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화질ㆍ고속 화상전송 한번에 해결, IMT 2000 상용화되면 수익창출 '거뜬'

PT플러스가 확보한 저온 결정화 기술은 고화질, 고속화상전송과 직결된 획기적인 기술이다.지난해말 차세대 이동통신인 IMT-2000의 사업자가 선정됐다. 이동중 화상통화는 물론 무선인터넷이 가능한 시대가 우리 눈앞에 온 것이다. 그러나 IMT-2000의 상용화를 위해선 이전의 이동통신에 쓰이던 장비 솔루션 콘텐츠로는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한계가 있다. 단말기만 봐도 현재 화면창으로는 화상데이터를 선명하게 주고 받는데 많은 어려움이 있다. 특히 IMT-2000이 선명한 화질을 유지하면서 화상을 빠르게 전송하기 위해선 높은 해상도를 유지하는 건 기본이다. 지난해 8월 서울대학교내에 설립된 PT플러스는 바로 이 문제를 해결한 기술벤처다. 이 회사는 이미 지난 92년 세계 최초로 ‘금속유도측면결정화(MILC: Metal Induced Lateral Crystallization)’란 원천기술을 확보하고 액정표시장치(LCD)용 유리기판 위에 씌어질 고품질 박막트랜지스터(TFT)를 만들어냈다. 현재 국내외에 10건이 넘는 특허를 출원해 그중 7개의 특허 등록을 마쳤다.얇은 반도체로 이뤄진 LCD용 박막트랜지스터는 유리기판 위에 0.1마이크론 이내의 두께로 실리콘을 덮어 씌워 만든다. 이때 증착된 실리콘 박막은 비정질 상태다. 이런 상태에선 전자와 충돌이 잦아 전자가 활발하게 이동하지 못한다. 그만큼 전기의 흐름이 느려져 화상 전송속도가 떨어질 뿐 아니라 고화질 구현도 어렵다. 이때문에 현재의 LCD는 노트북 컴퓨터를 비롯해 브라운관이 없는 제품에 제한적으로 쓰이고 있다. 전자이동도가 높은 박막트랜지스터를 만들기 위해선 유리기판 위에 증착된 비정질 상태의 실리콘 박막을 결정화해야 한다. 이 때문에 6백50도 이상으로 가열하는데 유리는 5백50도 정도에서 녹게 마련이다. 따라서 유리를 기판으로 쓰는 LCD의 경우 기존 방식으로는 다결정 트랜지스터를 만들 수 없다. 결국 5백50도 이하의 온도에서 비정질의 실리콘 박막을 결정질로 바꿀 수 있는 저온 결정화 기술이 필요하다. 그리고 이것은 고화질, 고속 화상전송과 직결된다. 바로 이런 획기적인 기술을 PT플러스가 확보한 것이다.MILC 기술외 특허 다수 보유현재 시도되는 저온 결정화기술은 레이저빔으로 기판 전체를 스캔하는 ELS(Excimer Laser Scanning)방식이다. 레이저빔으로 기판의 일부분을 녹였다 얼려 결정화하는 것이다. 그러나 미국 일본 그리고 유럽 등지에서 개발된 이 기술은 여러가지 한계가 있다. 우선 고전력의 레이저 발진장치와 정교한 스캐닝 장치 때문에 설치비가 만만찮다. 특히 스캐닝 과정에서 겹침을 피할 수 없어 완전히 균일한 결정질을 얻을 수 없다. 이런 이유로 ELS는 아직까지 상용화되지 못하는 실정이다.따라서 ELS보다 경쟁력을 갖춘 MILC TFT 제조 기술의 부가가치는 더욱 높아진다. 특히 비정질 실리콘 TFT 생산라인과의 적응력이 뛰어나다. 선택적 결정화로 높은 수율을 갖는다. 따라서 대량 생산에 적합한 공정을 유도할 수 있다. 균일한 결정질을 얻을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MILC 기술로 이 회사가 개발한 고품질 박막트랜지스터 LCD는 현재의 비정질 LCD에 비해 여러 가지 장점이 있다. 구동 회로용 트랜지스터를 별도로 만들어 붙이는 비정질 LCD 제조방법과는 달리 구동 회로용 트랜지스터와 화소용 트랜지스터를 일련의 공정으로 동시에 제작할 수 있다. 그만큼 원가가 절감되고 수율 향상과 제품의 경박단소화가 가능하다는 얘기다. 화상전송속도가 빨라 IMT-2000과 같은 차세대 제품에 안성맞춤이다. 해상도 및 화면의 밝기가 향상돼 HDTV 및 벽걸이 TV 등에도 효과적으로 적용된다. 현재의 비디오 카메라 뷰파인더 및 디지털카메라 스크린 등 고가의 석영기판을 사용하는 소화면 제품을 대체할 수 있다. 이들 기기들엔 전자 이동도가 낮은 비정질 LCD를 적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차세대 제품인 PDP(Plasma Display Panel)나 FED(Field Emission Display) 등과 새롭게 주목되고 있는 OLED(Organic Light Emitting Diode) 및 FLCD(Ferro-electric Liquid Crystal Display) 같은 제품에도 효과적으로 적용된다.PT플러스가 독점적으로 확보한 MILC 기술은 특허 라이선싱을 비롯해 추가로 필요한 장비를 제작하고 설치할 수 있다. 엔지니어링 서비스와 함께 장비와 로열티를 패키지로 LCD 제조 업체에 판매해 수입을 올릴 수 있어 PT플러스는 탄탄한 수익모델을 갖게 된다. 이를 통해 전체 LCD 제조설비투자의 10%에 해당하는 어마어마한 매출을 올릴 수 있다. 현재의 LCD 제조 설비 투자비는 대략 라인당 5천억원에서 2조원에 이른다. 1조원 규모의 라인을 가정하는 경우 ELS기술 대신에 PT플러스의 MILC 기술을 사용하면 약 4배의 수율이 향상돼 약 3조원의 비용 절감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또 LCD 제조업체가 MILC 공정을 적용했을 경우 다결정 실리콘 박막트랜지스터 액정 표시 장치 분야에서 연간 8천억원의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2007년쯤이면 국내 LCD 시장규모는 3백억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해외시장까지 더하면 그 규모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PT플러스는 LCD 제조업체에 기술을 지원해 제조 공정을 혁신시키는 역할을 하게 된다. 다결정 실리콘 박막트랜지스터를 장착한 LCD 제작으로 현재 비정질 실리콘 박막 트랜지스터 LCD 시장의 1.5배에 해당하는 3백억달러 규모의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기대된다. 여기에 OLED에 의한 시장이 추가되면 2005년에는 실제 이 기술을 이용한 TFT LCD 시장이 3백40억달러 이상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PT플러스는 현재 우선 생산 품목에 맞는 생산 공정을 찾아내 주문형 고품질 트랜지스터의 작동능력을 검증할 수 있는 엔지니어링 서비스센터(ESC)를 부설기관으로 설립했다. 경기도 성남에 있는 이 ESC에서는 LCD뿐 아니라 역시 박막트랜지스터가 필요한 OLED 등 각종 분야에 필요한 MILC 기반의 산업기술 개발에 주력하게 된다. 올 3월부터 본격 가동되는 이 서비스센터에서만 연간 약 1백억원의 매출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PT플러스는 MILC 기술분야에서 독보적인 연구진과 엔지니어들로 구성된 막강한 브레인 파워를 자랑한다. 서울대 전자재료연구실의 석·박사과정 연구원들과도 연계해 MILC 기술을 발전시킨 미래 원천기술 개발도 한창이다. (02)887-8842★ 인터뷰 / 주승기 사장“MILC 계속 연구, LCD시장 선도”서울대 재료공학부 교수인 주승기(49) PT플러스 사장은 첨단기술을 지나치게 빨리 확보한 탓에 뒤늦게 빛을 본 조금은 아이러니한 경험을 갖고 있는 벤처인이다. 지난 92년 이미 MILC-TFT 생산을 위한 원천기술을 확보했지만 마땅히 적용할 제품이나 시장이 없었던 것이다.“디지털카메라, IMT-2000 등 화상구현 및 전송 문제가 본격적으로 논의된 것이 불과 2~3년전이었습니다. 지난 98년 실제 생산라인에 투입해 트랜지스터의 성능을 입증하면서 비로소 벤처기업을 설립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한 셈이죠.”지금까지 세계 LCD 분야는 고화질을 위해 보다 더 많은 화소를 넣는 방법보다는 화면창의 크기를 키우는 쪽으로 기술을 발전시켜왔다고 주사장은 지적한다.“소형화가 불가피한 이동통신 단말기 등에서는 당연히 화질과 화상 전송속도의 문제에 봉착할 수밖에 없습니다.”미국 스탠퍼드 대학에서 반도체 연구로 석·박사 학위를 받은 주사장은 현재 국내는 물론 미국에서도 소문난 MILC 전문 석학이다. 주사장이 발표한 MILC 관련 논문은 세계 LCD 개발분야와 학계에서 가장 많이 인용됐을 정도다.“세계 LCD 시장을 이끄는 우리나라를 비롯해 일본, 대만 등 해외 LCD시장에서도 MILC가 차세대 단말기를 생산하는 핵심기술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끊임없이 적용기술을 발전시키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