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병 중에는 계절에 따라 발병빈도가 다른 병이 더러 있다. 건선은 겨울에 악화되는 대표적인 질환으로, 한동안 안정돼 있던 병세가 날씨가 차고 건조해지면서 다시 재발하거나 악화될 수 있다.건선은 피부병의 역사상 가장 오래된 기록을 가진 병중의 하나이다. 백인에서는 전인구의 2~3% 정도가 발병하는 흔한 질환이며, 우리나라에서도 피부과에서 가장 흔히 보는 질환 중의 하나이다.건선은 전신의 피부에 작은 좁쌀 같은 발진이 생기면서 발진된 부위 위에 새하얀 비듬 같은 피부 각질이 겹겹이 쌓여 나타나는 만성피부병이다. 좁쌀 같은 발진은 주위에서 발생한 새로운 발진들과 서로 뭉쳐지거나 커지면서 주위로 퍼져나가며, 많이 퍼지는 경우 전신의 거의 모든 피부가 발진으로 덮이기도 한다. 때로는 저절로 조금씩 좋아지기도 하고 반대로 전신으로 퍼지는 경우도 많다. 다행히 가려움증은 습진과 같은 다른 피부병에 비해 그렇게 심하지 않다.건선이 처음 생길 때에는 모양만으로 다른 피부병과 구별하기 어렵지만, 우리 몸 중에서 팔꿈치 무릎 엉덩이 두피 등 생활하면서 자극을 많이 받는 부위에 가장 잘 생긴다. 만약 이 부위에 좁쌀모양의 발진증세가 보인다면 일단 건선으로 의심, 자세히 관찰해 보는 것이 좋다. 건선은 또 손톱, 발톱이나 손·발바닥에도 간혹 생기는데 이런 경우 무좀으로 잘못 진단해 치료하는 경우가 흔하다.건선의 경과는 대개 만성적으로 진행되면서 치료하지 않으면 좋아지다가도 나빠지곤 하는 사이클을 수없이 반복하며, 때로는 급성으로 악화되기도 한다.치료법에는 크게 약을 바르는 방법과 먹는 방법이 있으며, 광선을 쬐는 방법도 있다. 때로는 이 세가지 방법을 적절히 복합해 사용하기도 한다.건선은 만성병이므로 예방이 중요하다. 첫째, 피부손상이나 피부자극을 피해야 한다. 건선은 피부가 찢어지거나 칼에 베이는 등의 외상을 입는 경우 잘 생긴다. 당연히 피부의 때를 미는 일도 자극이 될 수 있으므로 건선 환자는 삼가는 것이 좋다. 둘째, 편도선염이나 인후염 같은 염증을 조심해야 한다. 이런 염증 후 악화하거나 발병하는 경우가 흔하다. 셋째, 피부가 건조해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겨울에 건선이 악화되는 이유도 겨울에 피부가 더욱 건조해지기 때문이다.아파트의 낮은 습도, 건조한 공기도 나쁘며, 잦은 사우나도 피부를 건조시킬 수 있다. 피부가 건조한 경우 보습제 로션이나 크림을 자주 바르는 것이 좋다. 넷째, 육체적인 과로는 건선을 악화시킨다. 다섯째, 건선은 정신적 스트레스 후에 더욱 악화된다. 직업상 문제, 경제적 문제, 학생들의 경우 학업 등 건선 환자들이 받는 스트레스는 보통사람보다 더욱 커질 가능성이 많다. 노출부위의 건선은 미용상 또는 직업·사회생활상 새로운 스트레스로 작용할 수 있다. 여섯째, 건선을 악화시키는 약물들이 있으므로 이를 알아서 피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피부는 우리 몸 맨 바깥 층에 있으므로 계절의 변화를 가장 먼저 느끼게 된다. 찬바람이 불면 호흡기에 감기가 오는 것과 같이 피부에도 건조라는 복병이 찾아온다. 겨울철 실내난방은 피부를 더욱 건조하게 한다. 이런 환경들은 건선 환자들에게 매우 좋지 않으므로 아무쪼록 이를 피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02) 760-23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