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균(40) 크리스탈 투자자문 사장은 최근 사업다각화를 위해 결단을 내렸다. 회사 자본금(40억원)의 반이 넘는 27억원을 투자, 대우의 씽크탱크였던 대우경제연구소를 인수했다.대우경제연구소가 보유한 대우차 채권을 회수할 수 있느냐에 따라 인수자금은 18억원까지 낮아질 수 있지만 조그마한 투자자문사로선 적지 않은 금액을 투자하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김사장은 막판까지 고심했다.“크리스탈 투자자문은 아직 설립된 지 1년이 안된 신생업체여서 지명도가 낮습니다. 국내 민간연구소의 대표주자였던 대우경제연구소를 인수하면 자연스럽게 회사의 인지도가 올라갈 것으로 생각해 결정했어요.”대우경제연구소는 전성기 때는 연구인력이 1백50명에 달했던 곳이다. 대우 몰락의 여파로 지금은 20여명의 연구 인력만이 남아 있지만 대규모 감자를 실시, 주당 순자산가치가 9천원인 우량 기업이다. 김사장은 이런 가치뿐 아니라 회사가 펼쳐갈 미래 사업과 연결고리를 찾는데 노력했다.대우연, 인력 줄었지만 실력 줄지않아“연구소 인력은 많이 줄었지만 이들의 실력은 줄지 않았습니다. 중국 등 해외문제 전문가들과 마케팅 전문가들의 능력은 뛰어납니다. 게다가 지난 17년간 축적된 기업분석 자료는 투자자문업에 유용한 데이터베이스입니다. 앞으로 대우경제연구소는 우리 회사의 해외진출 전략을 세우고 마케팅, M&A, 기업공개 등의 일을 수행하는데 주력할 것입니다.”김사장은 서울대 경영학과와 미국 조지워싱턴대 MBA를 마친 뒤 국내에 들어와 자산운용 전문가로 활동했다. 마흔을 바라보는 지난해 5월 동양증권, 제프리 존스 주한 미국상공회의소 회장 등 기관과 개인투자자들을 모아 크리스탈 투자자문사를 세웠다. 이유는 “크리스탈처럼 투명하게 운영되는 투자자문사를 설립하기 위해서”였다.“지난 2년간 간접투자 바람이 불면서 전문 운영 인력도 갖추지 못한 투신사들이 앞을 다퉈 고객들의 자금을 유치했습니다. 그 결과로 고객들의 불만만 높아졌어요. 법인 고객의 이익을 보전하기 위해 개인 고객의 이익을 희생시키는가 하면 작전도 서슴지 않았던 것입니다. 금융업은 신뢰와 네트워크 그리고 전문성을 갖춰야 성공합니다. 이중 고객들의 신뢰가 제일 중요해요.”김사장의 올해 목표는 연기금, 생명보험, 손해보험사들로부터 1천억원의 예탁자산을 받아 운용하는 것이다. 또 올해부터 시작하는 국내외 채권 투자에 3백억원을 확보할 계획이다. 5년내 국내 자금시장을 주도하는 제1의 투자자문사, 그리고 세계적인 네트워크를 갖춘 회사가 되는 것이 그의 꿈이다.“우리 회사에는 주니어(junior)가 한명도 없습니다. 해당 분야에서 전문가 소리를 듣지 않는 직원이 없습니다. 이처럼 좋은 인력을 스카우트할 때마다 제가 늘 하는 말이 있습니다. 60세까지만 열심히 일하고 나머지는 편히 쉴 수 있는 회사를 만들어 보자고 이야기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