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비전 경매(TV Auction)’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는가. 이것은 일본의 중고차 경매회사 오크네트사의 통신위성을 이용한 중고차 경매의 이름이다.이 회사가 주관하고 있는 중고차 경매에서는 경매장이 따로 없다. 회원으로 가입한 사람이면 누구든지 자신의 PC 앞에 앉아 경매에 참여할 수 있다. 참가자들은 화면에 출품된 자동차를 유심히 살펴보고 실시간으로 경신되는 가격을 보면서 언제든 경매에 참여한다.낙찰자는 최후에 버튼을 누른 사람이다. 낙찰자가 결정되면 곧바로 다음 경매로 이동한다. 한대를 경매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평균 22초, 하루 최고 1천2백대까지 경매가 가능하다.이 중고차 경매에는 통신위성과 전화선이 함께 활용된다. 출품된 차의 영상 데이터는 전화회선을 통해 경매 전날까지 도쿄 기타아오야마에 있는 오크네트 본사의 중앙컴퓨터로 모인다. 이 회사가 통신위성을 통해서 영상과 음성을 보내면, 회원들은 통신위성용 안테나로 수신하면서 중앙컴퓨터와 연결된 단말기의 버튼을 눌러 자신의 의사를 표시하는 것이다.TV경매는 경매가 신속하게 이루어지고 번거롭지 않다는 이유만으로도 중고차 판매업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그리하여 이 서비스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1986년에 5백60개였던 회원사는 최근 3천8백여개로 늘어났다.오크네트는 회원사들로부터 연간 약 70만엔의 회비를 받는다. 그리고 파는 측으로부터는 1대를 출품할 때마다 7천5백엔의 출품료, 매매가 성립되면 7천엔의 중개수수료를 받는다. 사는 측으로부터도 7천엔이 들어온다. 연간 출품대수는 17만대에 이른다.‘경매장이 아닌 곳에서 하는 경매’라는 아이디어는 중고차 판매회사를 운영하고 있던 후지사키씨가 냈다. 그에게 가장 곤란한 문제는 중고차를 확보하는 것이었다. 일본 전역에 흩어져 있는 1백20개의 경매장을 돌아다닌다는 것은 여간 힘든 일이 아니었다. 그렇다고 반드시 마음에 드는 자동차를 낙찰시킨다는 보장도 없었다.독특한 검사제도 마련, 신뢰도 제고이런 문제를 한꺼번에 해결할 수 있는 것이 TV경매라고 확신한 그는 오크네트를 설립하고 경매시스템 개발에 나섰다. 경매시스템은 레이저 디스크에 의한 영상 전달방식에서 통신위성에 의한 방식으로 바뀌면서 질과 효율성이 높아졌다.그러나 통신위성을 통한 경매라고 해서 완전무결한 것은 아니다. 사람들은 구입하려는 자동차를 직접 만져 보거나 자신들의 눈으로 확인하고자 한다. 실물을 보지 않고 선택하는 불안을 해소하기 위한 대책이 절대적으로 필요했다.그래서 여러 지역에 80명의 차량검사원을 배치하고 출품된 자동차를 한대 한대 정밀하게 점검하는 체제를 갖추었다. 이들 검사원들은 외관에서부터 타이어, 엔진 등 10가지 항목을 독자적으로 평가한다. 이 검사제도는 경매시스템의 신뢰를 확보할 수 있게 만들었다. (02)501-2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