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벌어주는' 핵심인력으로 급부상, 오프라인 경력자 우대 등 몸값 상승

인티즌은 지난해 오프라인 조직처럼 영업중심으로 조직을 개편했다.‘식사를 마친 쇼핑팀이 분주하게 와이셔츠에 넥타이를 매고 있다. 오후 2시 고객과의 미팅을 준비하기 위해 회사에 미리 준비해둔 정장을 차려입는다.’인터넷 포털 업체 인티즌의 쇼핑팀 모습이다. 영업을 전문으로 하는 이 팀은 회사내에서는 캐주얼을 입고 있지만 영업 현장에 갈 때는 꼭 정장차림을 한다. 이런 모습은 인티즌뿐 아니라 테헤란밸리의 닷컴 기업들에서 쉽게 볼 수 있다. 인터넷 벤처들이 수익을 올리기 위한 조직으로 탈바꿈하면서 ‘돈을 벌어다’주는 영업 인력들이 전진 배치되고 있기 때문이다.수익모델 얘기가 나오기 전까지 인터넷 벤처의 핵심 인력은 개발과 마케팅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바뀌었다. 수익을 내지 못하면 당장 문을 닫을 입장에 처하면서 영업은 곧 생존과 직결되는 중요한 요소가 됐다. 이에 기존 조직을 영업 관련 조직으로 대폭 전환하는가 하면 오프라인 세일즈맨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그만큼 영업사원들의 ‘주가’도 올라가고 있는게 요즘 테헤란밸리의 풍경이다.영업중심으로 조직 대폭 정비인티즌은 지난해말 영업중심으로 조직을 대폭 바꿨다. 조직만 바꾼 것이 아니라 경영스타일도 오프라인 영업조직처럼 변화시켰다. 사업부도산제가 그 대표적인 예다. 이 제도는 오프라인 기업들이 ‘즐겨’ 사용하는 것으로 1년 동안 실적을 내지 못하면 사업부를 해체하는 것이다. 인티즌은 이보다 짧은 3개월 동안 실적을 내지 못하면 팀을 해체하고 있다. 실제로 특판사업부가 실적을 내지 못해 해체됐고 대신 중고 서버를 판매하는 ‘서버하우스’란 부서가 신설됐다. 조직이 바뀌면서 기존 오프라인 출신 영업사원들이 부각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에서 매장관리, 판촉등 영업을 해온 쇼핑팀 변지수 팀장은 지난해 10월 입사해 인티즌의 대표적인 세일즈맨으로 활동하고 있다. 변팀장은 “고객이 원하는 상품을 소싱하기 위해서는 공급업체를 선택해야 하고 그 업체와 가격을 협상해야 하는 전통 영업이 필요하다”며, “이런 일은 오프라인 경험이 있는 세일즈맨만이 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대우자동차 해외영업 경험이 있는 이원석 이벤트 팀장도 “계약서 작성요령, 상품 원가개념에 대한 이해는 오프라인 세일즈맨들이 빠르다. 닷컴기업들이 수익을 올리기 위해서 영업인력의 확보는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능력 때문에 인티즌의 영업사원들은 매출 목표를 달성할 경우 이익의 10%를 인센티브로 받고 있다. 인티즌은 영업사원들 덕분에 월 매출이 2억원에서 10억원으로 올라갔다고 밝혔다.인터넷 경매업체인 옥션도 지난해 하반기 기업대상 B2C, B2B 영업조직을 신설하고 오프라인 영업사원들을 일선에 배치했다. 옥션에는 현재 마케팅 본부내 상품1실(B2B), 상품2실(B2C)에 총 40여명의 오프라인 출신 영업사원들이 활동하고 있다. 상품2실의 서종국 차장은 LG마트에서 3년간 영업활동을 해온 전문 세일즈맨. 지난해 7월 옥션에 스카우트돼 의류 관련 상품을 소싱해 온라인에서 팔고 있다. 서차장은 “기업체를 돌아다니며 물건을 소싱하는 것은 오프라인 영업과 같다. 다만 판매방식이 실제 매장이 아닌 온라인이란데 있다”며, “공동구매가 경쟁력을 가지려면 상품을 저렴하게 소싱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상품의 원가구조를 알아야 한다”며 영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서차장은 상품 소싱, 상품의 원가 등은 오랜 오프라인 영업활동에서 얻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서차장이 주축이 된 상품2팀은 공동구매 등으로 상반기에 3억원 수준이던 매출을 하반기 9억원으로 올려 놓기도 했다. 상품2실은 앞으로 오프라인 영업 경력자를 10여명 더 충원할 방침이다. 옥션은 오프라인 영업사원들의 활동에 힘입어 B2B 등 기업 상대 영업에서 올해 1백억원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신규 채용 등 영업인력 확충 열올려수익을 올리기 위한 조직 개편 바람이 인터넷 벤처 업계에 불기 시작하면서 영업 관련 인력들의 수요도 늘어날 전망이다. 유니텔, 네띠앙, 프리챌, 심마니 등은 조직 개편과 함께 오프라인 영업 인력 확충에 나섰다. 유니텔은 대외 영업과 사업본부 사이에 시너지를 위해 영업 총괄조직을 확대 개편하고 인력 확충에 들어갔다. 네띠앙은 사업본부를 커뮤니티와 커머스, 서비스 2개로 재편하고 수익구조 개선을 위해 비즈니스 컨설팅 웹에이전시 커뮤니티 솔루션을 통합한 영업 조직인 ‘네띠앙 C.O.M사업’을 신설했다. 네띠앙은 올 3월 흑자전환에 대비하기 위해 신규 영업 인력을 뽑겠다고 밝혔다.프리챌은 온라인 광고, 고객관계관리(CRM) 서비스, 전자상거래를 내년 수익 창출의 축으로 정하고 조직내에 수익사업을 위해 e브랜드사업부를 신설하고 미국 실리콘밸리에 EC 컨설팅 회사를 창업한 경력이 있는 최승옥 부사장을 영입했다. 또 온라인과 오프라인 영업 경력이 있는 인력을 중심으로 30여명을 채용했다. 심마니도 광고대행사, 인터넷 경매 사이트 등에서 마케팅 전문가로 활동해온 박건원이사를 CMO(마케팅부문 최고경영자)로 영입하고 신규로 10여명의 인력을 채용했다. 심마니는 직접 운영해 오던 광고 수주 업무를 아웃소싱하고 신사업 진출을 위한 영업 인력을 집중 배치하고 있다. 이밖에 싸이월드 네오위즈 등도 수익구조 위주로 조직을 개편하거나 진행하면서 영업인력을 확충하고 있다.이와 관련, 인터넷 구인구직 사이트 잡코리아 김화수 사장은 “전년도 상반기와 하반기 구인 수요를 분석한 결과 영업부문이 6백52.5%로 영업외 직종의 4백84.1%보다 34.8% 증가했다”며, “전반적으로 영업쪽 인력 채용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인터넷 벤처들의 영업조직 강화와 맞물려 영업 인력 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세일즈맨’들의 인기는 한층 올라갈 것으로 보고 있다.★ 인터뷰 / 이경봉 다음솔루션 사장영업마인드로 똘똘 뭉친 ‘프로 세일즈맨’“세일즈맨은 자신감이 필요합니다. 두번째는 추진력이죠. 안되면 되게 할 수 있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고객중심의 사고와 성실해야 합니다.” 이경봉(43) 다음솔루션 사장은 자신의 영업 노하우를 이렇게 말했다.고객과 식사를 하고 나면 먼저 나와 신발을 꺼내준다는 이사장은 영업 마인드로 똘똘 뭉친 전문 세일즈맨이다. 84년 두산컴퓨터 산업담당 영업사원에서 시작해 86년에서 99년까지 한국IBM 신규시장 개척 분야 영업담당, 경영동반자 사업본부 영업과장, 경영동반자 사업본부 팀 매니저 최연소 스토리지 사업본부장을 지냈다. 그리고 지난해 3월 안철수연구소 부사장으로 자리를 옮겨 바이러스백신 영업을 총괄 지휘했다.안철수연구소에서 이사장은 영업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99년 매출이 1백12억원이었던 안철수연구소를 지난해 1백70억원으로 올려 놓은 것이다. 또 안철수연구소에서 처음으로 50만달러어치 수출계약도 성사시켰다. 이사장의 이런 영업 실력을 눈여겨봤던 다음커뮤니케이션의 이재웅 사장은 지난해말 이사장에게 ‘러브콜’을 던져 영업 전문 자회사의 CEO로 전격 영입했다.“지난 1년 동안 벤처에 있어보니 패기가 넘치지만 장사꾼으로 기본이 안돼 있어요. 세일즈가 어떤 것인지도 모르고 체계도 잡혀 있지 않더군요. 인터넷 벤처가 수익을 올리기 위해서는 영업이라는 것을 명확히 하고 체계적인 조직관리부터 갖춰야 합니다.” 이사장은 벤처 영업은 분업화 전문화를 통해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현재 39명의 직원 가운데 절반이 영업인력인 다음솔루션은 올해 B2B ASP 사업으로 90억원의 매출을 올릴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