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 맞춘' 메세지 전달, 고객 피드백 마케팅 활용 ··· 미 · 일 법인 설립, 글로벌마케팅 야심

‘구조조정의 신호탄이 아니냐.’ 3월말로 채널아이의 서비스가 중단된다는 내용이 발표되자 동종업계에서는 이렇게 한 목소리를 냈다. 채널아이를 시작으로 PC통신 업계 전체에 구조조정 바람이 불 것이라는 예상 때문이다. 이에 데이콤 천리안, 유니텔, 한국통신하이텔, 넷츠고, 나우콤 등 PC통신 업체들은 구조조정 불똥이 튈까 바짝 긴장하고 있다.채널아이 서비스 중단은 LG가 데이콤을 인수한 후 데이콤 계열사인 데이콤멀티미디어인터넷(DMI)에 맡길 때부터 예견됐다. LG인터넷 시절부터 줄기 시작한 수익성도 문제였지만 데이콤 천리안과의 중복이 가장 큰 이유였다.채널아이는 지난해 12월말 기준 가입자수가 1백53만명. 이중 유료 가입자는 5만에서 6만명 정도로 월매출이 5억원을 넘지 않아 수익성이 좋지 않았다. 데이콤 천리안서비스본부 정연배 상품총괄팀장은 “천리안과 중복되는 아이템이 3백개가 넘는다. 게임, 교육 등 10개 아이템만 남기고 나머진 없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데이콤은 채널아이 흡수와 함께 천리안 사업을 인터넷 기반 콘텐츠 제공 서비스로 전환하는 구조조정을 실시하고 있다.채널아이에 이어 한국통신하이텔(이하 한통하이텔)도 사업 구조조정이 진행되고 있다. 모기업인 한국통신의 구조조정과 맞물려 있어 변화의 폭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서는 하이텔 서비스가 한국통신의 인터넷 사업과 중복되는 것이 많아 지난해부터 흡수통합에 대한 얘기가 심심치 않게 나왔다.한통하이텔 관계자는 “현재 실사를 하고 있으며 2월말에 결과가 나올 것”이라며 “모기업인 한국통신에 흡수될지 아니면 일부 사업만 통합될지 현재로서는 알 수 없다. 별도 법인으로 계속 남을 수도 있다”고 전했다. 한통하이텔은 지난 99년말 코스닥에 등록했으며, 한국통신이 전체 지분의 65.7%를 보유하고 있다.PC통신 서비스 나우누리를 운영하고 있는 나우콤도 전용브라우저를 이용한 나우누리를 점차 축소할 방침이다. 나우콤 박은희 홍보팀장은 “당장 폐쇄하는 것은 아니지만 서비스 확대는 없을 것”이라며 “현상 유지 차원에서 사업 비중을 줄여갈 것”이라고 말했다. 나우콤은 주력 사업을 유료 커뮤니티 포털 서비스로 바꾸는 등 조직을 개편했다. 이외 유니텔, 넷츠고 등도 수익 확보를 위한 조직 개편, 신규 유료 서비스 오픈 등 PC통신 서비스에서 인터넷 포털 서비스 중심으로 빠르게 변신하고 있다.인터넷 포털로 비즈니스모델 전환이처럼 대부분의 PC통신 업체들이 조직을 바꾸고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 전환하는 것은 PC통신 서비스의 장점인 인터넷 접속 서비스(ISP)와 뉴스, 동호회 등 커뮤니티 서비스에 대한 매력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즉 인터넷이 대중화되기 전까지 인터넷을 이용하려면 PC통신 서비스에 가입해야 했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인터넷 포털 업체들이 등장하면서 ISP를 거치기 않고도 바로 이용할 수 있으며 커뮤니티 서비스까지 제공하고 있다. 또 각 가정에서 쉽게 인터넷 접속이 가능한 초고속인터넷망의 출현으로 입지가 더 줄어들었다. 결국 PC통신 장점이 사라지면서 경쟁력도 없어졌다는 것이다.경쟁력이 떨어지면서 가입자 이탈이 현실적으로 나타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업체들이 발표하는 가입자수는 줄지 않고 있다. 최근 정통부가 발표한 지난해 12월말 기준 PC통신 가입자 현황을 보면 2000년6월 이후 꾸준히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이에 대해 업계의 한 관계자는 “정통부에 보고되는 수치가 허수일 가능성이 크다”며 “이는 PC통신 서비스 업체들이 해지, 연체, 무료 가입자까지 합쳐 자료를 주기 때문”이라고 말했다.어쨌든 주요 PC통신업체들은 가입자 이탈 방지와 수익성 제고를 위해 올해를 PC통신에서 인터넷종합 서비스 업체로 거듭나는 해로 정하고 사업과 조직 개편에 적극 나서고 있다.천리안은 채널아이 일부 서비스를 흡수하면서 기존 PC통신 서비스로는 운영이 어렵다고 보고 콘텐츠 패키징 사업에 집중할 계획이다. 패키징 사업은 고객의 입맛에 맞게 콘텐츠를 재가공하는 것. 이를 위해 기존 조직을 온라인 사업팀과 뉴미디어 사업팀으로 2월초 개편했다. 뉴미디어 사업팀에서는 PC통신서비스 웹 버전을 개발하고 있다. 천리안사업부 정연배 상품총괄팀장은 “콘텐츠의 자체 개발을 줄이고 양질의 콘텐츠를 아웃소싱할 것”이라며 “무료 웹사이트 링크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천리안은 가입자수가 지난해 12월말 현재 4백만명에 육박해 업계 1위다. 평균 5천원의 월 사용료를 받아 지난해 1천4백억원의 매출을 올린 천리안은 올해 매출 목표도 전년도와 비슷한 수준으로 잡았다.지난해 3월 삼성SDS에서 독립한 유니텔은 전통적인 PC통신서비스는 경쟁력이 없다고 판단, 위성캐스팅 사업부를 신설하는 등 모바일 인터넷 분야에 진출했다. 이를 위해 올 1월초 업종별로 영업조직을 전문화하고 마케팅팀을 신설하는 등 조직도 개편했다. 유니텔은 PC통신 서비스로 지난해 전체 매출 3천6백16억원 가운데 25%인 6백43억원을 올렸다. 나머지는 망구축 임대사업에서 발생했다. 유니텔의 PC통신서비스는 매출 비중은 적지만 가입자수가 지난해 12월말 현재 3백65만명이 넘어 업계 2위에 올랐다.천리안·유니텔·넷츠고, 조직개편 적극SK텔레콤에서 지난해 8월 분사한 넷츠고는 e-비즈니스 컨설팅을 위한 e-서비스 사업부를 신설하는 등 유무선 포털 서비스 기업으로 변신하고 있다. 올 1월말 현재 가입자수가 2백30만명인 넷츠고는 지난해 8백60억원의 매출을 올렸으며 올해 매출 목표는 1천1백억원으로 잡았다. 넷츠고는 최근 게임포털(gamefox.co.kr)을 오픈하고 올해 말까지 1백만명 회원 확보에 나섰다. 앞으로 영화 증권 여성 성인 등 테마별 전문 포털도 만들 계획이다.지난해 12월말 현재 가입자수가 3백50만명을 넘어 업계 3위로 올라온 한통하이텔은 사업 전반에 걸친 구조조정이 한창이다. 일단 구조조정 결과가 나와야 알겠지만 온라인과 인터넷을 통합해 새로운 포털 비즈니스를 한다는 전략이다. 특히 무선인터넷을 올해 주력사업으로 잡았다. 또 PC통신 서비스인 하이텔의 웹버전을 올해 안에 완료하고 내년부터는 전용 브라우저 없이도 하이텔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한통하이텔은 지난해 8백69억원의 매출을 올렸으며, 올해 1천3백억원을 목표하고 있다.94년4월 설립돼 꾸준히 성장해온 나우콤도 PC통신업체에서 포털 업체로 변신했다. 지난해 12월말 현재 1백80만명의 회원을 확보한 나우콤은 PC통신서비스 나우누리 대신 유료 커뮤니티 포털 서비스 별나우로 비즈니스 모델을 바꿨다.나우콤 박은희 홍보팀장은 “인터넷 서비스 업체들의 등장으로 PC통신 시장이 줄고 있다”며 “예상했던 것보다 회원 이탈의 폭이 크다”고 말했다. 나우콤은 현재 운영중인 나우누리 서비스는 점차 비중을 줄일 방침이다. 신설된 커뮤티니 포털 서비스 별나우(byulnow.com)는 2월1일 공식 서비스에 들어갔으며 현재까지 무료 회원 5만명을 확보했다. 나우콤은 기존 PC통신 사용료보다 절반 정도 저렴한 5천원으로 유료회원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업계에서는 PC통신 업체들의 인터넷 종합 서비스 변신이 기존 인터넷 포털과 비슷해 경쟁력을 갖지 못하면 지금 이상의 강도 높은 구조조정이 뒤따를 것으로 전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