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자동차산업이 우뚝 서기 위해선 기술개발 못지 않게 품질향상이 중요합니다.”BIC인터내쇼날 김진상 사장(59)은 별명이 ‘자동차 품질 전도사’이듯 한국 자동차 산업의 살길을 품질에서 찾았다. 이는 김사장의 경력만 봐도 알 수 있다. 김사장은 자동차인생 30년중 20년 이상을 자동차 품질 향상에 주력해왔다.“국산차는 기술면에서 상당한 진척을 봤습니다. 그러나 품질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그 진가를 제대로 발휘할 수 없었던 것입니다.”김사장은 자동차인생을 미국 포드자동차에서 시작했다. 69년 미국 포드자동차 생산기술엔지니어로 입사한 김사장은 90년 포드자동차 소형차센터 한국 국제사업개발본부 상무를 맡으면서 한국의 자동차산업과 인연을 맺었다. 하지만 김사장은 96년 당시 김선홍 기아자동차 회장의 영입제의로 기아자동차로 자리를 옮겨 한국 자동차산업 발전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김사장은 당시 소형승용차 아벨라 개발에 참여해 품질향상에 상당한 기여를 했다. 그러나 김사장은 기아자동차로 옮긴지 1년도 안돼 기아차 부도로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선진 경영기법 뿌리내리는데 일조김사장을 탐낸 것은 정몽구 현대·기아자동차회장도 마찬가지였다. 정회장은 부도난 기아자동차를 인수하자 김사장을 현대·기아자동차부문 품질경영 지원팀장으로 앉혔다. 김사장은 포드자동차의 선진 경영기법 및 전략을 정회장에게 소상하고 명쾌하게 브리핑해 상당한 신임을 얻었다. 정회장은 김사장이 만들어준 자동차보고서를 옆에 두고 틈틈히 본다고 한다.김사장은 지난 99년10월 한국표준협회로 자리를 이동한 이후 자동차업계는 물론 다른 업종에 미국의 선진 경영기법을 뿌리내리게 하는데 일조했다. 최근 모정유회사 광고에 등장하는 식스시그마운동은 김사장이 국내에서 처음 시작한 운동이다. 김사장은 모토롤라에 경영혁신을 가져온 식스시그마운동을 국내에 알리면서 많은 국내기업들이 최고 수백억원의 비용을 절감토록 했다. 식스시그마운동은 제품의 결함률 및 경영의 비효율을 최소화하는 운동이다. 하지만 김사장은 역시 자동차맨.김사장은 지난해 10월 서울 마포구 한신빌딩 3평 남짓한 사무실에 BIC인터내쇼날을 만들면서 표준협회를 떠났다. 김사장은 “환갑을 앞둔 노년의 자동차 전문가가 국내 자동차 업계의 미래를 걱정하며 내린 선택으로 봐달라”고 설명한다.김사장은 자동차회사는 물론 부품협력업체를 대상으로 경영혁신과 품질향상 교육 및 컨설팅 사업을 펼치고 있다. 김사장은 이를 위해 이미 외국자동차회사의 퇴직임원들과 교수, 컨설턴트 등 20여명으로 태스크포스팀을 만들었다. 김사장은 “한국의 자동차회사들은 품질관리를 제대로 못해 기술개발에 투입된 만큼의 품질 클레임비용을 들이고 있다”고 설명한다.김사장은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대우자동차와 관련, “해외매각을 성급하게 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한다. 때문에 김사장은 “해외업체들이 인수조건을 무리하게 요구할 경우 대우자동차를 공기업화하든가 일정기간 위탁경영하는 방안도 검토돼야 할 것”이라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