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뱅크오브아메리카 지점은?”“101번 프리웨이를 따라 북쪽으로 가다가 트림블에서 오른쪽으로 빠져나가 1가와 만나는 곳에서 U턴하면 됩니다. ”휴대폰을 이용한 지리정보시스템에 음성 처리기술을 적용, 일반 휴대폰을 이용해 가고자 하는 목적지에 대한 정보를 얻고 현재 위치에서 그곳까지 가는 길을 실시간으로 일러주는 기술이 선보였다. 지리정보와 음성처리기술을 결합한 이 기술은 텔리비게이션(www. televigation. com)이 개발한 스냅투맵(Snap-to-Map).이 기술을 활용한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먼저 휴대폰으로 운행안내서버에 접속해 목적지의 주소나 찾아가려는 곳의 이름을 말해야 한다. 서버는 전화 건 사람의 현재 위치를 파악, 목적지까지 가는 길을 음성으로 알려준다. 경로를 따라 가며 좌회전이나 우회전을 해야 할 곳을 일일이 일러줘 목적지까지 손쉽게 갈 수 있다. 또 자동차의 위치를 자동으로 추적, 이동하면서 위치가 변하더라도 그 위치에서 목적지까지 가는 길을 알려줘 잘못된 길로 들어서더라도 곧바로 길을 바꿀 수 있게 해준다. 집이나 사무실 같이 자주 가는 곳에 대한 정보를 서버에 저장하면 어느 곳에 있던 그곳에 가는 길을 빠르게 알아보는 것도 가능하다.“현재 이같은 기술을 상용화한 회사는 텔리비게이션밖에 없습니다. 이 기술은 음성으로 작동하기 때문에 운전하면서 휴대폰을 조작할 필요가 없어 위험하지도 않습니다.”조선족인 텔리비게이션의 HP 진 사장(한국명 김해평)은 실시간으로 작동되기 때문에 항상 최신의 정보가 제공되고 가는 길의 교통상황을 함께 알려줄 수 있는 것도 장점이라고 말했다. 이 기술은 이동전화 회사는 물론 무선 및 음성 포털서비스업체, 무선 응용서비스제공업체(WASPs) 등에서 활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진사장은 이 회사 기술을 이용하면 20~30m정도의 범위에서 위치를 파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위성위치추적시스템(GPS)을 이용한 지리정보시스템의 경우 고층빌딩이 많은 지역에서는 정확도가 떨어지지만 독자적으로 개발한 기술을 활용해 정확도를 크게 향상시켰다고 자랑했다.진사장은 “지난해 10월 오클랜드 지역에서 현장테스트를 실시해 완벽하게 길을 안내해주는 것을 보여줬다”며 현재 음성포털서비스 회사인 보이스원 등에 이 기술을 제공하기로 계약, 빠르면 1/4분기부터 상용서비스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회사는 지난해 말부터 휴대폰을 통해 문자로 위치정보를 제공하는 기술을 미국 스프린트에 제공, 상용서비스 중이다.진사장이 이동전화망을 이용한 위치정보제공 기술을 사업화한 것은 대학원때부터 GPS를 이용한 위치정보 기술 개발에 매달려왔기 때문. 그는 위치정보기술의 시장이 본격적으로 형성되는 시기여서 창업의 적기로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지난해부터 민간기업에 제공되는 GPS 정보의 정확도가 높아지고 올해 10월부터 이동전화로 응급전화(911)를 걸면 자동으로 위치를 파악할 수 있는 e-911서비스가 의무화되면서 이 시장이 급성장할 전망입니다.”“창업은 미국 올 때부터 꿈꾸고 있었습니다. 이 때문에 스탠퍼드 대학원에서 항공공학을 공부하면서 부전공으로 전자공학을 선택했습니다.”하얼빈공대 기계공학과를 졸업한 진사장은 박사학위를 받은 뒤 로랄에어로스페이스에서 3년간 연구원으로 근무하다 매킨지 매카나 등 컨설팅회사에서 일하며 창업에 필요한 경험을 쌓았다고 설명했다.지난 99년 엔젤이나 친구 등으로부터 1백만달러를 조달해 창업한 텔리비게이션은 지난해 4월 벤처캐피털로부터 6백만달러의 자금을 확보했다. 그는 최근 2천만달러 규모의 3차 펀딩에 나섰는데 순조롭게 이뤄지고 있다고 소개했다. 현재 추세대로 진행된다면 내년이나 2003년쯤 나스닥에 상장, 진사장이 미국으로 올 때 가졌던 ‘백만장자’의 꿈을 이룰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