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병기·장부찬·한근희·차광신·조성훈 사장 … 자금줄 막힌 상태서 펀딩 성공 척척 ‘승승장구’

오병기 넥서브 사장‘ASP, B2B, 보안, e북, 무선솔루션’. 주목받고 있는 정보통신 비즈니스 아이템들이다. ‘돈된다’는 비즈니스로 알려지면서 많은 기업들이 진출해 경쟁 또한 치열한 분야다. 벤처캐피털 등 창투사들도 서로 투자하겠다고 나서 정보통신 ‘테마주’로 부각되고 있다. 그만큼 시장성과 수익성이 보장돼 있다는 얘기다.이 분야에 진출해 창투사로부터 인정받은 기업들이 있다. ‘떡잎’부터 알아본다는 창투사들의 눈에 들어 이미 절반은 성공한 셈이다. 지난해 설립돼 신생벤처란 점 또 적극적인 IR(기업설명회)를 하지 않아 벤처 업계에서도 덜 알려져 있지만 ‘무서운 아이들’로 통하는 벤처들이 있다.장부찬 이제너두 사장설립 3주만에 펀딩받기도ERP 임대서비스(ASP) 시장의 리딩 컴퍼니로 올라선 오병기 넥서브 사장, 최초의 온라인 복지후생대행 서비스를 시작한 B2B 포털 장부찬 이제너두 사장, KIST 출신 보안 전문가 한근희 한스큐어 사장, 전자교과서 세상을 앞당기고 있는 차광신 에듀이북스 사장, 무선 신용카드조회기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조성훈 모빌닉 사장 등이 그들이다. 짧은 기간 동안에 나름대로 자리를 잡은 이들 벤처 CEO의 성공 요인은 무엇일까.오병기(37) 넥서브 사장은 ERP(전사적 자원관리) ASP 사업에 목숨을 건 사람이다. LG-EDS시스템 테스크포스팀에서 ERP ASP를 준비할 때부터 ‘안된다’는 소리를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었다. 하지만 지난해 ASP 사업의 성공 마지노선인 고객 10곳을 확보해 주위를 깜짝 놀라게 했다. 오사장은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올해 80곳을 목표하고 있다. 매출 목표도 지난해 20억원에서 올해 2백억원으로 무려 10배나 올려 잡았다. “ASP는 3년 기본 계약하기 때문에 기존 고객의 매출이 계속 발생한다. 올해 최소 50곳을 확보하면 매출 달성에는 큰 무리가 없다.” 오사장의 자신감이다. 국내 시장에서 얻은 자신감은 바로 해외로 눈을 돌렸다. 오사장은 8월경 중국 시장 진출을 위해 홍콩, 대만, 중국 등 기업과 최근 협력관계를 맺었다.지난해 7월 LG-EDS시스템에서 분사한 넥서브는 LG-EDS시스템에서 최연소 팀장, 부장까지 올라간 오사장을 비롯해 10명의 정예요원으로 구성됐다. 이를 눈치챈 KTB네트워크가 설립한지 3주밖에 안된 넥서브에 액면가(5천원)의 30배수로 20억원을 투자했다.국내 B2B 비즈니스는 여전히 답보 상태다. 거래 장터는 만들어졌는데 매매자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구매자가 항상 존재한다면 상황은 달라진다. 장부찬(39) 이제너두 사장은 이점을 노렸다. 장사장은 지난해 8월 기업에는 관리의 효율성을 위해 필요하고 근로자에게는 더 많은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최초의 온라인 복리후생 대행 서비스 전문업체를 설립했다. 설립 한달만에 비즈니스 성공 가능성을 알아차린 삼성벤처투자, 삼성중공업, 국민은행 등 굵직한 기관으로부터 28억원의 자금을 유치했다. 장사장은 손해보험협회, 삼성화재보험 등 보험업계에 근무한 전형적인 오프라인 맨이다. 장사장뿐만 아니라 이제너두 인력 대부분이 오프라인 경험자다. 비즈니스 모델 자체가 오프라인에 기인하기 때문이다. 이제너두는 현재까지 조선호텔, 피자헛, 삼성생명, 신한은행 등과 대출업무, 임직원 선물, 건강검진 등의 대행 계약을 맺었다. 한국교원총연합회도 조만간 고객으로 들어올 예정이다. 올해 매출 목표는 5백억원. 장사장은 “교총까지 고객으로 확보하면 회원수가 45만명이 된다. 개인당 10만원씩 사용해도 4백50억원이 된다”고 말했다.올해 주목되는 아이템 가운데 보안 분야가 있다. 인터넷 전자상거래 활성화와 함께 보안 솔루션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3월 설립된 한스큐어 한근희(43) 사장은 보안컨설팅, 보안솔루션 구축, 통합관제서비스 등 보안분야 전문가로 명성이 자자하다. 88년부터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연구원으로 15년 이상 보안 분야를 연구해 왔고, KIST시절 교육연구전산망(CREONET)을 기획, 설계한 장본인이기 때문. 한스큐어의 힘은 한사장과 같은 전문가가 많다는데 있다. 전체 인원의 절반인 15명이 보안 엔지니어다. “보안은 시스템과 네트워크에 대해 잘 알아야 한다. 국내 보안 관련 시장이 확대되고 있지만 전문가가 부족한 상황이다. 한스큐어는 이런 점에서 다른 기업과 차별된다”는게 한사장의 자랑이다.조성훈 모빌닉 사장.이런 맨파워를 인정받아 한스큐어는 지난해 6월 KTB네트워크로부터 15억원의 자금을 유치했다. 최근에는 안철수연구소가 2억5천만원의 자금을 투자하고 공동 파트너가 되기도 했다. 지난해 컨설팅, 솔루션 구축 등으로 8억5천만원의 매출을 올린 한스큐어는 올해는 보안 아웃소싱 등 서비스 부문 매출에 힘입어 50억원에서 70억원의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스큐어는 1월말 보안 교육센터를 설립해 보안 전문가 양성에도 나설 계획이다.출판 시장의 변화는 온라인에서 찾아왔다. 인터넷 서점과 함께 전자책(e북)의 등장이 그것이다. 교과서 전문업체인 대한교과서 인터넷사업부에서 출발한 에듀이북스의 차광신(51) 사장이 전자교과서 시장을 확보하기 위해 매진하고 있다. 차사장은 벤처 CEO치곤 나이가 많은 편이다. 하지만 대한교과서 인터넷 사업부와 인연을 맺으면서 인터넷 비즈니스에 젊은이 못지 않은 열정을 보여주고 있다. 사실 에듀이북스 설립 당시 차사장은 대표직을 고사했다고 한다. 나이도 문제였지만 인터넷 비즈니스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었다. 그러나 설립 3개월만에 산은캐피탈, 와이즈내일, SK텔레콤 등으로부터 15억원의 자금을 확보하는등 실력을 인정받았다.노익장 과시 CEO도 있어이동통신 단말기에 캐릭터 멜로디, 그림 등을 개발하고 있는 무선인터넷 솔루션 업체 모빌닉의 조성훈(34) 사장은 올해 사업 방향을 약간 바꿨다. 콘텐츠 개발만으론 수익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신용카드 VAN 사업자인 KSNET과 손잡고 CDMA 모듈을 탑재한 무선 신용카드 조회기를 개발한 것. 조사장은 무선 신용카드 조회기로 물류 택배 보험영업 택시 대형매장 등 이동형 업무가 잦은 업종을 중심으로 신규 시장을 만들어갈 계획이다.조사장은 “KSNET이 1백5억원어치 물량을 채워주고 올해 7월부터 실시하는 택시 신용카드조회기 부착 의무화가 매출에 한몫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조사장은 경쟁업체들의 추격을 따돌리기 위해 전자상거래, 음성지원, 무선인터넷 등 기능이 추가된 신제품도 3월중에 출시할 예정이다. LG증권 지점 영업맨 출신인 조사장은 지난해 4월 모빌닉을 설립해 10월에 KTB네트워크로부터 8억원의 펀딩을 받는 등 주목받는 벤처 CEO로 성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