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역환상선 눈꽃 순환열차 덕분에 요즘 부쩍 많이 알려진 곳이 경상북도 봉화다. 봉화는 태백산과 선달산, 연산이 강원도와 경상북도의 경계를 이루는 곳에 위치한 첩첩산중 외진 곳. 4륜구동차로 갈 경우 석포리에서 승부역까지의 거리는 12.8km. 시멘트 포장도로와 비포장도로가 낙동강 상류를 따라 이어진다.간이역인 승부역 역무원들은 하루 네 번 기차들이 정차할 때라야 사람 구경을 한다. 영주-강릉 간을 1회 왕복, 영릉-제천 간을 1회 왕복하는 열차가 이곳에서 잠시 가쁜 숨을 멈춘다. 나머지는 모두 통과열차이다.서울 청량리를 출발, 승부역에서 되돌아가는 환상선 눈꽃열차가 이곳에 정차하는 시간은 1시간 40분 가량. 그 사이 열차에 몸을 실었던 여행자들은 역사 주변도 한바퀴 돌아보고 출렁다리를 건너 산책로를 다녀오기도 한다. 요즘에는 마을 전체가 온통 새하얀 눈으로 뒤덮여 있다. 날이 추운 탓에 여행자들은 철로와 강변 사이 평지에 서는 천막장터로 들어가 승부리 주민들이 파는 음식도 먹고 특산물도 산다.승부역에서 눈에 띄는 것은 ‘하늘도 세 평이요 꽃밭도 세 평이다’라고 쓰인 바위이다. 이곳에서 근무했던 한 역무원이 그런 말을 남겼다고 하는데 과연 그의 말대로 산과 산에 막힌 작은 마을이라 하늘조차 작아 보인다. 해가 늦게 뜨고 일찍 기울어 낮이 짧다.승부역을 뒤로 하고 석포면 소천면을 지나 법전면 봉화쉼터를 거친 뒤 만나는 삼거리에서 안동 방면으로 좌회전, 명호면소재리를 지나면 낙동강변 광석나루터, 곧 청량산도립공원(054-672-4994) 입구에 닿는다. 청량산은 예부터 소금강이라고 일컫고 퇴계 선생이 ‘청량산 육육봉을 아는 이 나와 백구’라고 감탄할 만큼 빼어난 절경을 자랑한다. 등산로 입구에 차를 둔 뒤 산허리를 도는 등산로를 따라가면 육육봉을 비롯해 신라시대 명필 김생이 공부한 김생굴, 퇴계 선생이 수신양덕했던 청량정사와 청량사 유리보전, 응진전 등 명소를 1시간∼1시간 30분이면 돌아볼 수 있다.청량사는 전설에 따르면 신라 문무왕3년(663)에 원효대사가 창건한 고찰이다. 법당인 유리보전의 현판은 고려 공민왕이 홍건적의 난을 피해 이곳에 와서 머무를 때에 쓴 친필이라고 한다. 경상북도 유형문화재 제47호로 지정된 유리보전은 동방유리광 세계를 다스리는 약사여래를 모신 전각이라는 뜻이고 안에는 약사여래상이 모셔져 있다.● 여행메모 : 동서울터미널에서 하루 7회 봉화행 직행버스가 떠난다. 승용차로는 중앙고속도로를 탄 뒤 제천-단양-영주를 거친다. 환상선 눈꽃 순환열차는 청량리에서 매일 출발하며, 현재 2월일정 잔여석 예약을 받고 있다. 철도여행안내센터(02-392-778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