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먹고 마시며 놀자’는 파티가 아니라 ‘일단 만나서 뭔가 해보자’는 얘깁니다.”네트워크 시대의 ‘디지털 소사이어티’ 구축에 나선 (주)클럽프렌즈 하승호(29) 사장은 사교모임에 대한 주위사람들의 선입견에 대해 이처럼 단호한 태도로 맞선다.지난 97년10월 처음 스탠딩 파티를 연후 지금까지 3년간 무려 1백50회가 넘는 사교모임을 추진해온 하사장은 젊지만 앞을 내다보는 눈을 가졌다. 당시 서울대학교 경영대학 대학원 석사과정을 밟던중 스웨덴의 사회와 문화를 관찰하다 영감을 얻고 사업아이템을 잡았다.“정보통신 혁명을 맞아 새로운 커뮤니티 문화 수립 전략에 대한 실증 프로젝트를 구상했습니다.”‘토론과 파티’, ‘공부와 놀이’가 함께 어우러진 새로운 개념의 이 프로젝트의 당시 이름은 ‘프렌즈’였다. 이를 발전시켜 98년 디지털 커뮤니티 클럽프렌즈(www.clubfriends.co.kr)를 설립했다. 설립 당시 70명이던 회원이 지금은 9천명 정도로 늘었다. 이중 연회비를 내는 정회원만 5백명이 넘고 준회원들도 활발하게 파티에 참가하고 있다.‘토론과 파티’, ‘공부와 놀이’ 어울린 사교문화 구축클럽프렌즈의 디지털 소사이어티에 참가하는 맴버들도 다양한 부류다. 20~30대가 주류를 이루고 있긴 하지만 회사원, 벤처기업인, 학생, 법조인, 언론인, 예술인 등 사회 곳곳의 각종 전문분야의 사람들이 한자리에 모인다.때로는 파티장에서 곧바로 직원을 채용하는 사장도 있고 평소엔 있는지도 몰랐던 벤처업체와 전략적 제휴를 맺기도 한다. 그렇게 홍보를 해도 소식이 없던 투자가를 만날 수도 있다. 아예 동업으로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는 사례도 있다.이런 ‘뭔가 얻어갈 수 있다’는 기대 때문에 회원들의 모임에 대한 충성도가 커지고 구성원간 결속력은 더욱 끈끈해진다고 하사장은 설명한다. 현재는 연회비와 파티참가비가 주수익원이지만 앞으로 인재 알선과 프로젝트 공동기획 등 다양한 비즈니스모델을 만들어갈 생각이다.하사장이 파티사업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합리성’에 기반한 자율적이며 동등한 만남이다.“이제까지 우리 기업문화는 상하관계의 비합리성 때문에 창조적인 아이디어 개발이 제한받고 있는데다 사외 모임 역시 학연이나 지연 등이 얽혀있어 개방된 마인드를 갖기 어려운 현실입니다.”하사장은 지난 98년 IMF경제위기를 겪으면서 국내에도 ‘연고적 관계’에 대한 사람들의 신뢰가 급격히 줄었다고 설명한다. 이 때문에 급변하는 시대엔 정보와 합리성에 근거한 ‘휴먼 네트워크’만이 기업과 개인 모두에게 절실하게 요구된다는 것이다.특히 디지털혁명 이후 사회를 변화시킬 주도세력은 바로 지식근로자인 ‘골드칼라(Gold Collar)’란게 하사장의 확신이다. 이들은 더 이상 기존의 조직사회만으로 는 자신의 능력을 발휘할 수 없기 때문에 새로운 만남과 협력이 필요하다고 하사장은 역설한다. 하사장은 오프라인에서의 모임문화를 더욱 발전시키기 위해 여기에 온라인 커뮤니티를 효과적으로 접목시킬 생각이다.“세계 최고의 인적네트워크를 구축하는데 필요한 모든 솔루션과 프로그램을 끊임없이 개발해내겠습니다.”‘디지털 커뮤니티’의 멋진 그림을 그리는 하사장의 야무진 각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