 말한다. 그만큼 자신있다는 뜻.“교육사업은 멀리 내다보는 안목이 필요합니다. 단기 승부를 걸만한 대상이 아니지요. 애정을 담아 회원을 관리하고 가족처럼 교사들을 대하면 성공할 수밖에 없어요.”방문 미술교육 사업의 아지트 격인 사무실은 교사들의 공동 연구실. 따라서 입지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다만 효과적인 회원 확보와 교사들의 편의를 위해 어린이 인구가 많은 중소형 아파트 밀집지나 주택가에 자리잡는 것이 유리하다. 건물 3층 이상에 자리해도 상관없기 때문에 점포 임대비용을 줄일 수 있다.‘내 아이만은 남부럽지 않은 전인교육을 시키고 싶다’고 생각하는 부모들이 많다. 맹목적인 주입식 교육의 병폐를 잘 아는 부모들도 상당히 늘었다. 방문 미술교육이 인기를 끌 수 있는 환경이 갖춰지고 있는 셈이다. 아직까지 미개척 분야인데다 무한한 잠재력을 가지고 있어 전망이 밝다. (02)529-447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