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5일 근무제·콘도예약난 맞물려 수요 증가 예상 … 지자체 신고로 시작 가능, 관광지 주변 입지 유망

유럽형 민박 펜션이 장점많은 투자상품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양평군 용뮨면의 펜션.‘콘도의 시대는 가고 펜션의 전성기가 온다’.별장과 민박의 장점을 살린 새로운 형태의 레저용 숙박시설 ‘펜션(Pension)’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용자는 콘도보다 훨씬 저렴한 비용으로 고급 별장을 이용할 수 있고 투자자는 전원생활과 짭짤한 현금수입을 동시에 노릴 수 있어 두루 인기다.더구나 올해 중에 주5일 근무제 시행이 결정될 전망이어서 이를 겨냥한 틈새 투자상품으로 지명도가 높아지고 있다. 주말을 이용한 레저인구의 증가, 콘도 예약난 등과 맞물려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 특히 퇴직후 전원생활을 희망하는 이에게는 최적의 주거 및 투자 대안으로 꼽힌다.프랜차이즈 펜션 이용객 급증세펜션이 국내에 등장한 것은 지난해 5월부터다. ‘렛츠고월드(www.aletsgo.com)’가 프랜차이즈 형태로 사업을 시작, 현재 전국에 25개 펜션을 운영하고 있다. 이 회사 인터넷 홈페이지 예약제도를 이용하는 회원은 3만2천여명. 지난해 11월부터 연회비 1만원을 받는 유료회원제를 실시하고 있음에도 매달 회원 수가 큰 폭으로 늘고 있다. 그만큼 펜션에 대한 관심이 높고 이용후 만족도도 크다는 이야기.펜션은 유럽에서 시작된 민박의 한 형태다. 주인이 직접 거주하며 관리하는 3~10실 정도의 소규모 숙박시설로 주로 관광지 주변에 위치한다. 기존의 민박과 비교할 수 없는 깔끔한 시설에 취사시설을 갖추고 바비큐장과 체육시설, 텃밭 등을 구비한 것이 특징이다. 70년대부터 펜션을 도입한 일본의 경우 은퇴한 연금생활자들이 주로 창업, 3천8백여곳이 성업중일 정도로 자리를 잡았다.객실면적은 4~20평으로 다양해 가족 단위, 단체 여행객 모두 불편없이 사용할 수 있다. 무엇보다 콘도나 호텔 버금가는 시설에 이용료가 저렴하다는게 인기 요인. 3만~12만원까지 규모와 시설 수준에 따라 다양한 요금이 적용되고 있다.펜션은 도입된지 얼마 되지 않아 일반인에겐 생소한 편이지만 지방자치단체를 중심으로 육성정책이 수립되는 등 빠른 속도로 확산중이다. 제주도는 지난해 말 펜션업에 대한 조례안을 확정, 1월15일까지 입법예고중이며 의견 수렴 등 절차를 거쳐 사업 희망자를 접수할 계획이다. 선정된 사업자에게는 저리의 지원자금이 대출된다. 단 사업자 선정 기준이 제주도내 농·어업 종사자로 한정돼 있어 외지 투자 희망자는 참여할 수가 없다.평균 2억~3억원 소요 “월 4백만원 거뜬”건교부는 제주도가 펜션업을 특화한 것을 계기로 전국으로 확대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현재는 별다른 허가 절차없이 해당 지자체에 신고만 하면 사업을 시작할 수 있다. 하지만 앞으로 펜션업이 제도화되면 제주도의 시설 기준이 ‘표준’이 될 전망이다. 제주도의 펜션업 시설기준은 △2층 이하, 객실 10개 이하에 △객실당 규모 7.5~30평 △거실 취사시설 욕실 화장실 등을 갖추고 △2백평 이상 농장이나 3천평 이상 목장, 어장 중 하나를 운영해야 하며 △동물 사육장 잔디밭 정자 어린이놀이터 바비큐장 중 2개를 설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펜션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지역을 잘 선정해야 한다. 도시와의 교통 여건이 좋으면서 지나치게 멀지 않은 곳, 스키·레프팅·등산로 등 레포츠 시설이 가까운 곳, 계곡 산 바다가 접한 곳 등이 적합하다. 이런 조건을 갖춘 지역은 사업자가 거주하기에도 좋은 특급 전원생활지.펜션은 입지와 성격에 따라 크게 네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가장 일반적인 모델인 ‘전원형 펜션’은 전원생활과 고정 수입을 동시에 안겨준다는 점에서 퇴직자에게 적합하다. 객실 수를 5개 이하로 제한해 관리가 수월토록 하는게 좋다. ‘콘도형 펜션’은 말 그대로 작은 콘도 형태. 1백~3백평 규모 건물에 10개 정도의 객실을 들인다. 강원도 평창군의 ‘아름다운 여행’이 여기에 해당된다. ‘카페형 펜션’은 20~30대 젊은층을 겨냥하는 한편 카페 운영으로 수입을 배가시킨다는 장점이 있다. ‘농원형 펜션’은 과수원, 텃밭을 갖춘 농가주택에서 응용해 볼만하다. 제주도에서 시행할 펜션업이 이 형태다.펜션 투자에는 평균 2억~3억원의 비용이 소요된다. 5백평 규모의 토지를 평당 10만원에 매입해 건평 60평 정도의 목조건물을 신축한다면 총 2억8천만원 정도가 필요하다. 5백평 토지 가운데 2백평을 대지로 전환하고 방 5개 규모의 서구식 목조주택으로 지을 경우 인허가비, 조경비, 건축비, 집기 구입비 등을 모두 감안한 비용이다.이 펜션을 한달의 절반 정도만 가동할 경우 월 평균 매출은 4백50만원 선. 소모품과 공과금 등을 제외한 순수익은 4백만원 정도로 예상할 수 있다. 바비큐장을 운영하거나 자전거, 스키 등을 대여하는 방법으로 부수입을 올릴 수도 있다.★ 펜션 투자 사례강원도 평창군 봉평면 ‘금빛둥지 펜션’중년 퇴직자 노후 대책용 ‘탁월한 선택’김정수(51) 장연명(46) 부부는 요즘 부러울 것이 없다. 맑은 공기, 수려한 자연의 품에서 매일 눈뜨는 것도, 휴식을 위해 찾아오는 도시사람들 뒷바라지하는 것도 모두 즐겁기만 하다. 게다가 짭짤한 수입까지 있어 “요즘이 제2의 전성기”라는 말이 절로 나올 정도다.부부가 강원도 평창군 봉평면 유포리에 정착한 때는 99년10월. 이전까지 서울과 인천에서 평범한 회사원으로 살던 김정수씨는 생각보다 일찍 퇴직 대열에 서야 했다. 처음엔 창업을 생각했지만 두려움이 앞서고 용기가 나지 않았다. 막막하기만 하던 어느날, 봉평에 사는 친지를 만나러 왔다가 금당계곡 주변의 땅 3백평을 덜컥 사 버렸다. 그리고 예쁜 2층 목조주택을 지었다. ‘카페를 하거나 민박을 운영하면 작으나마 수입이 되지 않을까’ 해서였다.하지만 막상 완공을 하고 나니 뾰족한 수가 없었다. 고객을 모으는 홍보력이나 사업 요령이 전혀 없었기 때문이다. 때 마침 펜션업에 대한 정보가 들려왔다. 지난해 5월 펜션 프랜차이즈에 가맹하면서 사업이 본 궤도에 오르기 시작했다.1층의 방 3개, 거실, 부엌, 화장실을 여행객에게 빌려주고 부부는 2층에 거주한다. 가족단위, 직장 소모임 등 10명 안팎이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1층 전체 사용료는 하루 15만원. 스키 시즌인 요즘에는 평일에도 예약이 찬다. 대개 조용하고 아늑한 분위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찾고 있어 고객응대나 관리가 수월한 편. 펜션 이용객들 사이에서는 ‘부부 인심이 금빛같아 금빛둥지’라는 평도 듣는다.금빛둥지를 짓는데는 총 2억1천만원이 들어갔다. 토지를 평당 30만원에 매입하고 건축비는 평당 2백55만원 꼴로 들어갔다. 요즘 한달 수입은 4백만원 선. 겨울 성수기라 높은 편이고 봄·가을엔 절반 정도다. 조만간 방갈로 형태의 목조 가건물을 증축해 숙박공간을 늘릴 계획도 잡고 있다.부인 장연명씨는 “중년 퇴직자의 노후 대책용으로 훌륭한 선택인 것 같다. 특히 전원주택 마련을 계획하고 있다면 일석이조인 셈”이라고 말한다. 또 텃밭을 일구고 강아지를 키우며 손님들 맞이하느라 외로울 틈이 없다는 말도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