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두 선택 신중히·다양한 메뉴 개발로 맛 유지해야 … 유동인구 많은 입지 선정도 중요

에스프레소 전문점을 창업하려는 열기가 뜨겁지만 입지 등 고려할 점이 많다.에스프레소전문점이 인기를 얻으면서 창업을 하려는 사람들의 관심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각 에스프레소업체의 체인사업을 담당하는 사람들마다 “문의가 폭주하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심지어 직영점만을 운영하는 대기업으로도 체인점을 열려면 어떻게 하면 되느냐는 문의전화나 방문이 끊이지 않는다. 개중에는 체인가맹점을 내고 싶다는 중소기업도 있다.그만큼 에스프레소전문점을 창업하려는 열기가 후끈 달아올라 있다. 그러나 에스프레소커피전문점은 겉보기와 달리 초기에 적잖은 자금이 소요되는데다 이것저것 고려해야 할 점이 한둘이 아니다.에스프레소전문점을 여는데 있어 가장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점은 입지조건. 일단 유동인구가 많아야 한다. 그것도 10∼30대의 젊은층, 특히 여성층이 두터울수록 유리하다. “신세대나 젊은층 유동인구가 많은 대학가나 젊은 직장인이 많은 오피스타운 등이 가장 유력한 입지이며 지하철역, 대형쇼핑센터, 놀이공원 등에 들어가는 것도 나쁘지는 않다”는 것이 한국창업개발연구원 유재수원장의 말이다.서울시내에서는 강남역부근, 신촌·이대주변, 압구정동, 종로 2·3가, 성신여대근처, 여의도 등으로 한정된다. 모두 1급지에 속하는 황금상권이다. 그만큼 새로운 점포를 구하기 어렵다. 설령 있더라도 임대보증금과 월세, 권리금 등 임대차에 따른 비용이 높을 수밖에 없다.자금규모 맞춰 점포 유형 골라야자금규모에 맞춘 에스프레소점의 유형도 고려해야 한다. 키오스크형의 테이크아웃전문으로 할 경우 점포규모가 작아도 상관없다. 숍인숍의 형태로 차릴 수도 있다. 에스프레소기계도 한잔씩 뽑아내는 1그룹이면 가능하다. 테이크아웃형으로 할 경우 부동산비용을 제하고도 보증금, 가맹비, 인테리어비, 기계설비비, 초도상품비, 홍보비 등으로 보통 3천만∼5천만원 정도가 소요된다. 로즈버드 이대점의 유성순씨는 “5평 점포의 임대료와 권리금 등을 빼고도 약 4천5백만원이 들어갔다”고 말했다.그러나 홀을 마련하고 일정규모의 좌석을 갖출 경우 점포규모와 소요자금은 더 커지게 된다. 에스프레소머신도 1그룹보다 비싼 2∼4그룹이 필요해진다. 홀을 갖춘 10평 이상의 매장으로 구성할 경우는 테이크아웃보다 2배 정도의 자금이 소요된다는 것이 업체 관계자들의 말이다.체인 가맹비와 보증금 등의 비용이 부담된다면 직접 발로 뛰어 혼자서 차리는 것도 가능하다. 90년대 중반 외국 유학이나 여행을 통해 에스프레소를 접해본 사람들이 국내에서 차린 몇몇 에스프레소점들이 그런 예다. 체인가맹비나 보증금이 절약되는 이점이 있다.신촌역근처에서 혼자 일일이 다 챙겨 ‘포티올리’라는 에스프레소점을 낸 은창기씨는 “가맹비가 비싸다고 생각돼 혼자 창업을 준비했으며 기계나 원부자재 구매 등에서 체인점보다 저렴하게 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혼자서 창업을 하더라도 기계와 원두 등 가장 중요한 원부자재들이 대부분 수입품이므로 결국은 수입업체에 공급을 의존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좋은 위치에 알맞은 규모로 에스프레소전문점을 냈다고 해서 반드시 손님들이 몰리는 것은 아니다. 입지조건이나 점포규모 못잖게 중요한 점이 있다. 바로 커피맛이다. 홍대 근처의 한 에스프레소점에서 만난 대학생 김민경양은 “에스프레소점의 브랜드보다는 맛이 더 중요해 친구들과 여러 곳의 맛을 비교해봤다”며 “그 가운데 맛이 좋은 곳을 단골로 찾는다”고 말했다.가맹비 부담되면 발로 뛰어 혼자서 창업비단 고객들만이 아니다. 에스프레소점을 운영하는 대부분의 사람들도 이구동성으로 커피맛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할리스 이대점을 운영하는 전정호씨는 “에스프레소커피를 찾는 사람들이 다른 곳과 비교해 맛이 좋지않으면 불평을 하거나 맛 좋은 곳으로 이동할 정도로 에스프레소의 맛에 민감한 사람들로 좋은 커피맛을 유지하는 일이 가장 중요하고 힘든 일”이라고 말했다.이러한 에스프레소의 맛은 원두에 의해 좌우된다. 때문에 각 에스프레소 체인본사들도 자신들의 원두수입선이 어느 나라며 원두를 어느 업체로부터 공급받는지를 강조하기도 한다. 한국창업개발연구원 유원장은 “원두의 질이 나쁘거나 잘못 구워지면 원액추출 자체가 불가능하므로 원두선택과 향을 살려내기 위한 로스팅에 가장 큰 관심을 두어야 하며, 다양한 메뉴개발이 뒤따라야 성공적인 운영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에스프레소가 기존의 인스턴트커피나 드립식 원두커피보다 고급스런 커피인만큼 에스프레소점의 성패여부는 결국 맛에 달려 있다는 것이다.★ 창업 사례 / 프라우스타 고려대점 이현발 사장“커피맛 따봉” 입소문 퍼져 손님 ‘북적북적’“2개월간 몸무게가 7kg이나 빠졌을 정도로 힘들지만 오히려 마음은 편합니다. 게다가 지갑이 두툼해졌으니까요.” 서울 성북구 안암동 고려대학 후문근처에 자리잡은 프라우스타 고대점 이현발(41)사장의 말이다. 가게운영을 모두 챙기느라 잠이 부족하고 항상 피곤하지만 하루하루가 즐겁다는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대학가상권이 가장 한가롭다는 방학이지만 하루매출 40만∼50만원씩 올리는 알짜배기사업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이사장이 프라우스타 고려대점의 문을 연 것은 지난해 10월. 16년간 다녔던 신용금고를 그만두고 나서 1년간 실직 상태로 보내면서 심각하게 진로를 고민한 끝에 택한 업종이다. “느낌이 좋았어요. 새로운 업종인데다 젊은층을 대상으로 하고 깔끔한 사업이라는 생각이 들었죠.” 문구 패스트푸드 미용 등의 체인점사업을 놓고 저울질하던 차에 에스프레소커피전문점에 대한 정보를 듣고 바로 정보를 수집하고 점주들을 만나 사정을 듣는 등 발로 뛰어다녔다.때마침 프라우스타 체인본사에서 고려대 후문근처에 확보한 점포가 있다는 말에 한걸음에 현장을 둘러봤다. 깨끗한 건물의 2층에 위치한 18평 규모. “첫눈에 맘에 들어 그날 바로 계약을 했다”고. 그게 지난 9월. 약 한달간의 준비를 거쳐 문을 열었다. 건물임대와 시설일체를 갖추는데 모두 1억3천만원을 들였다. 메뉴는 30여종의 커피에 특급호텔 제과점에서 가져오는 케이크와 쿠키 초콜릿 등을 사이드메뉴로 갖췄다. 특히 커피맛이 가장 중요하다는 생각으로 시간이 날 때마다 뽑아낸 커피의 맛을 비교하며 맛있는 커피를 만드는데 온 신경을 쏟았다.문을 열자마자 기대 이상의 성과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계약후 한달만에 개업, 홍보도 제대로 못했지만 문을 열기 무섭게 손님이 몰려들었다. “커피맛이 좋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갈수록 손님은 늘어 아르바이트생을 3명으로 늘려야 했다”고. 개업후 방학전까지 보통 하루평균 60만∼80만원선의 매상을 올렸다. 에스프레소커피점은 일반커피점에 비해 모든 원부자재가 수입품이라 원가비중이 다소 센편. 그래도 이런저런 비용을 모두 제하고 이사장이 가져가는 돈만도 월매출액의 50%를 넘는다.“커피를 갖고 가는 테이크아웃고객이 늘고 있는데다 개학을 하면 영업은 더욱 나아질 것입니다. 앞으로 사정을 봐서 이런 점포를 하나 더 운영할 계획입니다.” 에스프레소커피전문점을 운영한지 두달밖에 안된 초보사장이지만 자신이 붙은 이사장이 내비친 올해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