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 해가 없는 날이라 해도 나의 점포는 문이 열려 있어야 한다. 하늘에 별이 없는 날이라 해도 나의 장부엔 매상이 있어야 한다.’이 문구는 AMD코리아의 박치만 지사장 책상에 적힌 ‘상인일기’중의 한 구절이다. 지난 1월 AMD코리아에는 파격적인 인사가 단행됐다. 지난해 영업부장으로 영입했던 박치만씨를 1년만에 지사장으로 발탁한 것이다. 마케팅과 영업을 강화해 AMD코리아의 위상을 제고하기 위해 이런 ‘파격인사’를 단행했다.“공격적인 마케팅과 고객 만족을 극대화해 AMD 시장 점유율을 최대한 높이는데 총력을 기울일 것입니다.”“AMD CPU 우수성 확신”박치만 지사장은 삼성전자에서 PC영업을 10년 이상 담당해왔다. 삼성전자 시절 PC판매는 항상 1위를 기록하며 목표를 초과 달성했다. 그후 AMD CPU의 우수성을 알게 됐고 99년 AMD코리아로 자리를 옮겼다. “AMD CPU가 가격대비 성능이 우수해 이 정도 제품이면 시장에서 충분히 승산이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면서 “AMD CPU를 한번 제대로 팔아보자는 욕심이 생겼다”고 설명했다.AMD CPU의 지난해 국내 시장 점유율은 6%. 올해 세운 목표는 1백% 향상된 12%를 잡고 있다. 아직은 인텔의 아성이 굳건하지만 해볼만한 싸움이라는게 박지사장의 판단이다. 그 전면에는 애슬론 CPU가 포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애슬론은 AMD가 그동안 발표한 인텔 호환 제품과는 전혀 다른 개념의 CPU다. AMD는 지난해 3월 1GHz급 CPU(애슬론)를 인텔보다 먼저 발표하면서 기가급 CPU 전쟁에 불을 당겼다. 지금까지 생산한 인텔 호환제품 플랫폼에 일대 변혁을 가져온 것이다. “가격 대비 성능이 뛰어나 애슬론이 PC 제조업체를 비롯해 소비자들 사이에서 인지도가 새롭게 부각되고 있다”고 박지사장은 설명한다.대기업 PC에는 경쟁 회사의 특별한(?)마케팅 정책으로 그동안 AMD CPU가 탑재되지 못했다. 그러나 대기업 PC가 판매 채널을 전문점 위주에서 할인점 양판점 등 저가격대의 판매망으로 확대하면서 AMD의 CPU가 관심의 대상이 됐다.“할인점에 PC가 납품되려면 저가격을 유지해야 합니다. PC 제조업체 입장에서는 당연히 생산 단가를 낮출 수밖에 없지요. 그런 시장을 AMD가 파고 들 것입니다.” 대기업 PC 가운데 이미 수출용 제품 10만대에 AMD CPU가 탑재됐고 올 상반기에도 상당량의 제품에 채택될 예정이다. “AMD CPU의 시장 확대 가능성을 볼 수 있는 조짐”이라고 박지사장은 덧붙인다.홍보도 대대적인 변화를 줄 생각이다. AMD CPU가 결코 성능이 떨어지는 제품이 아니라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애슬론의 우수성을 알리고 소비자에게 한발 다가가기 위해 제품 로드쇼 등 각종 이벤트를 위한 비용도 늘려 놓았다. 게임방 등 소비자가 즐겨 찾는 장소도 집중 공략 대상임은 물론이다.“우리보다 보수적인 일본 시장이 지난해 25%의 시장 점유율을 기록했습니다. 니치 마켓을 철저히 활용한 덕택이지요. 우리가 그보다 못할 이유가 없습니다.” 장사꾼 기질을 발휘해 2002년까지 국내 시장 점유율을 30%로 끌어 올린다는게 박지사장의 목표다.